미중관계 강대강 대치 국면 더욱 심화될 듯

사진=트위터 캡처

친강(秦剛) 신임 주미 중국 대사가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중국 공산당 창당 유적 사진과 함께 "초심을 잊지 않고 사명을 명심한다(不忘初心, 牢記使命)"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중국은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민족주의 열풍에 휩싸여 있다. 

친 대사는 미국 도착 다음 날인 29일(현지 시각) 트위터에 상하이 황푸취(黃浦區) 신톈디(新天地)의 오랜 건물 앞에서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그는 영어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당(黨)이 태어난 곳인 상하이의 중국공산당 제1회 전국대표대회 유적에 참배했다"며 "우리가 원래 지닌 포부에 충실하고 내 임무를 확고히 기억하겠다"고 설명했다. 중국어로 "초심을 잊지 않고 사명을 명심한다(不忘初心, 牢記使命)"고도 했다.

사진=트위터 캡처

친 대사는 '원조 늑대 외교관'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로 중국의 이익을 강하게 주장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그가 부임 초반부터 주재국인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건설해나가리란 메시지보다 중국 국내 여론과 시진핑 중국 주석 등을 의식한 행보를 보여 민족주의 성향의 외교가 더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뿐만 아니라 친 대사는 상하이 진장(錦江)호텔 앞에서 찍은 사진도 트위터에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1972년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 중 중·미 공동성명(상하이 코뮈니케)이 발표된 곳이다. 다시 시작하자!"고 설명했다. 상하이 코뮈니케는 닉슨 정부의 첫 방중에 따른 핑퐁 외교 결과로 미·중 간 적대 관계 청산과 관계 정상화의 출발점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상하이 코뮈니케의 의미를 축소 평가하기 시작했다. 단적으로 당시 미 국무장관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 전 장관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사적지를 찾아 닉슨 정부 시절 주춧돌이 놓인 미·중 관계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할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의 해당 연설은 미 외교사의 역사적 순간으로 지난 수십년간 중국의 부상을 용인했던 미국의 태도가 근본적으로 뒤바뀔 것임을 예고했다.

친 대사가 상하이 코뮈니케를 새삼 강조한 것은 바로 이 때부터 미국이 중국 측의 거의 유일한, 그러면서 동시에 집요한 요구였던 '하나의 중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고 인정하면서 대만 주둔 미군 병력과 기지 철수를 공언했다. 친 대사가 미국이 대만 편을 들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상하이 코뮈니케에 대한 강조로 표현한 것으로 이해된다.

친 대사는 1966년 중국 톈진에서 태어났으며 1988년 중국 외교부에 입부했다. 2005~2010년 중국 외교부 신문사(공보국) 부사장 겸 대변인 시절부터 직설 화법으로 이름을 날렸다. 중국의 주장을 강경하게 내세우며 거침없는 화법을 구사한 드문 유형이다. 친 대사는 지난 2008년 "한미 동맹은 역사적인 산물이며 냉전 시대의 군사 동맹으로 현대 세계의 안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고, 2010년 한미 연합 서해 훈련에 대해선 "외국군이 군함과 비행기를 이용해 황해 및 기타 중국 근해에서 중국의 안전 이익에 영향을 주는 활동을 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파문이 일었지만 그는 끝내 철회하지 않았다. 

시 주석은 이런 그를 주목해 2018년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에 임명했는데, 당시 그는 중국 외교부 차관 4명 중 가장 젊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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