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씨는 코로나 4차 대유행의 책임을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전가하려는 내용의 방송을 계속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이러한 가짜뉴스에 대해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방송인 김어준씨는 코로나 4차 대유행의 책임을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전가하려는 내용의 방송을 했다. 15일 오세훈 시장은 이러한 가짜뉴스에 대해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방송화면 캡처]

방송인 김어준은 15일 <뉴스공장>에서 자신을 비판한 김도식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향해 날선 공격을 폈다. 김 부시장은 지난 14일 입장문을 발표해, 4차 대유행에 대해 오세훈 시장 책임론을 제기한 여권과 방송인 김어준을 비판한 바 있다. 김어준은 “오세훈 시장은 침묵하고 정무 부시장이 나선 것은 잘못됐다” 는 식의 이상한 형식논리를 동원해 반격을 가했다.

다른 사람 등 뒤에 숨었다고 공격당한 오세훈, 김어준과 여권의 ’오세훈 책임론‘ 정면 대응 나서

그러나 오 시장은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코로나19 서울시 방역대응과 관련한 가짜뉴스, 팩트를 알려드립니다' 제하의 글을 통해 “서울시는 중대본과 협의·합의되지 않은 방역 완화 조치를 진행하지 않았다”면서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덜기 위해 업종별 맞춤형 방역을 제안했지만, 중대본과 협의 후 두 개 자치구에서 제한적인 시범사업을 실시했고 감염이 확산한 사례가 없다”고 단언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가 역학조사TF(태스크포스) 해체를 지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서울시에 '역학조사TF'는 존재한 적이 없으므로 명백한 가짜뉴스”라면서 “악의적인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법적, 행정적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한 “정무부시장의 뒤에 숨었다”는 비난에 대해서도 “취재해 보시면 저에게 미안해하실 정도로 사실이 아니다”고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은 전날 김 부시장이 발표한 입장문보다 강도높게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방침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짜뉴스’ 비판하는 선발대 역할한 김도식 정무부시장, 오시장 발표로 부담 덜어

여권의 ‘가짜뉴스’ 살포에 대한 역공은 김 부시장이 먼저 자임했다.

김어준씨의 코로나 대유행 관련 가짜뉴스에 대한 역공은 김도식 정무부시장이 먼저 자임했다. [사진=서울시 제공]
김도식 정무부시장이 지난 6월29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1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서윤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어준씨의 코로나 대유행 관련 가짜뉴스에 대한 역공은 김도식 정무부시장이 먼저 자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 부시장은 지난 14일 서울시 출입 기자단에게 ‘책임전가 중단하고 책임방역에 힘 모아야 할 때’라는 제목의 글을 배포했다. 그 과정에서 방송인 김어준씨에 대해 "오세훈 시장에게 어김없이 책임 전가의 좌표를 찍고 있다"며 "편향을 넘어 가짜뉴스를 재생산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지난 9일 방송인 김어준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최근 오세훈 시장이 서울의 역학조사 TF팀을 해체했기 때문에, 역학조사가 부실해서 대유행이 시작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펜앤드마이크 7월 9일자 ‘김어준의 새빨간 거짓말 또 드러나, 수도권 코로나 확진자 급증이 오세훈 탓이라고?’ 제하 보도 참조.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지난 14일 언론중재위원회에 '서울시 역학조사 지원 인력 감축', '역학조사 TF 해체' 등을 보도한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한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 과정에서 김 부시장은 여권이 펼치는 오세훈 책임론의 부당함을 역설하기 위해 정무부시장 명의의 자료를 서울시 기자단에게 배포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런데 김어준은 15일자 방송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역학조사 TF팀 해체’를 언급한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사과 한 마디 없이 오세훈 시장과 김도식 정무부시장을 비판했다. “서울시 TF 문제에 대해서는 언론중재위로 가게 되었기 때문에, 그 문제는 거기서 정리할 것 같아서 그 문제는 더 이상 언급은 삼가겠다”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사태의 본질인 자신의 잘못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는 뻔뻔한 태도였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역학조사 TF해체' 등 자신이 퍼트린 가짜뉴스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오세훈 시장과 김도식 정무부시장에 대한 공격을 퍼부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방송인 김어준씨는 15일 '역학조사 TF해체' 등 자신이 퍼트린 가짜뉴스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오세훈 시장과 김도식 정무부시장에 대한 공격을 퍼부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김 부시장은 입장문 발표 후 ‘정무부시장’이 나선 것이 공세의 타깃이 되자, “시 내부의 정리된 의견이 아니라 개인적 의견”이라는 해명을 냈다. 그러나 오 시장이 서울시 책임론을 제기하는 여권의 태도가 부당하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나섬에 따라, 김 부시장은 정치적 부담을 덜게 됐다는 분석이다.

김어준은 코로나 방역실패에 대한 ‘오세훈 책임론’이라는 가짜뉴스를 살포하면서 두 가지의 치명적 오류에 빠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어준의 오류 1= 재난상황 컨트롤 타워는 지자체가 아니라 청와대라는 사실을 무시

첫째는 코로나 4차 대유행이 마치 지자체의 책임이라고 우기는 대목이다. 코로나와 같은 재난 상황의 대응에서 컨트롤 타워는 청와대가 담당한다. 청와대가 컨트롤 타워이기 때문에, 지자체장의 책임과 권한은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박근혜 정부의 메르스 사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무능을 비판했다. 당시 문재인 대표는 “정부 무능이 낳은 참사”라며 “메르스 슈퍼 전파자는 다름 아닌 정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며 사태 수습 후 진상조사를 거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문재인 대표의 논리는 그대로 부메랑이되어야 마땅하다. ‘코로나 슈퍼 전파자는 정부’이기 때문에, 사태가 수습되면 진상조사를 거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메르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문재인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했던 비난은 이제 부메랑이 되어 돌아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어준의 오류 2=편파방송 TBS의 독립성 보장해주려던 오세훈 겨냥해 “다른 사람 등 뒤에 숨었다”고 왜곡

김어준의 두 번째 잘못은, 정무부시장의 역할에 대한 인식부재이다. 정무부시장은 시장의 정무적 업무를 대행하는 자리이다. 그리고 김 부시장은 문 대통령 비판에 앞서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김어준의 잘못을 지적’했다. 그것이 어제 배포된 김 부시장 글의 핵심이다.

김어준은 15일 방송에서 “(문 대통령에 대해) 포괄적 정치적 책임을 언급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시장이 나서야 한다. 근데 시장이 아니라, 정무부시장이 하는 건 더 나쁘다”는 발언으로, 오 시장이 마치 정무부시장의 등 뒤에 숨었다는 취지로 공격을 가했다.

지금까지 오세훈 시장은 교통방송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자제해온 면이 있다. 지난 5월 31일 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TBS가 법적으로 독립된 재단의 형태여서 직접 인사권을 행사한다거나 개입하는 일은 원칙적으로도 어렵게 돼 있다. 다만 (김어준씨가) 세간에 시끌시끌한 이유는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평가를 바탕으로 하는 것 같다. 시민의 대표로서 조언을 드린다면 ‘정치적 편향성 논란은 스스로 자제해주시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나’는 주문을 드리고 싶다”는 말로 간접 비판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언론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기본 원칙을 준수해온 것이다. 오히려 김어준은 이를 빌미로 “오세훈 시장이 김도식 정무부시장 등 뒤로 숨었다”고 비난한 것이다.

하지만 오 시장이 15일 직접 나서 “서울시정을 폄하하거나 서울시정을 망치는 가짜뉴스 생산에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김어준은 “매를 벌게 됐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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