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화랑시민행동 "화랑유원지는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생활 여가 공간"
4.16안산시민연대 사무국장 "세월호 추모공원도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처럼 조성해야"
경기도 안산시가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을 놓고 주민 간 갈등을 겪고 있다.
안산시가 도심 한가운데 있는 화랑유원지에 '세월호 희생자 추모공간'을 설치하려고 하자, 인근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시민단체 안산화랑시민행동의 80여 명은 11일 오후 청와대 부근에 모여 “화랑유원지는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생활 여가 공간”이라며 “유원지에 납골당 설치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 중에는 "지난 4년 간 안산 주민들이 세월호 트라우마에 시달렸다"면서 이같은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밝혔다.
반대하는 주민들은 도심 외곽으로 추모공원의 위치를 변경하거나 차라리 국가유공자를 위한 호국공원을 조성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번 주말에 대규모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다.
반면 세월호 유가족 및 4.16 안산시민연대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공원 조성에 대통령과 중앙정부가 책임감 있게 지원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위성태 416안산시민연대 사무국장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추모공원은 화랑유원지 전체면적의 0.1%밖에 안되는 면적”이라면서 “세월호 추모공원도 독일 베를린 시내에 있는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처럼 단원고가 바라다보이는 상징적인 곳에 조성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홀로코스터 메모리얼은 나치에 학살된 유대인을 추모하기 위한 콘크리트 비가 세워져 있는 공간이다.
단원고에서 약 1㎞ 떨어진 화랑유원지에는 현재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4주기인 16일 열리는 합동 영결·추도식이 끝나면 이 분향소는 철거되고 추모공원 설립이 본격 추진될 예정이었다. 추모공원 설치에 찬성하는 이들은 "가까운 곳에 있어야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안산시는 50인 위원회를 구성해서 추모공원 조성과 관련한 의견을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