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댓글로 시작, 세월호 빌미 탄핵後 탄생한 정권…공작 드러나"
김경수-드루킹 겨냥 "A4 30장분량 대화 공개하고 국민판단 받으라"
"김기식·김경수 특검부터 추진해야" 주문, 당일 의총서 당론확정
"與 지지자로 70% 채운 여론조사, 이번주도 黨靑 소폭 등락이라 할것" 견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당사 회의실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정치공작 진상조사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당사 회의실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정치공작 진상조사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6일 '인터넷 댓글조작'으로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들이 체포된 데 대해 "우리가 고발한 사건이 아니고 자기들이 고발한 사건에서 그게 지금 드러나고 있다. 댓글로 일어선 정권은 댓글로 망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직격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정치공작 진상조사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 정권이 국정원 댓글로 시작해서 세월호 사건을 빌미로 탄핵하고 탄생한 정권이다. 그런 정권이 댓글공작을 지난 대선 때부터 해 왔고, 또 최근까지 민주당과 긴밀히 연락하면서 공작을 해왔다고 드러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대표는 댓글조작 당원 '드루킹' 김모씨와 비밀 메시지로 접촉한 김경수 민주당 의원과 함께 19대 국회 정무위원 시절 '피감기관 갑질·로비성 외유' 의혹에 휩싸인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거명하면서 "두 사람에 대한 특검부터 추진을 해야 될 것"이라고 겨냥했다.

그는 "특히 김기식 사건같은 경우는 해임여부를 불문하고 그 사람의 범죄행위를 밝히는 것이 국민 앞에 제대로 된 야당의 도리라고 본다"며 "김기식, 김경수 두 사람에 대한 특검 추진을 원내대표와 상의해서 좀 더 야당이 단합돼서 진상을 밝힐 수 있도록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경수 의원에 대해서는 "(드루킹과) 오고 간 문자만 제대로 수사가 되면 진상이 바로 드러난다. 어느 정도 관여를 하고 어느 정도 여론조작에 가담했는지, 그것을 본인이 깨끗하다면 언론에 공개하고 국민들로부터 판단받으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인 입으로 그냥 '감사하다는 정도였다'로 끝날 것 같으면 무슨 문제가 되겠나. 본인 스스로 A4용지 30장 분량의 (대화) 내용을 국민에게 공개하고 국민에게 판단받아라. 그렇게 하도록 야당이 추진하고 국민과 함께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에서 '문재인 정권 헌정농단 규탄'을 취지로 한 퍼포먼스를 진행했다.(사진=자유한국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에서 '문재인 정권 헌정농단 규탄'을 취지로 한 퍼포먼스를 진행했다.(사진=자유한국당)

홍 대표는 회의 중 추가발언을 통해 "이번 김경수 관련 댓글사건도 우리가 고발했으면 수사를 했겠나. 민주당이 고발한 거 아닌가. 자기들에게 불리한 이야기한다고 고발해서 수사해 보니 걸린 게 자기편이었다"며 "자기가 걸리니 거꾸로 자기편을 욕하고, 덮기 바쁜 게 (이기붕의) 자유당 말기 현상으로 보인다"고도 비판했다.

'자유당 말기'로 비유한 이유로는 정권 차원의 야당 탄압 성격의 수사와 사찰이 잇따랐다는 취지의 정황을 제기했다.

그는 "최근에는 당대표 발언도 이상한 사람으로 하여금 고발하게 하고, 당대표실에 '여기에 대해 조사받으러 오라' 한다. 참 기가 막히는 것"이라며 "작년에 내 수행비서 전화를 조회했다고 이야기를 한번 했었는데, 내 전화는 통화를 안 하고 수행비서 전화로 대통령과도 통화한 일이 있는데 최근 3차례 또 조회했다. 아예 '야당 대표는 말하지 말고 있으라'는 것이다. 야당 대표 행적도 이런 식으로 조사를 한다. 마치 자유당 말기같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늘 소상공인단체에서 어떤 분이 왔는데, '겁이 나서 한국당과 같이 행사를 못 하겠다. 소상공인들이 어렵게 된 것은 최저임금 올려서가 아니고 야당 때문에 힘들어졌다. 그러니까 당신들은 거기에 기웃대지 말라'고까지 압박을 한다"며 "(야당과 접촉하면 정권에서) 전방위적으로 압박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민심은 용수철과 같다. 누르면 누를수록 더 튀어오른다고 내가 얘기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나는 정치 23년째 들어갔지만, 이렇게 집권 초기에 무너지는 정권은 처음 봤다. 실세라는 안희정이 가고, 정봉주도 가고, 김기식도 가고, 김경수도 가고 줄줄이 갈 사람이 남았다"며 "민심을 위반하는 정권은 국민의 심판을 받는다"고 경고했다.

아무리 대(大)사건이 터져도 문재인 대통령·민주당이 각각 70%·50%에 근접한 지지율에서 소폭 등락하고 있다는 일부 시중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도 표출했다.

그는 "아마 이번 주 여론 조사도 한국갤럽하고 몇 군데 조사하면 '소폭 반등'했다고 나오거나 '소폭 하락'했다고 나올 것이다. '대폭'이 아니고. 자기들끼리 응답하고 자기들끼리 여론조사하니까"라며 "여느 여론조사 기관의 응답하는 사람들 성향을 봐라. 보면 70%가 민주당 사람들만 응답한다. 그걸 국민 여론조사라고 내놓는 게 이 정권"이라고 질타했다. 

이런 언급을 일방 주장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정황이 있다. 한국갤럽과 함께 인지도가 높은 여론조사업체로 꼽히는 '리얼미터'는 같은날 오전 발표한 4월2주차 '주간집계' 여론조사(지난 9~13일)에서, 민주당 권리당원 댓글조작단 체포 관련 최초 보도가 나온 금요일(13일) 문 대통령(67.5%)·민주당 지지율(52.6%)이 하루 전(12일)보다 0.8%p·2.6%p 각각 상승했다는 일간집계 결과를 제시했다.

이는 일간집계 기준 당청(黨靑) 모두 수요일(11일) 주중 최저점을 찍었다가 12·13일 연속 큰 폭으로 반등했다는 추세의 일부이기도 하다. 일주일 넘도록 논란이 지속된 김기식 금감원장 임명 철회를 당청 모두 거부하며 '버티기'에 들어갔더니 여권 지지율이 야당들과는 결이 다른 상승폭을 보였다는 결과다. 목·금 조사가 합산되면서, 주간집계는 월·화·수(9~11일)만 집계된 4월2주차 주중집계보다 당청 지지율 하락폭이 줄었다.

홍 대표는 "내가 수차례 이야기 한 적 있다. 댓글조작과 여론 조작으로 괴벨스 정권이 돼간다고. 선거한번 해보자. 과연 민심이 그러하냐. 선거한번 해보자"며 "기울어진 언론 환경이라고 할지라도 진실은 외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국당은 홍 대표의 주문대로,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참석자 '만장일치'로 당 소속 의원 116명 전원이 서명하는 김기식·김경수 특검법안 제출을 당론 확정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사진=리얼미터 홈페이지
사진=리얼미터 홈페이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