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 미·러 충돌로 이어지나
미국 미사일 격추하겠다는 러에, 트럼프 "날아갈테니 준비하라"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 거점 지역에 화학무기로 의심되는 공격을 가한 것에 대해 미국이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천명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러시아는 미군 미사일을 격추하고 발사 지점도 타격하겠다고 밝혔다. 시리아 내전이 미국과 러시아 간의 충돌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트위터에서 "러시아가 시리아를 겨냥한 미사일은 어느 것이든 격추한다고 다짐했다"면서 "아주 멋지고 새롭고 스마트한 미사일들이 날아갈 테니까, 러시아는 기다려라"고 경고하며 일전불사의 의지를 내비쳤다. 러시아 문제를 온정적으로 다뤄왔다는 비판을 받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사태와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이름을 직접 거명하는 등 러시아 책임론을 정면으로 제기하며 각을 세우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공습을 트위터에 시사한 가운데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만났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매티스 국방장관의 면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한 군사옵션에 여전히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매티스 장관은 "적절하다면 군사옵션을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말해 이런 해석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백악관에선 마이크 폼페이오 차기 미 국무장관 지명자와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 등도 목격돼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대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외교라인 및 군 수뇌부를 소집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알렉산드르 자시프킨 레바논 주재 러시아 대사는 10일(현지 시각) 레바논의 알-마나 TV 인터뷰에서 "미국이 미사일 공격하면, 푸틴과 러시아 군참모장이 밝혔듯이 우리는 미국 로켓을 격추하고 발사 지점도 타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현재 약 2000명의 병력과 100대 미만의 전투기를 시리아 정부에 지원하며, 시리아 방공망도 운영한다. 이란의 파르스통신은 "러시아의 베리예프 A-50 조기경보기도 시리아 해안에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트윗에서 "국민을 독가스로 죽이고 즐기는 짐승의 파트너가 돼선 안 된다"며 "러시아와의 관계는 냉전 시기를 포함해 최악"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에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능력을 완전히 분쇄하기 위해, 복수의 목표물을 수일에 걸쳐 타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뉴욕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작년 4월과 같이 크루즈미사일 59기를 동원한 공격으로는 단기적 효과밖에 거두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지중해 동부에 이미 배치된 도널드 쿠크 등 두 척의 구축함 외에, 해리 트루먼 핵 항모전단도 지중해로 이동 중이다. 하지만 미군과 프랑스군 전투기가 러시아군의 방공망에 격추되면 걷잡을 수 없이 확전될 수 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가 올라온 이후 "몇 가지 옵션이 있으며 이 옵션이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는 입장"이라며 "최종 결정은 아직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올라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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