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자사고 소송 전패에 3주째 입장 발표 미뤄
좌파교육감 '내로남불' 논란 입도 뻥끗 못해

서울과 부산, 경기도교육청이 10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의 자사고 지정 취소 불복 소송에서 전패했다. 이를 방조한 교육부는 3주째 패소 관련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 자녀들을 자사고와 외국어고 등에 진학시켜 놓고 폐지를 추진하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좌파 교육감들에 대한 비판이 거센 상황인 점 등을 고려해 입을 다문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달 8일 경기도교육청이 경기 안산 동산고등학교와의 자사고 지정 취소 불복 소송에서 패소한 데 대해 관련 입장을 내기로 했다가 취소했다.

각 교육청은 지난해 12월 부산 해운대고를 시작으로 중앙고, 배재고 등 서울 지역 자사고 8곳, 경기 안산 동산고까지 10개교에 대한 1심에서 모두 패했다.

교육부는 안산 동산고에 패소한 뒤 "판결문 등 검토가 필요하다"며 입장 발표를 미뤘다.

하지만 3주가 지난 현재까지도 교육부는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2019년 서울과 부산, 경기도교육청이 자사고 재지정 기준점에 미달한다면서 자사고 10개교 지정을 취소하자 이에 동의한다며 힘을 실어줬다.

1심 재판부는 "2019년 자사고 지정 및 취소에 관한 심사 당시, 심사 기준에 많은 변경이 생겼는데 변경된 기준을 심사 대상 기간이 끝날 때쯤에야 통보하고, 이를 이용해 심사한 것은 절차적 면에서 허용될 수 없다"며 국가의 폭력적인 행정으로 지정 취소 위기에 내몰린 자사고 손을 들어줬다.

교육부가 이와 관련한 입장 발표를 미루는 것에는 자사고 및 특목고 폐지를 추진한 좌파 교육감들의 '내로남불' 논란이 일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가 현 정권의 좌파 교육감들이 직면한 해당 논란을 의식해 입장 발표를 미룬다는 시각이다. 

자사고 지정을 취소한 3개 교육청의 교육감 가운데 2명이 자녀들을 외고에 보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자식 모두 외고에 보냈다. 외고를 졸업한 한 아들은 명문대 진학과 로스쿨 졸업을 마치고 대형 로펌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교육감은 지난달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자사고 폐지를 주장하면서 자녀들이 외고에 다닌 것에 대해 내로남불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한다"면서도 "그렇게 완벽하지 않은 존재로서의 조희연 교육감이 자사고 개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자녀를 자사고에 보내는 학부모 마음도 이해하고 비판도 듣고 죄송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자사고 폐지 정책 강행을 시사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딸을 외고에 보냈다. 이 교육감은 "딸을 외고에 보냈다가 '학교가 아닌 것 같다'는 딸의 의견에 일반고로 전학시켰다"고 해명했다.

신분을 밝히길 꺼려하는 교육계 관계자들 뿐 아니라 일반 국민 상당수가 "외고와 자사고를 본인 자식 출세를 위해서만 이용하고 일반 국민은 이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비판한다. 시민들은 "본인은 필요해서 자녀를 외고와 자사고에 보낸 뒤 이제는 자사고가 마치 교육 악, 교육 적폐인 것처럼 폐지를 주장한다"고 성토한다.

하지만 교육부는 교육청이 패소한 것과 무관하게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 폐지라는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교육부는 전국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2025년 3월 1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이에 수도권 자사고와 국제고 24개 학교의 학교법인은 지난해 5월 헌법상 보장된 사립학교 운영의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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