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2021.7.27(사진=연합뉴스)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2021.7.27(사진=연합뉴스)

전 국민의 초미의 관심사인 '부동산 문제'가 지난 4·7 재보선 이후 다시금 부각되는 모양새다. 바로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로 오른 김현아 前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지난 1일 자진 사퇴한 이유 때문이다.

SH 사장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김 후보자는 이날 자진사퇴 뜻을 밝혔다. 부동산 4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공공주택정책 추진 공기업 사장직을 수행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그간의 논란이 있었던 것.

그런데, 그 논란은 어처구니없게도 '다주택자'가 포진해 있는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회에서 불을 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30일 "다주택 보유는 김현아 후보자가 가진 흠결"이라는 논평을 내놓았는데, '지명철회'의 이유로 '다수 주택 보유'를 꼽았다.

이를 통해 지난 4년 내내 문재인 정부를 향한 이중잣대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또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서울시의회가 꼬집은 지적이 되려 '이중잣대'를 보여온 문재인 정부의 흠결을 통째로 키워내는 형국이다. 그 이유는 지난해 7월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020년 7월1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서울시 의회 110명 의원 중 31%가 다주택자"라는 내용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관심을 끌은 바 있다. 그때의 내용.(사진=경실련, 편집=조주형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020년 7월1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서울시 의회 110명 의원 중 31%가 다주택자"라는 내용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관심을 끌은 바 있다. 그때의 내용.(사진=경실련, 편집=조주형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서울시 의회 110명 의원 중 31%가 다주택자"라는 내용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관심을 끌은 바 있다. 그때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서울시의회 의원은 총 110명으로 더불어민주당 102명(92.7%)·미래통합당6명(5.4%)·기타2명(1.8%). 서울시 의원 110명 중 부모‧자녀 등 직계가족을 포함(고지거부 제외)해 부동산을 보유한 의원은 총 93명(84%).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1주택 이상의 주택을 소유한 의원은 76명(69%).

110명의 평균재산은 12.6억으로 이중 부동산재산은 10.3억으로 80%를 차지했다. 본인 배우자 기준 2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34명으로 전체의 31%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2020년 7월2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서울시 의회 110명 의원 중 31%가 다주택자"라는 내용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관심을 끌은 바 있다. 그때의 내용.(사진=경실련, 편집=조주형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2020년 7월2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서울시 의회 110명 의원 중 31%가 다주택자"라는 내용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관심을 끌은 바 있다. 그때의 내용.(사진=경실련, 편집=조주형 기자)

경신련이 폭로한 서울시의회 의원의 3주택 이상 보 현황에 따르면 ▲ 더불어민주당의 강대호 주택 30채(36.9억원) 보유 ▲ 민주당 이정인 24채(47.0억원) ▲ 민주당 성흠제 11채(9.6억원) ▲ 미래통합당 이석주 11채(22.7억원) ▲ 민주당 김경 5채(28.5억원) ▲ 민주당 김혜련 4채(11.2%) ▲ 민주당 김기덕 3채(18.6억원) ▲ 민주당 김생환 3채(10.8억원) ▲ 민주당 문장길 3채(10억원)이다. 이들 9명 중 최다 및 최대액수 보유자를 비롯한 8명이 민주당 소속으로, 9명 모두 총 94채(195.3억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10.4채(21.7억원)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이같이 현 집권여당 소속 시의원들의 이력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상대 정당격인 국민의힘(미래통합당) 소속 국회의원이었던 김현아 후보자가 SH사장에 이름을 올리자, 곧장 "역대급 내로남불"이라며 "시대적 특혜라는 말로 부동산 투기를 옹호하는 그릇된 시장제일주의"라고 지난달 30일 비판하기에 이른다.

그렇다면, '부동산 다주택자'를 죄인 취급하던 문재인 정부의 지난 4년간의 다주택자 현황은 어땠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전·현직 장관 가운데 올해 재산을 신고한 이들 중 절반이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3월 재산을 신고한 18명의 장관 중 9명이 다주택자였다"고 밝혔다.2020.09.01(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전·현직 장관 가운데 올해 재산을 신고한 이들 중 절반이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3월 재산을 신고한 18명의 장관 중 9명이 다주택자였다"고 밝혔다.2020.09.01(사진=연합뉴스)

그동안 국회 인사청문회에 제출됐던 고위공직자 재산 내역에서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2채)·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3채)·강경화 외교부 장관(3채)·도종환 문체부 장관(2채)·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2채)·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2채)로 확인됐었다.

이들 중 최기영 장관의 보유주택 액수는 무려 22억원을 넘는다는게 지난해 9월1일 경실련의 주장이다. 그외 재산총액의 경우, 청와대의 주현 중소벤처비서관이 148억원, 조국 전 민정수석이 54억원 등으로 나타났고, 문재인 대통령마저 집권하면서 홍은동 사저를 팔아 1주택자가 됐지만 그마저도 총액이 20억원을 넘겼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7 재보선에 앞서 역린이나 마찬가지인 '부동산 의제'에서 정책적 실패를 연달아 강행함에 따라 국민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 결과 '사과드린다'라는 액션을 취해놓고서 야당에서 나온 다주택자를 상대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내놨지만 정작 그들 스스로가 다주택자였음이 이번 사례를 통해 재확인됐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현 집권여당이 야당을 향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가했다는 점을 두고서 그같은 비판을 가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을까.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4ㆍ7 재보궐 선거 참패와 관련해 초선 의원들의 입장을 밝힌 뒤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4ㆍ7 재보궐 선거 참패와 관련해 초선 의원들의 입장을 밝힌 뒤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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