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17일 오후 전북 군산시 청소년자치배움터 '자몽'을 찾아 청소년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최근 이재명 지사를 맹추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17일 오후 전북 군산시 청소년자치배움터 '자몽'을 찾아 청소년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대선후보 1위를 달리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예비경선을 거치면서 주춤하는 사이, 이낙연 전 당대표가 맹추격을 하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친문세력’이 재결집하면서 그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이 전 대표 측이 이 지사를 겨냥한 공세를 강화함에 따라 ‘이재명-이낙연’ 두 후보 사이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내년 대선후보 지지율 판세가 ‘양강구도’에서 ‘3강구도’로 변화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여권내 ‘李李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李李갈등’이 대선판을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TBS여론조사, 윤석열 30.3%-이재명 25.4%-이낙연 19.3%...JTBC여론조사, 이재명 23.8%-윤석열 22.0%-이낙연 20.1%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며 민주당 내에서 양강으로 복귀하고, 여야 전체적으로는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최근 여론조사는 2가지이다.

첫째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3명을 대상으로 대권 적합도를 물은 조사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전 총장이 1주 전보다 0.4%포인트 오른 30.3%, 이 지사가 1.5%포인트 하락한 25.4%를 기록했다. 이 전 대표는 1.2%포인트 상승한 19.3%를 기록하며 20% 선에 육박했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6월 4주차 조사에서는 이 지사(28.4%)와 이 전 대표(11.5%)가 16.9%포인트 차이를 보인 데 반해, 이후 3주 연속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하며 격차도 6.1%포인트로 크게 줄어든 것이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이 지사는 46.1%, 이 전 대표는 42.2%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낙연 전 대표가 2강인 윤 전 총장과 이 지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한가지 더 있다.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지난 17∼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 지사가 23.8%, 윤 전 총장이 22.0%, 이 전 대표가 20.1%로 각각 집계됐다. 세 후보가 각각 2%포인트가 채 되지 않는 차이로 1∼3위에 자리잡았다.

2주 전보다 윤 전 총장의 선호도가 11.9%포인트 급락하고, 이 전 대표는 7.6%포인트 급등한 데 따른 결과이다. 이 지사의 선호도는 2.5%포인트 하락했다.

가상양자 대결, 이재명 43.0%-윤석열 41.0%...이낙연 42.3%-윤석열 41.2%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이 지사가 43.0%로 윤 전 총장(41.0%)을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대표와 윤 전 총장의 가상 대결은 42.3%대 41.2%로 나타났다. 불과 1.1%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이들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전 대표 측은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판단하며, 2가지 여론조사 결과에 크게 고무된 모습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민주당 예비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는 바지 발언 등으로 불안한 후보 이미지를 드러냈다. 특히 여성 지지층이 많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낙연 측 박광온 의원, “호남이 지지율 역전되는 골든크로스 진원지 될 것”

특히 이 전 대표 측은 텃밭인 호남 지지율 상승세에 주목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만18세 이상 1013명을 대상으로 한 광주·전라 지역의 범 진보권 대선후보 적합도 결과 이 지사는 36.1%, 이 전 대표는 33.2%를 기록했다. 지난달 14일 발표된 같은 조사에서 16.7%p까지 벌어졌던 격차를 크게 좁힌 것이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이 전 대표 측은 호남이 대역전극의 진원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골든크로스가 7월 중에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진=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이낙연 전 대표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골든크로스가 7월 중에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진=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이 전 대표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JTBC 여론조사와 관련해 “민심의 변화가 무섭다. 이 지사가 하향 추세와 횡보를 보이면서, 계속 간격이 좁혀지겠다는 확신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지율 역전 즉 골든크로스가 7월 중에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낙연 측, “이낙연 비방한 교통연수원의 진모씨는 이 지사측 인물” 공격

이 전 대표의 지지율 역전을 자신하는 박 의원은 곧이어 ‘경기도 유관기관 공무원 진모씨가 이 전 대표에 대해 SNS에서 비방한 사실’을 언급했다. 박 의원은 “어제 JTBC에 출연한 이 지사가 진모씨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답변을 했다. 함께 찍은 사진이 있고, 교통연수원의 사무처장에 대한 인사권을 도지사가 갖고 있는데 모를 수 없다”며 ‘도정농단’이라고 저격했다. 도지사가 전혀 모르는 사람을 연봉 8800만원을 받는 교통연수원의 임원으로 임명한 것은 ‘도정농단’이라는 주장이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9일 JTBC 뉴스룸에 출연, 최근 논란이 된 단체방 방장 진모씨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는 답변을 했다. [사진=JTBC 화면 캡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9일 JTBC 뉴스룸에 출연, 최근 논란이 된 단체방 방장 진모씨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는 답변을 했다. [사진=JTBC 화면 캡처]

그러면서 “이 지사가 잘 모를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런데 모르는 사람을 그런 자리에 임명을 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진모씨를 알았다고 해도 문제고, 몰랐다고 해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선관위 역시 진씨의 ‘SNS 비방’에 대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를 향해 총력 공세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두 진영 사이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이 전 대표 역시 이에 대해 “선거법 위반 여부는 그에 따른 법적인 과정이 있을 것”이라는 말로, 선관위 조사 결과 이 지사 측의 비방이 사실로 확인되면 경찰 고발 등 법적인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재명, “진모씨 직위해제했지만 모르는 사람, 이낙연 지지자의 마타도어 극심”

이 지사 측은 일단 정면대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이 전 대표 측의 공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지사는 지난 19일 경기도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그렇게 따지면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이 저한테 정말 극렬하게, (차마) 표현할 수 없는 마타도어를 했는데, (이낙연 후보가) 그런 것들을 한번 스스로 살펴보시는 것이 좋겠다"고 맞받았다.

또 "제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한 일인데 징계하고 직위해제 하는 게 저로서는 최선을 다한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진모씨를 직위해제 한 것으로 사건이 무마되기를 바라는 의도로 풀이됐다. 하지만 민주당 선관위가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만큼,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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