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7.20(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7.20(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청해부대 코로나19 확산 늑장대응' 사태가 서욱 국방부 장관 경질론으로 21일 번져가는 모양새다. 그 과정에서 문 대통령 특유의 '유체이탈식 화법'에 대한 지적도 빠지지 않았다.

이번 달 초, 이미 청해부대 장병들에 대한 코로나19 확산 조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주 동안 늑장대응 행태를 보였다는 질타가 정부 안팎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어서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중진 연석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서 책임을 통감하는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군 당국에 책임을 전가하는 비겁한 지도자의 모습만 난무했다"라고 발언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인 2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신속히 군 수송기를 보내 전원 귀국 조치하는 등 우리 군이 나름대로 대응했지만 국민의 눈에는 부족하고,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라고 진단했다. 군 통수권자가 문 대통령 자신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제3자적 관점'을 유지한채 발언한 것이다.

놀랍게도 문 대통령은 또 "청해부대원들이 전원이 오늘(20일) 국내로 돌아온다. 이들이 충실한 치료를 받고, 조속히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이같은 주문은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국방부장관 혹은 군 수뇌부 인사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발언이라는 점에서 대통령 특유의 관찰자적 당부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부드럽기 어렵다는 풀이도 가능하다.

이를 지적하듯 김 원내대표는 곧장 "문재인 대통령은 마치 무오류의 신의 경지에 있는 사람인 것처럼 행동한다"라며 "청와대 회의실에 들어가 부하 직원들을 데려다 놓고서 책임을 전가하는 유체이탈 식 화법은 이제 그만하시고 정중하게 국민들 앞에 나와서 머리 숙여 사과하는 것이 책임있는 대통령의 도리"라고 쏘아붙였다.

한편, 전날인 지난 20일 서욱 국방부 장관은 청해부대 장병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일련의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청해부대는 이미 지난 15일부터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우리 정부는 지난 18일에서야 군 수송기를 급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조기 귀국길에 오른 청해부대원 301명 전원이 20일 한국에 도착했다.2021.07.20(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조기 귀국길에 오른 청해부대원 301명 전원이 20일 한국에 도착했다.2021.07.20(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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