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당원 3명의 인터넷 포털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의 정치권 배후설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포털사이트 댓글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민주당 당원 3명 중 1명이 친(親)노무현·친문재인 성향의 유명 블로거로 드러났다.

15일 정치권과 경찰에 따르면 네이버 기사 댓글 추천수 조작 혐의(업무방해)로 구속된 김모(48)씨는 ‘드루킹’이라는 필명으로 네이버에 블로그 ‘드루킹의 자료창고’를 운영해왔다.

2005년부터 운영한 해당 블로그는 누적 방문자가 986만여명에 달할 만큼 인지도가 높았다. 2009년과 2010년 시사·인문·경제분야 ‘파워블로그’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에 주기적으로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이었고, 지난해 19대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을 온라인에서 공개 지지한 바 있다. 대선을 앞두고 트위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문 대통령 지지 글을 공유했다. 블로그에도 지속적으로 친노(親盧)‧친문(親文)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는 모든 블로그 글이 비공개로 나오고 있다.
 

 

김씨는 자신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2014년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이라는 이른바 '경제민주화'를 지지하는 인터넷 카페를 열고 소액주주 운동을 통한 사회 변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회원 수 2500여명의 경공모는 노회찬, 유시민, 안희정 등 유명인사들을 초청해 강연을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했다.

블로그 소개란에는 좋아하는 것으로 ‘원칙과 상식’이, 싫어하는 것으로 ‘친일파, 이승만과 그 후예들 독사의 자식들’이 언급돼 있다. ‘나는 진실을 찾는 사람들을 위하여 지혜의 힘으로 삿된 어둠을 깨트린다’는 문구도 올라왔다.

최근까지 ‘이니(문재인 대통령의 애칭)하고 싶은 거 다 해’ 등의 제목으로 친여권 성향의 시사 팟캐스트와 유튜브 채널도 운영했다.

김씨는 지난 2월초 온라인에 유출돼 논란이 된 '모니터 요원 매뉴얼'이라는 여론조작 매뉴얼에도 연루된 것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매뉴얼에는 보안USB를 사용하고 텔레그램에서 작업을 하라거나 댓글 작성 세부 지침이 담겨있다.

이런 이력과는 상반되는, 김씨가 공범 2명과 함께 자동화 프로그램(매크로)을 이용해서 문재인 정부 관련 기사에 달린 비판 댓글에 ‘공감’을 클릭하는 수법으로 여론을 조작한 행동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김씨는 경찰에서 “보수진영에서 벌인 일처럼 가장해 조작 프로그램을 테스트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김씨의 행적을 지켜봐 온 일각에서는 그가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지원한 데 대한 대가를 민주당에 바랐으나 돌아오는 것이 없자 이 같은 행위를 저지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며, 일각에서는 내부 갈등에서 빚어진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민주당 관계자는 15일 연합뉴스에 "김씨가 대선 이후 김경수 의원에게 일본 오사카(大阪) 총영사 자리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23일 한 언론에 실린 김 의원의 인터뷰 기사 네이버 페이지에는 '김경수 오사카', '잘해라 지켜본다' 등의 댓글이 집중적으로 달린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드루킹의 요구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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