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8일 '원팀 협약식'을 열고 예비경선 후보간 상호 비방전을 공식 차단했다. 그런데, 민주당 예비경선에 참여한 유력 인사의 이날 발언이 오히려 야권 전체를 강타하는 모양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
'백제 불가론' 발언으로 '지역주의 차별 논란'을 야기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오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원팀 협약식'에 참가했다. 최근 '지역주의 논란'에 가세한 이낙연·정세균 후보도 참석했다. 협약식의 핵심은 '서로 네거티브 하지 말자'라는 것.
'백제 불가론 발언'에 대해 민주당 내 후보간 공방전이 계속됐고, 송영길 민주당 당대표까지 나섰지만 줄어들지 않자 결국 당 차원에서 '원팀 협약식'이라는 이름 하에 봉쇄조치를 취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사는 이날 "제가 방어를 안 하다보니 '김빠진 사이다'라는 소리까지 들었는데 그 후 상황이 계속 악화된 것 같다"라고 말했는데, 주요 발언은 그 다음 이어진다.
▶ "여기서 우려되는 것은, 내부 갈등을 노린 고의적 이간책들이 현실적으로 존재한다는 것"
이 지사의 이같은 발언은 야권의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현재 야권은, '문재인 정권 교체'를 표방하는 여러 인사들과 정당이 사분오열됨에 따라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협상 결렬 사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7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양당 실무협상단은 4차 회의를 가졌는데, 이날 당기구 구성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누다 말고 협상을 종료했다. 지나달 22일 첫번째 회의를 가진지 불과 4번만에 파행 종결됐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당대표 모두 '정권 교체'에는 동의했지만, 이하 실무협상 과정에 논의됐던 재정·사무처·인력·기구 문제에서 이견을 보였던 것.
이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내부 갈등을 노린 이간책이 우려된다"라는 발언이 원팀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중도-보수 야권에 주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 단일대오를 형성할 것 ▲ 상위 차원의 목표 달성에 총력을 기울일 것 ▲ 투쟁의 대상과 목표를 명확히 할 것.
앞서 중도-보수 야권은, 지난 2017년 대선부터 사분오열돼 선거 때마다 여러 후보가 난립했다. 그외에도 '문재인 정권과의 투쟁'을 외치면서도 중요 국면마다 분열했다. 최근 원내 중도-보수 정당들은 모두 '정권 교체'를 외치면서도 실무 과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반면 현 집권여당은 28일 '원팀 협약식'을 통해 후보간 비방전을 못하게끔 차단했다. 이 과정에서 유력 인사는 후보간 비방전에 대해 "내부 갈등을 노리는 이간계가 있다"라고 밝힘으로써 여당 지지자들의 결집과 함께 (對野) 투쟁 의지를 재정비했다.
바로 이같은 점에서 여권 상황과 정반대인 야권의 현 상태와 맞물리는데, 이는 곧 야권 지지자들의 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양당 실무협상단이 지난 27일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종료됨에 따라 이준석·안철수 당대표 간 추후 회동 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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