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도착해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21.3.4(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도착해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21.3.4(사진=연합뉴스)

윤석열 前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론이 정치권 안팎에서 연일 화제다.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지만, 야권 빅텐트를 추진 중인 국민의힘으로의 입당을 두고 여전히 고심 중이다.

윤 전 총장을 상대로 국민의힘 입당론이 대두되는 배경은, 정치선언 이후 좌충우돌 중인 그의 모습을 바라보는 현역 정치인들의 시각에서 비롯됐다. 도대체 누구의 시각일까.

바로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다. 지난달 21일, 그는 국회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윤 전 총장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네거티브가 강해지고 있는데, 하루빨리 입당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해 자신의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히던 중 눈을 감고 있다. 2021.3.4(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해 자신의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히던 중 눈을 감고 있다. 2021.3.4(사진=연합뉴스)

그 말은 곧 현실로 들이닥쳤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난 8일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를 겨냥해 "논문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라고 나섰고, 열린민주당은 의혹 부풀리기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 측은 "공당이라면 배우자가 아닌 '이재명·정세균·추미애 등 자당 유력 대선후보들 본인의 논문표절 의혹'에 대해 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반격에 나섰다.

그런데, 이같은 깎아내리기 대응 전략은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캠프 안팎에서 감지된다. 캠프를 출입하는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여권이)윤석열 전 총장을 조국 前 법무부 장관 사례처럼 일종의 생채기를 내려는 것 아니겠느냐"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그에 대한 대책이 미흡한 것 같다는 시선이다.

이에 펜앤드마이크가 윤 전 총장 측의 캠프 대응 태세를 긴급 점검해 봤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오찬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7.7 (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오찬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7.7 (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① 의전팀 : 차량 탑승 제때 못하고 30분간 노변에 '표류'

지난 7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펜앤드마이크 본사 인근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가졌다. 오후 1시경 식당 건물 1층에서 기자단에 회동 소감을 밝힌 직후 질문을 받기로 했으나, 극렬 반대 인사가 난입하면서 취재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윤 전 총장을 코앞에 두고 치열한 난투극이 벌어지고 기자들이 밝히고 사람들이 쓰러지는 행태가 벌어졌다. 윤 전 총장은 끝내 질문을 받지 못한 상태로 자리를 떳는데, 그마저도 차량이 도착하지 않으면서 윤 전 총장이 고립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50여명이 넘는 인사에 파묻히면서 오찬 회동이 있었던 건물 앞에서 약 30여분 간 표류하다 간신히 차량에 탑승했다. 정치 선언 이후 거의 첫 행보에서부터 의전 문제가 불거진 대표적 사례라는 게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오찬 회동을 마친 뒤 식당을 나서고 있다. 2021.7.7 (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오찬 회동을 마친 뒤 식당을 나서고 있다. 2021.7.7 (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② 경호팀 : 무소속 야인(野人) 상태로는 테러 우려 '계속'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의전 문제는 곧 야권 주력 주자에 대한 경호 문제로도 연결된다. 의전 실패가 경호 실패로 연결된 대표적인 사례도 있다. 과거 2006년 5월20일 오후 7시15분, 박근혜 대통령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청중들과 함께 오세훈 서울시장 당시 후보의 지원 유세 중 괴한 지충호가 휘두른 커터칼로 인해 오른쪽 얼굴에 약 12cm의 상처를 입은 바 있다.

