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하겠다' 하자 내 얼굴과 이름이 언론에 도배됐다...尹 정치 선언한 그날"
'금품수수' 혐의로 입건된 이동훈 前 조선일보 논설위원, '피의사실 공표' 주장...法的 대응 예고

“와이(Y)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

‘가짜 수산업자’ 김 모 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13일 경찰 조사를 받은 이동훈 전(前) 조선일보 논설위원(前 윤석열 대변인·사퇴)이 여권 인사의 ‘정치 공작’이 있었다는 취지의 폭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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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소재 서울특별시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경찰 임의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동훈 전(前)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취재진 앞에서 ‘여권 인사라는 사람이 찾아와 와이(Y)라는 인물을 치면 없던 일로 해 주겠다’는 취지의 회유를 했다는 폭로를 했다. 2021. 7. 13. / 사진=박순종 기자 

“면목없습니다”라는 말로 운을 뗀 이 전 총장은 ‘공작’과 관련해 이같은 언급을 하며 “저는 ‘안 하겠다’, ‘못 하겠다’ 했다. (그러자) 제 얼굴과 이름이 언론에 도배가 됐다. 윤 전 총장이 정치 참여를 선언한 그날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위원은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 공작이다”라고 강조한 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청사 맞은 편 대로로 나가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경찰 임의조사를 받기 위해 이날 서울 마포구 서울특별시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두한 이 전 위원은 조사를 마치고 청사를 나오면서 마주한 기자들에게 “여권, 정권의 사람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와이(Y)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 전 위원이 말한 인물 ‘와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의 영문 첫 글자가 바로 ‘와이’다.

이날 오후 7시께 발표된 이 전 위원의 입장문에서 그는 “경찰은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지 않았는데, 피의사실을 유포해 일방적으로 여론재판을 거듭하고 있다”며 “국민의 지팡이가 아니라 권력의 하수인”이라고 했다. 이어서 이 전 위원은 “경찰과 언론의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며 “사건 입건만으로 경찰이 언론 플레이를 한 것은 유례없는 인권 유린”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위원에 대한 경찰 조사는 이날 오전 10시께 시작해 같은 날 오후 6시까지 약 8시간가량 이어졌다.

앞서 경찰은 이 전 위원이 소위 ‘수산업자’ 김 씨로부터 금품 등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 전 위원에게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이 전 위원 건을 입건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이동훈 전 대변인 입장 전문> 

○ 먼저 저에 대한 실체적 조사도 없이 입건여부와 피의사실을 흘린 경찰에 강력한 유감을 표합니다. 경찰은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지 않았는데 피의사실을 유포해 일방적으로 여론재판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참고인들의 이야기만 반영한 반쪽의 피의 사실을 마치 사건의 진실인양 조직적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지팡이가 아니라 권력의 하수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향후 경찰과 언론에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법적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은 진실이 아닙니다. 간단하게 사실과 제 입장을 밝힙니다. 

1. 언론은 제가 김태우로부터 수 백만원 상당의 골프채 세트를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실과 다릅니다. 지난해 8월15일 골프때 김태우 소유의 캘러웨이 중고 골프채를 빌려 사용했습니다. 이후 저희집 창고에 아이언 세트만 보관되었습니다. 풀세트를 선물로 받은바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 드립니다. (당일 오전 큰비가 와서 저는 골프 라운딩이 불가하고 아침 식사만 한다는 생각으로 골프채 없이 갔다가  빌려서 친 것입니다.) 

2. 제가 윤총장 대변인으로 간 뒤 경찰은 이 사건을 부풀리고 확대했습니다. 경찰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있어서는 안됩니다. 피의사실 공표가 윤 총장의 정치참여 선언일(6월29일) 시작 됐습니다. 사건 입건만으로 경찰이 언론 플레이를 한 것은 유래없는 인권유린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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