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이준석(왼쪽 사진부터), 홍문표, 주호영, 조경태, 나경원 당대표 후보가 연단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이준석(왼쪽 사진부터), 홍문표, 주호영, 조경태, 나경원 당대표 후보가 연단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6.11 전당대회 사전투표가 7일 막을 올린 가운데 유력 당대표 주자인 이준석, 나경원 후보 간의 ‘맞대결’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시작된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는 8일까지 계속된다. 이어 9일, 10일 이틀간 국민 여론 조사와 함께 모바일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ARS 투표를 진행한다.

핫해진 국민의힘 당권 경선, 지라시 음모론과 당원 명부 유출까지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에서 예비경선(컷오프) 통과 기준 1, 2위를 달리고 있는 이준석, 나경원 후보가 지난 주말부터 ‘지라시 음모론’과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등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나 후보가 먼저 이 후보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배제 논란에 대해 공감대를 제기하며 포문을 열었다. 나 후보는 6일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후보가 앞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데려오겠다고 밝힌 공약을 부각시키며 “일각에서는 김 (전) 위원장과 이 후보가 ‘위험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부정적 발언을 쏟아낸 것을 문제삼으며 “분열은 정권교체 폭망의 지름길”이라고도 했다.

이에 이 후보는 SNS에서 “여의도 언저리에서 ‘받은 글’이라고 카카오톡으로 소위 ‘지라시’가 돌고 나면 우연의 일치인지 비슷한 내용으로 나 후보가 비슷한 내용을 SNS에 올려서 음모론을 제기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받은 글을 보고 정치를 하고 있거나 받은 글을 꾸준히 만들어서 돌리고 있거나 둘 중 하나라고 느껴진다”며 “이런 거 말고 ‘경험’과 ‘경륜’을 빨리 선보여 주시라”고 꼬집었다.

이준석 후보는 나경원 후보의 지라시 설을 제기했다. [사진=이준석 페이스북 캡처]
이준석 후보는 나경원 후보의 지라시 설을 제기하며 '경험과 경륜을 선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사진=이준석 페이스북 캡처]

나경원이 윤석열 음모론 제기하자 이준석은 ‘당원 명부 유출’ 의혹으로 맞받아 쳐

오후에는 이 후보가 당원 명부 유출을 문제삼았다. 이 후보는 “당원 명부가 통째로 특정 캠프에 의해 유출돼 ‘이준석 비방 문자’를 보내는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 나타났다”며 “30만 당원의 개인정보를 유출시킨 후보는 확인되는 즉시 책임지고 사퇴하라”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이 후보 측에 따르면 당원들에게 보내진 문자 메시지에는 ‘이준석 왜~’, ‘이준석 위험하다’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 링크가 담겼다. 이 영상들에는 이 후보가 대구·경북(TK)지역 합동연설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정당했다’고 한 발언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후보 측은 황우여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에게 수사 의뢰와 문자 살포 중지 명령 등을 요청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다시 “이게 무슨 새롭고 젊은 정치냐”며 “오전에 내가 말한 합리적 문제 제기와 우려에 대해선 난데 없이 음모론이란 프레임으로 물타기를 했고, 갑자기 아무 근거 없이 마치 다른 후보가 당원 명부를 유출한 것처럼 선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의 이런 지적에 이 후보는 곧이어 “어떤 후보 측에서 유출했는지 의심이 간다고 언급하지도 않았는데, 나 후보만 발끈하는 게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윤석열 배제 의혹은 뇌피셜, 망상에는 응답 안해” VS 나경원, “정치 오래 했지만 이런 모욕은 처음”

7일 오전 CBS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준석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야권의 대선 후보군에서 배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나경원 후보의 의혹 제기에 대해 사회자가 "망상에는 응답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사진=CBS라디오 프로그램 캡처]
7일 오전 CBS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준석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야권의 대선 후보군에서 배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나경원 후보의 의혹 제기에 대해 사회자가 질문하자 "망상에는 응답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사진=CBS라디오 프로그램 캡처]

두 사람의 공방은 7일 오전에도 이어졌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두 사람은 차례로 초대됐다. 먼저 이준석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야권의 대선 후보군에서 배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나경원 후보의 의혹 제기에 대해 사회자가 질문하자 "그런 걸 젊은 사람들은 '뇌피셜'이라고 한다. 망상에는 응답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후보는 연이어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 후보) 본인이 그렇게 믿는다는데 어떻게 하겠나"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망상에 답할 필요 없다는 것이냐'는 사회자의 물음에는 "네"라고 답했다.

