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평해전 때 반파돼 퇴각하는 북한 경비정.(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제2연평해전 때 반파돼 퇴각하는 북한 경비정.(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지금으로부터 19년 전인 2002년 6월29일은, 북한의 기습 포격으로 서해 연평도 서쪽 해상에서 작전 중이던 우리 해군 고속정(참수리 PKM-357)이 침몰한 날이다. 바로 '제2연평해전'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당시 북한군의 기습으로 우리 해군 장병 6명(故 윤영하·한상국·조천형·황도현·서후원·박동혁)이 전사(戰死)했음에도 '햇볕정책'이 강행됐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금까지 일말의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제2연평해전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2002년 6월30일, 北 금강산으로 떠나는 여행선(船)이 강원 속초항을 출발한 것. 금강산으로 출발한 쾌속선은 '설봉호'로, 515명의 여행객을 싣고 북한으로 향했다.

당시 금강산 사업소 부장이었던 김영현 씨는 언론에 "화진포 구경 중"이라고 알렸고, '민족공동행사추진본부'라는 단체는 그해 8월15일 '남북행사'를 명목으로 북한과의 실무 접촉을 추진 강행함에 따라 빈축을 사기도 했다.

지난 1998년 11월 금강산 관광 첫 출항에 나선 '금강호'. 2011.4.10(사진=연합뉴스)
지난 1998년 11월 금강산 관광 첫 출항에 나선 '금강호'. 2011.4.10(사진=연합뉴스)

지난 26일, 2002년 6월 경 북한의 도발 예증을 포착했던 제5679대북감청부대장 한철용 예비역 육군 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 해군 장병 6명이 전사했는데, 그 다음날 北 금강산 여행객들을 태운 배가 출항하는 걸 보니 참..."이라며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그런데, 제2연평해전 발발 17주년인 지난 2019년 11월14일 현 집권여당 국회의원 157명은 '금강산관광 재개 촉구 결의안(2023803)'을 발의했다.

이들이 내놓은 '한반도 평화경제 구축을 위한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 촉구 결의안(2023803)'에 따르면 '한반도 평화경제 구축의 시작으로써 금강산 관광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한다'라는 것.

더불어민주당의 우원식 의원을 필두로 現 국무총리 박병석, 송영길 現 민주당 당대표와 문재인 정부의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권칠승·박영선)·법무부 장관(박범계·추미애)·통일부 장관(이인영)·행정안전부 장관(전해철·진영)·국민권익위원장(전현희)·국토교통부 장관(김현미)·여성가족부 장관(진선미)·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유은혜) 등 157명이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는 現 국가정보원장인 박지원 씨도 포함된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오른쪽 세번째)이 1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촉구 결의안 공동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1.13(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오른쪽 세번째)이 1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촉구 결의안 공동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1.13(사진=연합뉴스)

문제의 '금강산 관광 촉구 재개안'은 2020년 5월29일 본회의 심의에서 '임기만료폐기'됐다. 관건은, 우리 해군 장병들이 북한으로부터 공격받았지만 정작 현역 핵심 실세들은 북한의 사과없는 대북경제협력사업을 촉구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는 것.

이같은 '금강산 관광 촉구 재개안'에 이름을 올렸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오전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와 함께 '제2연평해전 19주년 기념식 참석란'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평택시 서해수호관 광장에서 열리는 이번 기념행사는 해군이 주최하는 연례행사였지만, 민주당 당대표가 참석한 것은 6년만이다. 그것도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이래 처음이다.

앞서 가장 최근에 참석했던 민주당 대표는 2015년 당시 당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이다. 그에 앞서 2013년 김한길 당시 민주당 대표가 참석했었다. 정가에서는 민주당이 내년 대선 정국을 코앞에둔 상황에서 안보 현안에 대한 보수야권의 민심을 안정화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계속 거론된다.

그렇다면 지난 6년 동안 참석하지 않다가 갑자기 참석했다는 점에 대해 국민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한편, 펜앤드마이크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지난 2년 전 '금강산관광 재개 촉구 결의안(2023803)'에 이름을 올렸던 현 정권 하 국회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한다.

제2연평해전 13주년인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기념식이 열려 해전 영웅들의 얼굴 부조상 앞에서 유가족들이 얼굴을 만져보고 있다. 2015.6.29(사진=연합뉴스)
제2연평해전 13주년인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기념식이 열려 해전 영웅들의 얼굴 부조상 앞에서 유가족들이 얼굴을 만져보고 있다. 2015.6.29(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129명

우원식·강병원·강창일·강훈식·고용진·권미혁·권칠승·금태섭·기동민·김경협·김두관·김민기·김병관·김병기·김병욱·김부겸·김상희·김성수·김성환·김영주·김영진·김영춘·김영호·김정우·김정호·김종민·김진표·김철민·김태년·김한정·김해영·김현권·김현미·남인순·노웅래·도종환·맹성규·민병두·민홍철·박경미·박광온·박범계·박병석·박영선·박완주·박용진·박재호·박정·박주민·박찬대·박홍근·백재현·백혜련·변재일·서삼석·서영교·서형수·설훈·소병훈·손금주·송갑석·송기헌·송영길·송옥주·신경민·신동근·신창현·심기준·심재권·안규백·안민석·안호영·어기구·오영훈·오제세·우상호·원혜영·위성곤·유동수·유승희·유은혜·윤관석·윤일규·윤준호·윤호중·윤후덕·이개호·이규희·이상민·이상헌·이석현·이용득·이원욱·이인영·이재정·이종걸·이철희·이춘석·이학영·이해찬·이후삼·이훈·인재근·임종성·전재수·전해철·전현희·전혜숙·정성호·정세균·정은혜·정재호·정춘숙·제윤경·조승래·조응천·조정식·진선미·진영·최운열·최인호·최재성·추미애·표창원·한정애·홍영표·홍의락·홍익표·황희

바른미래당 7명(이찬열·주승용·임재훈·장정숙·박주현·박선숙·김관영)

정의당 6명(이정미·추혜선·윤소하·여영국·심상정·김종대)

민주평화당 4명(정동영·황주홍·조배숙·김광수)

민중당 1명(김종훈)

무소속 10명(장병완·천정배·최경환·이용주·윤영일·유성엽·손혜원·박지원·김종회·김경진)

22일 오후 평택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영화 '연평해전' 시사회에서 한 해군병사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5.6.22(사진=연합뉴스)
22일 오후 평택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영화 '연평해전' 시사회에서 한 해군병사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5.6.22(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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