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운영 역사 전시관, 맥아더를 파이프 담배 물고 있는 점령군으로 묘사
"인천상륙작전 이면에 무차별 폭격으로 나약한 민간인들 몰살"
野 "맥아더를 거만한 파괴자로 둔갑시켜"
인천시 "다음 주부터 수정에 들어갈 예정" 해명

시 예산으로 옛 인천시장 관사를 리모델링해 역사 전시관으로 활용 중인 공간에서 인천상륙작전과 맥아더 장군을 비하해 논란이다. 인천시는 당초 폄훼할 의도는 없었다면서 지적받는 부분을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천시는 지난 1일 '인천시민애(愛)집'을 공개하며 시민들의 휴게 공간 및 복합 역사문화 공간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해당 전시관은 옛 인천시장 관사를 리모델링한 것으로 인천의 역사를 그림과 사진 등의 시각 이미지 자료로 설명하는 '역사 회랑'이 마련됐다.

문제는 인천상륙작전 부분이었다.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 개항장의 140여년 진짜 이야기마저 파괴하다'라는 제목 아래 맥아더 장군을 파이프를 문 채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했다. 이와 반대로 피란민들은 남루한 행색에 고통으로 신음하는 자들로 표현했다. 이 같은 그림과 더불어 "인천은 한국전쟁 기간 중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해 승리의 경험을 가진 도시다. 그러나 승리 이면에는 월미도와 인천 시내의 무차별 폭격으로 나약한 민간인들이 몰살당했다. 전쟁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참혹한 현실 속에서 살아남았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귀들이 많아질 때, 인천과 섬, 바다의 '냉전 경관'을 '평화 공간'으로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맥아더 장군을 불쌍한 피란민과 몰살 당한 나약한 민간인 모두에 책임이 있는, 하지만 미소를 머금은 채 파이프 담배를 물고 있는 점령군처럼 만들었다. 이 때문에 곧장 거센 비판이 일었다. 

해당 시설을 지역구에 둔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인천시가 한국전쟁 영웅을 거만한 파괴자로 둔갑시켰다"며 "당장 시민에 사과하고 그릇된 역사관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예산이 투입되는 곳에서 역사적으로 심각한 결함이 있는 내용을 시각 자료까지 동원해 가르치는 건 결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봇물을 이뤘다.

시 관계자는 "지난 1일 첫 공개 후 여러 지적을 들어 다음 주부터 수정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맥아더 장군을 폄훼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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