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모두 단일화 관련 물음에 즉답 피하지만...'종국엔 손 잡을 것' 전망 커
"어떠한 것이든 간에 이 정권은 교체가 돼야 한다"...단일화는 시간문제
"崔는 당내에서, 尹은 당 밖에서 세를 모아 합치고 나중에 단일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직접 언급해 정치권으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대선주자로 여야를 통틀어 가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이 최근에야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최 전 원장을 단일화 상대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두 후보의 단일화는 향후 대선 과정에서 가장 큰 흥행카드로 꼽힌다.

윤 전 총장은 1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의 정치적 욕망을 추구하기보다는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의 단일화를 포함해 정권교체를 확실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이라면 어떤 결단도 내리겠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과의 단일화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윤 전 총장은 "어떠한 것이든 간에 이 정권은 교체가 돼야 한다"며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께 절대 실망시켜드릴 일 없다고 확실하게 얘기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과의 단일화 역시 이 같은 차원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윤 전 총장은 정권교체에 주연 아닌 조연으로도 만족한다는 뜻이냐는 물음에는 "국민이 정권교체를 위해 앞장서라고 지지를 보내주셨으니 지지받은 사람이 앞장서야 하지 않겠나"라고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어떤 정치적 불이익이 있더라도 대의를 따라야만 할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이 최근 독대한 김영환 전 의원도 펜앤드마이크 등 여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야권통합 정권교체'야말로 과거 '호헌철폐 독재타도'와 같은 오늘날의 시대정신"이라며 2017년 대선 때처럼 야권 후보가 난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펜앤드마이크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2017년은 탄핵 직후라 단일화 해도 질 수 있는 선거였다"며 "하지만 이번엔 야권통합으로 단일 후보를 내면 간신히 이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선을 앞두고 분열하면 진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 역시 정권교체가 최우선 과제임을 누누이 강조한다. 다만 국민의힘으로의 입당을 미루는 데 대해선 스윙보터인 중도층과 이탈한 과거 민주당 지지층까지 끌어안아 압도적 차이로 승리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자신에 대한 국민들의 다양한 기대를 국민의힘과는 당분간 거리를 둔 채 민심 행보를 통해 확인하겠다는 심산이다.

국민의힘 입당 등 여러 변수가 있지만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이 종국엔 손을 잡을 것이라는 정치권 전망이 우세하다.

최 전 원장 측은 "후보가 많은데 다른 사람들을 두고 왜 최 전 원장과의 단일화를 이야기하나"라며 "그런 얘기를 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윤 전 총장 언급에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최 전 원장 측 관계자 A씨는 펜앤드마이크에 "최 전 원장은 정권교체에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각오"라며 "어떻게 불쏘시개 역할을 가장 훌륭하게 할 수 있을지를 연구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면 불쏘시개가 아니라 진짜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가감없이 말했다. A씨는 "최 전 원장은 당내에서, 윤 전 총장은 당 밖에서 세를 모아 합치고 나중에 단일화를 한다면 누가 후보가 되든 정권교체 가능성이 더 커지지 않겠는가"라고도 했다. 이 같은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반드시 함께 힘을 합쳐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은 단일화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대선주자로 바로 서는 것부터가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 전 원장이 유승민 전 의원 등과 달리 윤 전 총장을 공격해 체급을 높이려는 시도는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심 서로를 미래의 단일화 상대로 간주하기 때문에 상호 네거티브보다는 조력 관계로 대선판을 키워나갈 가능성이 큰 것이다. 윤 전 총장부터가 줄곧 최 전 원장의 인품을 말하며 자신이 결코 미치지 못한다고 존경의 뜻을 나타냈고, 최 전 원장은 이날 대전현충원을 찾은 자리에서 '윤 전 총장 대안론'을 거부하며 "다른 사람 잘못되는 것이 저의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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