현재 장외 인사인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게 될 경우, 오는 8월 중순 이후 본격적으로 대권 경선에 돌입하게 된다. 게다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야권 통합론을 막후에서 추진하다가 수면 위로 올라온 만큼 '빅텐트'가 구성 중이다. 야권에서는 곧 그를 대권 경선 예정 인사로 보고 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현재 윤 전 총장 측의 경호팀은 국가정보원 출신 인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국정원 요원들의 가 언급된다는 점에서 초고밀도 경호 서비스가 예상되는 바이나, 이번 의전 문제로 인한 경호상의 우려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즉, 향후 공당의 대권 후보로 선출되면 경찰청의 경호 서비스를 지원 받게 되는데, 지금과 같은 야인(野人) 신분에서는 신변 상의 안전을 보호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 씨가 2일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선고공판이 끝난 뒤 손경식 변호사가 재판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7.2(사진=연합뉴스)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 씨가 2일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선고공판이 끝난 뒤 손경식 변호사가 재판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7.2(사진=연합뉴스)

③ 공보팀 : 신변 인사들 상대로 연일 터지는 與 비판에 '좌충우돌'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에서는 이미 그를 '타깃(Target)'으로 잡은 모양새다. 지난 윤 전 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개명 전 김명신)를 상대로 최근 논문 표절 의혹성 폭로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그보다도 앞서 지난 2일 윤 전 총장의 장모 최 모씨의 법정구속 사태에 대해 조국 前 법무부 장관이 직접 글을 올리며 공격하기에 이른다. 이를 두고 윤 전 총장 측은 이날 "법 적용에 예외는 없다"며 짧게 발언하고 일정을 비공개로 돌렸다.

일정을 비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윤 전 총장은 박정희대통령 기념재단에 이어 김영삼대통령 기념도서관을 방문했다고 캠프 측이 후속 공개했다.

그러자 기자단에서는 이를 두고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중앙 방송사 소속의 한 기자는 이날 "물을 먹었다"라고 언급하기까지 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캠프의 공보전략이 더욱 날카롭고 선제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사직로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8.14(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④ 與 네거티브 강세 : 조국 前 법무부 장관의 '방구석 SNS 타킷팅'

그렇다면 범여권이 윤석열 전 총장을 깎아내리려는 모습은 어디서 포착됐을까. 바로 조국 前 법무부장관의 행적으로 통해 포착됐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일 윤 전 총장의 장모가 법정구속되자 당일 무려 11건의 비판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조 전 장관은 자신의 SNS에다 각종 발언을 쏟아내는 행위를 자주 해왔다. 그는 이날 곧장 '상식 회복을 외치며 상식 부순 윤석열의 내로남불'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시한 데에 이어 "윤석열을 정의와 공정의 화신으로 찬양하고 그와 그 가족의 비리 혐의를 방어했던 수구보수언론 및 자칭 진보 인사들은 이제 무엇이라고 할 것이냐"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내 측근 수사도 변수"라는 기사를 게시하면서 '윤석열 가족 리스크'를 부각했다. 조국 전 장관의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그가 게시한 내용을 곧 표적으로 볼 수도 있게 된 셈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1.6.29 (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1.6.29 (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⑤ 먼저 손 내민 이준석 "국민의힘 입당하면 적극 조력"···尹 입장 언제 나오나

그렇다면 범여권의 네거티브 총공세가 격렬해지는 국면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무엇일까.

가장 가능성이 큰 선택지는 바로 국민의힘으로의 입당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미 지난달 20일 만난 기자들에게 "윤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다면 네거티브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조력을 받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미 이 대표는 지난 2일 범여권이 쏟아낸 '장모 공범 의혹'에 대해 "연좌제(緣坐制)"라며 "기본적으로 친족에 대한 문제를 근간으로 정치인의 활동을 제약한다는 건, 과거 민주당에서도 굉장히 거부했던 개념 아니냐"라고 여권의 공세를 받아친 바 있다.

여기서 고심해야 할 쟁점으로는, 캠프 단독 행위의 지속 시기 판단이다. 캠프 단독 상황이 계속돼 오는 8월을 넘길 경우, 야권 전체의 네거티브 대응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

게다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일이 오는 11월9일인 만큼, 남은 기한은 100일이다. 경선 시기를 고려할 때 오는 8월 중에는 입당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도달한다.

지금까지의 취재를 종합하면, 윤석열 전 총장에게 남은 선택지는 '국민의힘으로 언제 입당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향한다. 범여권의 계속되는 네거티브 전략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이며, 그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7.6(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7.6(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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