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이 재점화한 ‘4.15 총선 부정선거’ 특검도입, 참석자 모두 어리둥절
황교안이 재점화한 ‘4.15 총선 부정선거’ 특검도입, 참석자 모두 어리둥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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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당 소속 대선 예비후보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홍준표, 유승민, 박진, 김태호, 원희룡 예비후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최재형, 안상수, 윤희숙, 하태경, 장기표, 황교안 후보. [사진=연합뉴스]
지난 29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당 소속 대선 예비후보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홍준표, 유승민, 박진, 김태호, 원희룡 예비후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최재형, 안상수, 윤희숙, 하태경, 장기표, 황교안 후보. [사진=연합뉴스]

 

지난 29일 국민의힘 소속 11명의 대선주자들과 당 지도부가 처음 만난 간담회에서 '4.15 총선 부정선거' 공방이 공식 제기됐다. 11명의 주자 중 8번째로 발언 기회를 얻은 황교안 전 대표가 제기한 것이다.

지난해 총선 패배 직후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대표직을 자진 사퇴했던 황 전 대표가 그동안 음모론으로 치부됐던 '부정선거' 의혹을 재점화하며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했다.

4.15총선 패배 책임지고 사퇴했던 황교안 전 대표, 부정선거 특검도입 요구

황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꼭 강조드리고 싶다"며 "우리가 이야기하기를 자제했던 부정선거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그 동안 많은 의혹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본인이나 당에서나 그것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이야기하는 걸 많이 자제했지만, 통계 수치상에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이 있었다라는 주장을 폈다.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경선후보 간담회에는 김태호 의원, 박진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의원), 안상수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전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윤희숙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장기표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김해을 당협위원장), 최재형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전 감사원장), 하태경 의원, 홍준표 의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등 당 소속 11명의 후보가 모였다.

이들은 이준석 대표를 위시한 당 지도부와 함께 "정권 교체" 구호를 외치며 '문재인 정권 심판'에 입을 모았다.

한 후보씩 돌아가며 공개 발언을 하던 중, 황 전 대표에게 발언 차례가 돌아가자 “지난 6월 28일 첫 번째 재검표 과정에서, 과거에 설(說)로 떠돌던 많은 문제가 발견된 그런 표가 다수 확인됐다"며 "투표용지는 깨끗해야 하는데 대부분 흰색인 투표용지 끝부분이 배춧잎처럼 녹색으로 물든 표가 다수 나왔고, 선거관리관 도장이 너무 심하게 뭉개져 관리관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다", "사전투표지는 롤 형태로 나와서 동그랗게 돼있어야 하는데 모두 다 빳빳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특검 요구의 근거는?...“대법원이 주관한 재검표 현장에서 비정상적 투표용지 확인됐다”

황 전 대표가 갑자기 이런 주장을 하게 된 데는 ‘대법원에서 주관한 재검표 현장에서 확인된 투표용지 중에 비정상적인 것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사실에 바탕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전 대표는 최근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줄곧 주장하는 유튜버의 방송에도 출연, 부정선거 주장에 힘을 실었다. 황 전 대표가 출연한 보수 우파 유튜브는 ‘인쇄업자의 의견’을 통해, 사전투표 용지가 프린터로 출력된 것이 아니라, 인쇄된 용지임을 주장하며 “4.15 총선은 부정선거가 명확하다”는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9일 개최된 국민의힘 소속 대선 예비후보 간담회에서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9일 개최된 국민의힘 소속 대선 예비후보 간담회에서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연합뉴스]

 

황 전 대표는 재검표가 실시된 이후에 상당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대법원이나 선관위에서 아무 말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제가 특검을 제안했다. 우리 당에 특검을 해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부정선거 문제에 관해서 계속 논란이 지속되면 피해자는 국민”이라는 것이 황 전 대표의 주장이었다.

2013년도에 사전투표 제도가 생긴 이후에 특히 많아진 논란에 대해서 정리하지 않고 그냥 '선거 불복이다' 이런 이야기로 넘어가는 것은 합당한 일이 아니라며, "증거물이 나왔기 때문에 그 부분에 관해서 말씀 드린 것이다. 이런 부정선거가 만약 지속된다면 다음 선거도 의미 없다"라고 발언했다.

