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 옆에는 서영교 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 옆에는 서영교 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정세균 前 국무총리가 17일 '청년'을 강조하면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런데, 세간의 시선은 그의 대선 출마 선언문 속에 담긴 '청년'과 '남북한 평화 공동체'로 집중된다. '청년'이라는 단어가 7번 등장했고, "남북한 평화 공동체를 위해 여생을 바칠 것"이라는 대목도 등장한다.

문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었던 지난 11년 전 그의 발언으로 연결된다. 도대체 어떤 발언이었길래 '청년'과 '남북한 평화공동체'라는 단어가 대중의 시선에 밟힌 것일까.

최초 상황은, 지난 11년 전인 2010년 3월2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오후 9시22분경, 백령도 남서쪽 해역 일대에서 작전 중이던 우리 해군의 1200톤급 초계전투함 '천안함(PCC-772)'은 북한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으로 폭침당했다. 꽃다운 국군 청년 장병 46명이 전사(戰死)했고, 그들 중 일부는 아직도 우리 곁으로 귀환하지 못했다.

북한에 의해 폭침 당한 뒤 인양되고 있는 천안함 함수.(사진=연합뉴스)
북한에 의해 폭침 당한 뒤 인양되고 있는 천안함 함수.(사진=연합뉴스)

당시 '민주당 당대표'였던 정세균 전 총리는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고'라고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정부 발표를 '불신(不信)'한다는 발언을 쏟아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방선거'의 시기를 거론하면서 '안보장사'를 통해 "국민의 눈을 속이려는 태도"라고 발언했다. 다음은 그의 망언록 전문이다.

▶ “천안함 사고로 해서 온 국민이 대단히 큰 슬픔에 잠겨있고 국민의 참담한 심정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상태다. 그러나 천안함 사고에 대해 많은 국민이 의혹을 가지고 있고, 정부의 발표나 그간의 대처에 대해 불신이 있다.”(2010.4.20, 정세균 대표, 청와대 회동관련 기자간담회)

▶ “지방선거가 코앞이다. 왜 지금 전군지휘관회의를 소집하는지 시기도 문제고 의제도 석연치 않다.”(2010.5.3, 제225차 최고위원회의)

▶ “만약 정부발표가 진상이라면 NSC는 진즉 소집했어야 하고 필요한 조치를 진즉 했어야 하는데 사고발생 두 달 만에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고 하고 그것이 지방선거를 코앞인 지금이라는 것이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 이것은 안보장사를 하겠다는 것이고 안보를 이용해서 지방선거에서 뭔가 국민의 눈을 속이려는 태도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2010.5.21, 제5차 중앙선대위 회의)

놀랍게도, 이같은 발언을 쏟아낸 정 전 총리는 17일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사진=연합뉴스)
최문순 강원도지사(사진=연합뉴스)

지난 1일 "청년 국가" 등 '청년'을 10번씩 외치며 대권 출마의 뜻을 밝혔던 최문순 강원도지사 역시 과거 자신이 쏟아낸 천안함 망언(妄言)으로 자가당착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의 천안함 망언의 핵심은, "북한군에 의한 천안함 폭침 결과는 정치적 공정성이 상실됐다"라는 것.

지금까지 현 정부여당 소속으로 대권 출마를 선언한 고위 관료 출신 인사들은 하나같이 '북한에 의한 천안함 폭침 사실'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입장이었음이 확인됐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이들 두 인사는 모두 "청년" 등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11년 전 꽃다운 나이로 나라를 지키다 돌아오지 못한 청년들을 뒤로 두고서 자신들의 선거 출마 선언에서만 '청년 타령' 중인 여당 대권 후보들에 대해 국민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천안함장 최원일 예비역 해군 대령이 6일 오전 서울현충원 정문에서 1인 시위에 나섰다. 2021.06.06(사진=조주형 기자)
천안함장 최원일 예비역 해군 대령이 6일 오전 서울현충원 정문에서 1인 시위에 나섰다. 2021.06.06(사진=조주형 기자)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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