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알 페북 글에서...文대통령, 金금감원장 사표 수리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5000만 원 셀프 후원’에 대해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에 대해 김 원장은 17일 “선관위의 판단을 솔직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심정”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김 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직의 무거운 부담을 이제 내려놓는다”며 사의를 표했다. 이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 누를 끼친 대통령님께 죄송한 마음이다”고 했다.

그러나 곧바로 그는 선관위의 판단에 불만을 나타냈다.

김 원장은 “총선 공천 탈락이 확정된 상태에서 유권자 조직도 아닌 정책모임인 의원모임에 1000만 원 이상을 추가 출연키로 한 모임의 사전 결의에 따라 정책연구 기금을 출연한 것이 선거법 위반이라는 선관위의 판단을 솔직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심정”이라며 “법 해석상 문제가 있는 경우 선관위는 통상 소명자료 요구 등 조치를 합니다만 지출내역 등을 신고한 이후 당시는 물론 지난 2년간 선관위는 어떤 문제 제기도 없었다. 이 사안은 정말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 소식을 접하고 과거 존경했던 참여연대 대표님과 관련된 일이 떠올랐다”며 “그분은 평생을 올곧게 사셨고 평생 모은 토기를 국립박물관에 기증했지만 공직에 임명된 후 가정사로 인해 농지를 매입한 것이 부동산 투기로 몰렸다”고 했다. 이어 “저간의 사정을 다 알면서도 성명서를 낼 수밖에 없다며 눈물 흘리는 저를 오히려 다독이시고 사임하셨다”며 “그때 이미 저의 마음을 정했다. 다만 저의 경우가 앞으로 인사에 대한 정치적 공세에 악용되지 않도록 견뎌야 하는 과정과 시간이 필요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원장은 “그러나 법률적 다툼과는 별개로 이를 정치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저에 대해 제기된 비판 중엔 솔직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들이 있다”며 “그러나 19살 때 학생운동을 시작하고 30년 가까이 지켜왔던 삶에 대한 치열함과 자기 경계심이 느슨해져서 생긴 일이라 겸허히 받아들인다. 반성하고 성찰할 것”이라고 했다.

김 원장은 가족들과 2015년 당시 외유성 출장에 동반에 논란을 일으켰던 20대 여비서 인턴(현 미래연구소 연구원)에게도 미안한 감정을 나타냈다.

그는 “이번 과정에서 고통 받은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며 “또한 저로 인해 한 젊은이가 악의적인 프레임으로 억울하게 고통과 상처를 받은 것에 분노하고 참으로 미안한 마음이다. 평생 같아야 할 마음의 빚”이라고 했다.

김 원장은 금융개혁과 사회경제적 개혁은 계속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저는 비록 부족하여 사임하지만 임명권자께서 저를 임명하며 의도하셧던 금융개혁과 사회경제적 개혁은 그 어떤 기득권적 저항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추진되어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김기식 금감원장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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