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송영길 당대표.(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송영길 당대표.(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를 비롯한 대권 주자들의 삐뚤어진 언론관(言論觀)이 연이어 본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칭찬할 수 없는 최근 일부 외교 행태를 비판한 보도에 대해 "인색하다"라고 평가하거나 "작게 다룬다"라는 놀라운 지적이 주요 인사들의 입(口)을 통해 쏟아져 나왔다. 한마디로, 현 정부에 대해 '왜 칭찬하지 않느냐'라는 것.

정부여당의 행태에 대한 언론의 역할을 천편일률적·무비판적인 보도를 하는 것으로 그들은 인지하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인식대로 정부 행태를 비판하지 않는 것이 정상적인 언론의 모습일까.

일단,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국내 언론이 대한민국 위상에 대해 너무 인색하게 지면을 할애하는 것 아닌지 아쉬움이 든다"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 단상에 대한 비판이 '너무 많다'라는 뜻으로 풀이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0.12(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0.12(사진=연합뉴스)

언론사 기자 출신인 이낙연 민주당 의원 역시 전날인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문재인 대통령의 G7외교와 오스트리아 방문에 대해 우리 언론은 작게 다룬다"라며 "외교에 대한 우리 언론의 자세가 이래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즉, "작게 다룬다", "이래서는 안된다"라는 그의 발언을 통해 현 정부의 외교에 대한 언론의 자세를 여당의 대권 주자급 인사가 지적한 셈이다. 언론의 비판을 제어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예상되는 바이다.

방점은 지난 16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다. 송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언론'이라는 단어를 23번씩이나 쓰면서 "답답했다"라며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다음은 그의 발언이다.

▶ 언론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매우 큽니다.
▶ 언론은 포털의 간택을 받기 위해 제목장사에 치중합니다.
▶ 언론에 대한 법적·제도적 정비를 서둘러야 합니다.
▶ 더불어민주당은 언론인 스스로가 주도하는 개혁을 추진하겠습니다.
▶ 언론의 다양성과 책임성, 공공성을 강화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왼쪽)가 11일 오후 국회 열린민주당 대표실을 방문해 최강욱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2021.5.11(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왼쪽)가 11일 오후 국회 열린민주당 대표실을 방문해 최강욱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2021.5.11(사진=연합뉴스)

더욱 놀라운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강령 속 '언론·미디어' 분야 내용이다. 민주당은 강령을 통해 "국민의 정서적·정신적 환경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언론은 정치 및 경제권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존재해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더욱이 "의사표현의 제약이 없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공론의 장을 만든다"라며 " 언론의 자유로운 권력 감시와 비판을 보장하고, 경영과 편성·편집의 분리로 보도·제작·편성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한다"라고 밝힌다.

더불어민주당 강령 초입부터 '표현의 자유'를 명시해뒀지만, 정작 언론사 출신 여당 대권 주자 후보의 인식과 당대표의 언론관은 강령과는 따로노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출입 기자들은 현 집권여당의 이같은 언론관에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일 열린 민주당의 저널리즘 기자간담회에서는 "개혁이랍시고 (민주당에서)하는 일들은, 기자 입장에서 솔직히 마음에 들지도 않을 뿐더러 과하게 추진하는 것 아니냐"라는 질타가 기자들로부터 나오기도 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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