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김 “여전히 만나자는 제안에 대한 평양의 대답 기다려...미국 역시 대화와 대결 어느 쪽이든 준비가 돼 있을 것”
바이든 “북한정부의 행동과 정책은 미국에 특별한 위협”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연합뉴스)

방한 중인 성김 대북특별대표가 북한에 대화를 거듭 촉구한 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북제재 행정명령의 효력을 1년 더 연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 연방 상원 대표와 하원의장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국가비상조치를 1년 연장한다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2일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지문에서 “한반도에서 무기에 사용될 수 있는 분열 물질의 존재와 확산 위험, 한반도를 불안정하게 하고 역내 미군, 동맹국, 교역 파트너를 위협하는 북한정부의 행동과 정책은 미국의 국가안보, 외교정책, 경제에 이례적이고 특별한 위협이 된다”고 했다.

특히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추구, 다른 호전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며 억압적인 행위와 정책”이 이에 포함된다고 지적했다고 VOA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발동한 행정명령 13466호는 북한의 핵 확산 위험을 국가 긴급 상황의 대상으로 규정했고, 이에 의거해 미국 정부는 자산동결 등 대북 경제 제재를 가해왔다.

그는 통지문에서 행정명령 13466호에서 선포된 북한에 대한 국가비상조치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관련 조치가 2021년 6월 26일 이후에도 지속된다고 통보했다.

미국은 6건의 행정명령을 통해 대북 경제 제재 범위를 확대해왔다.

대북 국가비상조치는 효력을 연장하려 할 경우 근거 법률인 미 국가비상법(National Emergency Act)의 일몰 규정에 따라 매년 6월 말 의회에 통보하고 관보 게재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한편 한국을 방문 중인 성김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는 21일 조건 없이 만나자는 미국의 제안에 북한이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성김 대표는 이날 서울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가진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서 “북한이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만나자를 미국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최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대화와 대결을 동시에 언급한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메시지와 관련해 공을 또다시 북측으로 넘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미국의 조율되고 실질적인 접근법은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 있고 이를 모색해 나간다는 것”이라며 했다. 그는 앞서 열린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서도 여러 차례 북한의 대화 복귀를 촉구했다.

그는 김정은이 언급한 ‘대화’가 “우리가 곧 긍정적인 회답을 받을 것이라는 뜻이기를 기대한다”며 “미국 역시 대화와 대결 어느 쪽이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김 대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며 “모든 유엔 회원국, 특히 안보리 이사국들에 북한이 국제사회에 가하는 위협을 다루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지 않는 한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미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제재 구멍’으로 인식돼 온 중국과 러시아에 대북제재의 철제한 이행을 압박한 것으로 관측된다고 VOA는 전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VOA에 김정은의 당 전원회의 메시지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대화의 주도권을 겨냥한 계산된 발언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 대표의 발언으로 미국이 기존 입장의 연장선상에서도 또다시 북한에 공을 넘긴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중국 주재 북한대사와 북한 주재 중국대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2주년을 맞아 이례적으로 동시에 양국 당 기관지에 기고문을 싣고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다짐했다.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는 2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실은 기고문에서 “북중 양국이 긴밀히 단결하고 전략적 협력관계를 끊임없이 강화하고 발전시켜 나가면 적대세력의 악랄한 도전과 방해 음모를 분쇄할 수 있다”고 했다.

리진쥔 북한 주재 중국대사도 같은 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실은 기고문에서 “지금 북중관계는 역사의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며 “전통적인 양국 친선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쌍방의 공동 이익에 부합되며 쌍방의 공동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VOA에 북한이 전략경쟁으로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에 밀착하는 것은 미국과의 대결 국면에 대비한 차원이라고 지적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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