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에도 서울 아파트 전세난이 진정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세금 고공행진이 계속 되는 가운데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상반기의 4분의 3 수준으로 줄고 재건축 이주 수요에 청약 대기 수요까지 더해지는 국면이다. 근본에는 공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이다. 공급은 충분하다며 임기 대부분을 날려먹은 문재인 정부는 임기를 1년 남겨놓고서야 공급에 주력하겠다는 말폭탄들을 늘어놓고 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주간 아파트 전세금은 최근 한 달 동안 0.10% 안팎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를 골자로 한 임대차법이 도입되면서 전세금은 올해 초까지 0.10%대 상승률을 보였다. 정부가 2·4 대책으로 수도권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을 그럴듯하게 늘어놓자 상승세는 2월 0.07%, 3월 0.03%, 4월 0.02% 수준으로 다소 진정됐다.

그러나 5월 마지막 주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서울의 전세난은 올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대차법 개정으로 기존 전셋집에서 2년 더 거주하려는 세입자가 크게 늘고 집주인들은 신규 전세의 경우 미리 보증금을 2∼4년 뒤 수준으로 올려 받으려 하니 전세 물건 급감에 전세금 상승은 불보듯 뻔하다.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도 줄어든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입주자 모집공고 기준)은 3만864가구로, 지난해의 4만9천411가구보다 37.5% 적다. 상반기에 1만7천723가구는 입주를 마쳤고, 하반기에는 여기서 25.9% 적은 1만3천141가구가 입주 예정에 있다.

서울의 내년도 입주 물량도 2만463가구로 올해보다 33.7% 감소할 예정이다.

최근 전세난은 재건축 이주수요의 영향도 크다. 강남권 재건축이 본격화되며 이주 수요가 급증해 인근의 동작구 노량진·흑석동 등의 전세 물건이 줄고 있다. 이런 현상이 도미노로 서울 전역에 영향을 미친다. 방학 이사철을 맞이해 인기 학군이 있는 지역의 전세도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보호법의 좋은 취지에도 신규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고, 서울의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이주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것 같다"며 "뿐만 아니라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기 위한 청약 수요가 당첨 전까지 임대차 수요로 고스란히 남아 있어 전세 공급 부족 상황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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