이 후보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나경원 후보는 "굉장히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반발했다.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 후보 이후 순서로 인터뷰를 하게 된 나 후보는 "정치를 오래 했지만 이렇게 모욕적인 발언을 들은 것은 참 유래가 없다"고 말했다.

7일 오전 CBS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나경원 후보는 이준석 후보의 망상 발언에 대해 “정치를 오래 했지만 이렇게 모욕적인 발언을 들은 것은 참 유래가 없다"고 말했다. [사진=CBS라디오 프로그램 캡처]
7일 오전 CBS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나경원 후보는 이준석 후보의 망상 발언에 대해 “정치를 오래 했지만 이렇게 모욕적인 발언을 들은 것은 참 유래가 없다"고 말했다. [사진=CBS라디오 프로그램 캡처]

나 후보는 이 후보가 윤석열 배제론을 음모론으로 규정하는 데 대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저 나경원의 정치 인생을 어떻게 생각하기에 지라시 같은 정치, 음모를 이야기하는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식의 답변은 젊은 신인 정치인으로서 참 부적절하다. 그게 젊은 정치인가"라며 "(윤 전 총장을 배제하려는 것인지) 시원하게, 아니면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라고 답변을 촉구했다.

세대교체 돌풍과 보수 중진 간의 대결 결과는 11일 나와

이 같은 이준석 후보와 나경원 후보의 논쟁이 표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가 정치권의 관심사이다. 세대교체 돌풍과 보수 중진 간의 대결이 어떤 결과로 끝나느냐에 따라 국민의힘의 미래와 내년 판도는 큰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선거인단 투표 70%, 시민 여론조사 30%의 비율로 합산해, 오는 11일 당대표와 최고위원 4명, 청년최고위원 1명을 선출한다

선거인단은 전당대회 대의원과 책임당원 등 32만 8천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투표를 위한 문자메시지가 발송됐다. 모바일 투표는 8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문자메시지의 링크를 누르면 모바일투표를 위한 페이지로 이동하며, 보안문자와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를 입력하고 당대표 후보 1인과 최고위원 후보 2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1인을 선택해 투표를 완료하면 된다.

모바일투표를 하지 않은 책임당원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9~10일에 전화투표가 실시된다. 전화가 걸려오면 ARS 설문에 응답해 당대표 후보 1인, 최고위원 후보 2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1인을 선택해 투표할 수 있다.

문자메시지로 온 링크의 경우, '피싱'을 우려해 눌러보지 않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모바일투표 대신 전화투표로 참여하는 책임당원 선거인단의 숫자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화 투표가 실시되는 9~10일에는 일반국민여론조사도 병행 실시된다. 일반국민여론조사는 지난 예비경선 때처럼 복수 기관을 선정해 합산 평균을 내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 반영 비율은 책임당원 선거인단 투표 70%, 일반국민여론조사 30%이다.

투표 대상인 책임당원 선거인단 32만8889명은 서울·인천·경기·강원에 35.7%, 대구·경북에 28.0%, 부산·울산·경남에 23.3%, 대전·충남북·세종에 10.3%, 광주·전남북·제주에 2.7%가 분포해 있다.

모바일 투표 시작된 7일부터 사흘 연속 후보 토론회 실시돼

모바일 투표가 시작된 7일부터 사흘간 연속으로 토론회가 열린다는 점이 특이하다. 따라서 막판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조경태·주호영·홍문표 의원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 당권주자들은 막판 '공중전'을 통해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일 오후 5시 20분부터 TV조선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토론회가 진행됐다. 8일에는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를 통해 토론이 이어진다. 9일에는 KBS를 통해 토론회가 중계된다.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를 통해 중계되는 8일 토론회는 당대표 뿐만 아니라 최고위원 후보들도 등판한다. 최고위원 경선에는 조해진·배현진·이영·조수진 의원과 김재원·정미경 전 의원, 원영섭 전 조직부총장과 도태우·조대원·천강정 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청년최고위원 경선에는 이용 의원과 강태린·김용태·함슬옹·홍종기 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실시된 PNR리서치의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이 후보가 41.3%로 또 다시 1위를 기록했다.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의 의뢰로 지난 5일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PNR리서치 실시한 결과이다. 나 후보는 20.6%로 2위에 올랐고, 이어 주 후보(9.7%), 홍문표 후보(3.3%), 조경태 후보(3.2%) 순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 33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이 후보가 49.9%로 선두를 달렸다. 나 후보는 28.3%, 주 후보는 11.5%였다. 이 후보는 모든 지역·연령·성별에서 선두에 섰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