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으로 구속된 김모(49·필명 드루킹)씨가 좌파 성향 시민단체들과 함께 2016년 열린 ‘10·4 남북 정상 선언 기념 행사’에도 관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함께 맨 앞줄에 앉아 행사를 관람했다.

2007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을 기념해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의 종’ 앞에서 열린 ‘10·4 남북 정상 선언 9주년 행사’가 열렸다.
 

10.4남북정상선언 9주년 행사 제공

해당 행사는 김 씨가 운영하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진모)’과 국민의 명령, 시민광장, 정의당 고양·파주 지역위원회, 참여네트워크, 파주시민참여연대, 파주 녹색당 등 8개 단체가 공동 주최했다.

'민족화합·한반도평화·경제번영'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파주시의 윤후덕(파주 갑)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은주 파주시민참여연대 대표 및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등이 참여해 기념사를 했으며, 유 전 장관과 김종대 정의당 의원 등은 기념강연을 했다.

당시 유 전 장관은 기념사에서 “경공모 회원들도 많이 오셨는데 반갑다”고 인사한 뒤 “2000년에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서 6·15공동선언을 하고, 또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에 하고 정권이 바뀌고 9년째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의) 남북관계를 보면 사막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다리면서 에너지를 비축하고 준비를 하고 있는 씨앗이 된 기분으로 이 시기를 견뎌야 하지 않나 싶다”고 강조했다.

 

2016년 10월 3일 ‘10·4 남북 정상 선언 9주년 행사’에 참석한 (왼쪽부터)심상정 정의당 대표, 유시민 전 보건복지 장관, 녹색당 관계자, 드루킹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맨 앞줄에 앉아있다. [시사타파 TV 동영상 캡처]

이외에도 김씨는 때때로 유명 정치인을 초청해 대학 등에서 강연을 열기도 하며 정치인들과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지난 1월엔 안희정 전 충남지사, 2014년 6월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를 서울의 한 대학에 초청해 강연회를 열었다. 김씨는 과거 '경공모' 카페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초청 강연을 갖는다"며 일정을 공지하기도 했다.

당시 이러한 강연회에 초청받았던 정치인들은 대부분 김씨와의 만남에 관해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개인적인 친분이 있던 것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씨가 초청했다는 인사는 '대중 강연'을 즐기는 분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단순히 초청 인사만 갖고 김씨의 당내 영향력을 가늠하는 건 무리"라고 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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