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조선 뉴스룸 보도

국회의원 시절 각종 비위(非違)가 드러나 궁지에 몰린 김기식 금융감독원 신임 원장이 최근 삼성증권의 배당사고로 한껏 위축돼 있는 증권사 대표들에게 힘을 과시했다. 김 원장은 업무 일정이 바쁜 증권사 대표들을 반나절 만에 소집하고 참석하지 않는 증권사 대표의 회사에는 직접 방문해 압박했다.

월간조선 뉴스룸은 13일 김 원장이 증권사 사장들을 지난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를 준비하면서 보인 김 원장의 태도 문제를 지적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김 원장은 전체 증권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준비하면서 9일 오후에 전화를 돌려 10일 오전 일정을 잡았다.

삼성증권 우리사주 배당사고에 대한 김 원장의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증권사 대표 전원을 소집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이날 간담회에는 우리사주조합도 없는 증권사들도 다수 포함됐다.

바쁜 일정으로 부사장이 대리 참석해도 되는지를 묻는 증권사도 많았지만 금감원은 '대리 참석 불가. 본인 직접 참석'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중요한 미팅을 미루는 등 일정을 조정해서 김 원장의 간담회에 참석했지만 종료 후 증권사 대표들은 대부분 허탈함을 표했다. 김 원장의 말 중 대부분이 바쁜 증권사 대표들을 한 자리에 불러모아야 할 정도의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날 김 원장이 주재한 간담회에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해외 출장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김 원장은 우리사주조합도 없어 삼성증권과 같은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는 한국투자증권 본사를 간담회 종료 후 찾기도 했다. 금감원은 "한국투자증권이 간담회 장소와 가장 가까워서 방문했다"고 설명했지만 비슷한 거리에 우리사주조합을 가진 NH투자증권 지점도 있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증권회사 대표 20여 명 정도는 불러 모을 수 있다는 것이 김기식 원장의 생각 아니겠느냐"며 "자신의 호출에도 불구하고 참석하지 않은 한국투자증권을 눈여겨 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