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분기 대비 수급자수 6.9%·지급액 16% 증가한 것으로 추정
비자발적 실업 급증…건설업 경기 부진·최저임금 인상 등에 고용시장 영향

실업급여를 받는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1분기 기준 사상 최다(最多)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1분기에 받은 실업급여 총액은 1조4천946억원으로 추산된다.

15일 한국고용정보원 고용행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업급여를 받은 고용보험 가입자는 62만8천여 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보다 4만여 명(6.9%) 늘었으며, 분기별 수급자 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이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지난해보다 2천65억원(16.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 역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7년 이후 분기별 지급액으로 최대 규모다.

실업급여를 받는 이들의 수는 일정 기간 이상 취업 상태에 있다가 비자발적 실업으로 내몰린 이들의 수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건설·자동차 등 일부 업종에서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올해 최저임금이 16.4% 급증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고용 감소와 실업급여 수급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최저임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영세 고용주가 많은 업종의 취업이 급감한 것으로 집계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도매 및 소매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의 취업자는 9만8천 명 줄었다. 임시·일용직 취업자는 607만4천 명으로 작년 1분기보다 18만1천 명 감소했다. 고용시장을 견인한 건설업은 1분기 취업자 증가 폭 6만9천 명을 기록해 작년 1분기(13만6천 명)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정부는 실업급여 수급자 수가 증가하는 것은 고용보험 가입이 늘어 사회 안전망이 확대됐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해석하며, 반드시 고용 상황의 악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업급여를 받는 이들이 늘어난 원인을 피보험자 증가로만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는 작년 3월 말보다 2.3%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 3월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1년 전보다 13.1% 늘었고 실업급여를 받는 이들의 수는 같은 기간 8.3% 증가했다.

한편 실업보험 급여 지급액이 높으면 실업률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고용률까지 낮아진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달 2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분석을 통해 본 노동시장의 제도와 고용률 및 실업률의 관계' 논문은 ‘실업보험의 임금 대체율이 높으면 고용률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보험료 부담이 높아지면 기업은 일자리 늘리기를 꺼리고 노동자도 일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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