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보급과 재정 지원에 힘입어 견고한 회복세를 이어가는 미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시장의 기대치엔 못 미쳐 올 하반기 델타 변이 유행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6.5%(속보치)로 집계됐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연율이 아닌 분기 성장률은 1.6%다.

이번 성장률 속보치는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의 예상을 크게 밑돈 결과다. 블룸버그통신과 다우존스가 각각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모두 8.4%였다.

지난 1분기 6.3%보다는 다소 성장률이 높아졌으나 그 폭은 크지 않았다. 1분기 성장률은 종전 6.4%에서 이날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2분기 성장률에 대해 CNBC방송은 "실망스러운 속도"라며 "여전히 할 일이 많다"고 평했고,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경제 성장이 거의 가속도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 경제는 4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회복 기조 자체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음을 보여줬다. 작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1·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2분기 GDP 규모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고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2분기 성장을 견인한 것은 백신 접종으로 자신감을 얻은 소비자들의 지출 확대다. 미 경제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개인소비 지출은 2분기에 11.8%(연율)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품 소비 지출은 11.6%, 서비스 소비 지출은 12% 각각 증가했다. 8%(연율) 늘어난 기업 투자와 수출 증가, 주정부 및 지방정부의 지출 확대 역시 2분기 경제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성장률이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한 것은 공급망 병목 현상 탓이라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3분기 이후에도 미 경제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전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의 유행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대유행 초기처럼 전면적인 '셧다운'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델타 변이의 확산이 소비 활동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회계법인 그랜트손턴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국 경제에는 사람들이 전처럼 외출이나 외식, 여행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하방 리스크가 일부 있다"고 진단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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