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당시 제기된 특혜채용 의혹으로 '귀걸이 아빠'라는 별명을 얻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가 의혹을 제기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과 같은당 당협위원장을 지낸 정준길 변호사,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을 상대로 각각 8000만원을 배상하라는 민사소송을 서울남부지법에 제기했다. 준용씨는 특혜채용 의혹으로 한 대학 교수 임용 과정에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심재철 의원실에 따르면, 문씨는 소장에서 "최근 모 교수로부터 원고(문준용)를 교수임용에 추천하려 했으나 향후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과 조심해야 한다는 경험칙 때문에 담당교수들이 거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원고의 배우자 또한 시간강사 제의를 받았다 대학교 책임자들에 의해 거부당했다고 한다"는 소 제기 이유를 밝혔다.

문씨는 또 “특혜채용 의혹에 대하여는 이미 세 차례에 걸친 조사과정을 통해 특혜 채용이 아니었다는 점이 분명히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문 씨는 언론사도 사과 광고를 게재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준용 씨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한국 고용정보원에 지원하며 제출한 사진
준용 씨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한국 고용정보원에 지원하며 제출한 사진

앞서 심 의원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당시 문 씨의 취업을 둘러싼 의혹을 제기해 민주당으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지난해 11월 검찰로부터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당시 심 의원은 문씨가 고용정보원에 불법 채용됐으며, 권재철 전 고용정보원장이 문씨를 특혜 채용한 대가로 2012년 서울 동대문갑 민주당 총선 후보로 공천됐다 갑작스럽게 사퇴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심 의원측은 문씨가 새로 제기한 민사소송에 대해 "경력 관리용 민사소송"이라고 주장했다.  심 의원측은 “지난 대선 기간 중 문 씨 특혜채용 의혹에 대해 드높았던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 개인적인 유불리는 따지지 않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국회의원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며 “그런데 여전히 문 씨는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바른 해명 노력은 뒷전인 채 자신과 자신의 부인이 교수와 강사 임용에 실패했다며 경력 관리용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고 했다.

심 의원측은 민사소송을 계기로 '불법 채용' 의혹도 해소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 의원측은 의원측은 “민사 소송의 원칙상 소를 제기한 문준용 씨는 성실히 재판정에 나와 필적 감정 등 그동안 외면했던 진실 규명에 협조하리라 기대한다”며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앞으로 개시될 민사 재판 일시와 과정을 SNS를 통해 공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문씨가 제기한 소송에 대해 13일 "청와대가 더티 플레이(Dirty play)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 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기식 오기 인사에 문준용 오기 고소. 청와대의 오만이 하늘을 찌른다"고 말했다.  

그는 "문씨 채용비리 문제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캠프에서 저를 허위사실로 고소했다가 이미 무협의로 끝난 사안"이라며 "졌으면 깨끗하게 승복하는 것이 페어플레이인데 이번엔 아들이 직접 나와서 또 고소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날 "청와대나 대통령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 사 람의 자연인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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