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나흘 만에 회사가 업무 배제 형식으로 '진화' 나서

대한항공이 홍보대행사 직원에게 한 갑질로 논란을 빚고 있는 조현민(35) 대한항공 여객마케팅 전무를 대기발령 조치했다.
 

대한항공은 16일 “경찰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현민 전무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본사 대기 발령 조치했다”고 밝히며 “향후 추가로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회사 차원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둘째 딸인 조 전무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의 임상혁 변호사는 이날 “사법 당국의 수사가 끝난 뒤 조 전무가 자신의 거취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사퇴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조 전무가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은 맞지만,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알려진 것과 사실 사이에는 다소 차이가 있어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자체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해 사법 당국의 수사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조 전무는 12일 광고 대행사 직원에게 물을 뿌리고 폭언을 했다는 내용의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이날 조 전무는 해외로 휴가를 떠난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어리석고 경솔한 행동에 대해 사과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14일에는 조 전무의 음성으로 추정되는 녹음 파일이 인터넷에 공개됐다. 4분 20초가량 분량의 녹음 파일엔 조 전무로 추정되는 인물이 흥분한 상태에서 직원에게 소리를 지르고 폭언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해외로 휴가를 떠난 조 전무는 이날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조 전무는 공항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에게 “(물을) 얼굴에 안 뿌렸다. 밀쳤다. 제가 어리석었다”고 말했다.

조 전무는 귀국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직원들에게 사과 이메일을 보내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사내 여론은 나아지지 않았다. 16일 대한항공 3개 노조가 퇴진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경찰과 검찰도 정식 수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조 전무의 행동이 폭행이나 업무방해에 해당하는지 내사에 착수, 당시 현장에 있던 대한항공·광고대행사 관계자 등을 조사하며 정식 입건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검찰도 지난 13일 조 전무에 대해 특수폭행 등 혐의로 고발장이 접수됨에 따라 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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