최재형, 유승민, 윤희숙 등 다른 대선주자들은 외면하는 분위기

황 전 대표가 이런 주장을 하는 동안, 다른 주자들은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유승민 전 의원은 자료집으로 시선을 돌렸고, 최재형 전 원장과 안상수 의원은 눈을 감았다. 윤희숙 의원은 황 전 대표 발언 중 아예 회의장을 나가버렸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가 지난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가 지난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하태경 의원은 11명의 모두 발언이 끝난 후 추가 발언권을 얻어, 황 전 대표에 대해 공개 반박했다. 하 의원은 "4.15 부정선거 논란이 종결됐다고 생각했는데, 만약 경선 과정에서 논란이 계속되면 우리 당에 안 좋은 논란이 된다. 선거에 불복한다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며 "경선 과정에서 부정선거 논란이 더 안 생길 수 있도록 당에서 공식 입장 발표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한 남성이 현장에 난입해, 들고 있던 다수의 유인물을 하태경 의원에게 투척하기도 했다. 해당 남성은 당직자들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갔다.

황 전 대표는 하 의원의 반박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다음달 10일은 두 번째 재검표가 있다. 9월에는 서너 군데 재검표가 더 있다. 이게 모이면 객관적 판단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건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 공인위조나 문서위조죄가 될 수 있다. 뻔히 보이는데 그냥 놔둘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하태경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근로시간 자유선택제를 도입, 획일적인 주 52시간 규제를 철폐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하 의원은 전날 개최된 국민의힘 소속 대선 예비후보 간담회에서 황교안 후보가 제기한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반박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하태경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근로시간 자유선택제를 도입, 획일적인 주 52시간 규제를 철폐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하 의원은 전날 개최된 국민의힘 소속 대선 예비후보 간담회에서 황교안 후보가 제기한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반박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대표의 달라진 태도 눈길...부정선거 의혹 반박에서 ‘모호한 태도’로 선회

황 전 대표와 하 의원의 공방에 이준석 대표는 어느 편도 들지 않고 거리를 뒀다. 과거 부정선거 의혹을 공개적으로 부인하며 반박해왔던 것과는 다소 달라진 태도였다.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이 대표는 "후보 간의 어떤 사안에 대한 이견을 당 지도부나 경선준비위원회 또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어떤 주장이 옳고 그르다고 판단내리는 것 자체가 위험한 부분이 있다"라며 "그런 부분이야 말로 후보 간 상호 토론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후보들에게 공을 넘겼다.

현장의 기자로부터 '탄핵의 강은 건넜는데, 부정선거의 강은 당에서 공식적으로 건너지 않은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이 대표는 (당대표 경선) 대구 연설에서 '탄핵을 찬성하는 생각도, 우려나 반대하는 국민의 생각도 담아내겠다'는 공존의 정신이 있었다며 "부정선거나 이런 논란에 대해서도 제 개인의 생각은 국민이 잘 아실 것"이라고 에둘러 답했다. 이어 "경선이 시작한 마당에 (이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건 공정함에 있어서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 당시 출마선언문에서 "총선이 끝나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키웠을 때, 그것이 앞으로 사전투표 불참에 따른 표 손실을 계속 초래할 것은 자명했는데 알면서도 다들 외면했다"며 "그것이 억측이었음을 알면서도 당당하게 맞서고 설득해서 조기에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기보다 '부정선거는 아니라도 부실선거는 있었다'는 나약한 주장을 하면서 음모론자들에게 면죄부와 땔감을 제공했다"고 당내 강경보수 세력을 비난한 바 있다.

여당이 발끈할수록 ‘과거사’ 논란은 눈덩이처럼 커질까?

여당은 발끈하는 분위기이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권 대선주자들을 향해 “복수심에 눈이 멀어서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대통령 '억까(억지로 까기)'에 몰두하고 계신 분들이 많으신데 본선 전 실격되지 않을까 두렵다”면서 “심지어 황교안 후보는 경선후보 간담회에서 부정선거 증거가 있다 특검하자고 했다. 국민의힘 전체를 대선불복의 늪으로 끌고 들어가고 계신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윤 원내대표는 또 “대선불복 반(反)탄핵 움직임으로 다시 뭉치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면서 “어제도 말했지만 탄핵에 대한 분명한 입장부터 밝히시길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야권에서 4.15총선 부정선거 의혹이 다시 제기되고, 드루킹 댓글조작으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구속됨으로써 지난 대선불복 논란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단호한 대응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하지만 야권에서 부정선거 특검도입 논란이 거세지고, 이에 야당이 반격할수록 차기 대선은 이 같은 ‘과거사’ 논란에 휩쓸릴 가능성 높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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