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반부패부 부장에 '불법출금 수사 외압' 문홍성, 수원지검장엔 親與 신성식

법무부(장관 박범계)는 4일 오후 4시30분 대검찰청 검사장급(級) 검사 41명에 대한 인사 결과를 발표했다.

법무부는 이날 이성윤 현(現)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기소)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에,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에, 구자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3차장 검사를 법무부 검찰국장에 보한다고 밝혔다. 이정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후배로써 박 장관의 참모 역할을 해 왔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강남일 대전고등검찰청 검사장과 구본선 광주고등검찰청 검사장 등 사법연수원 23기 출신 고검장들은 모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이동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 이후 검찰총장 직무 대행을 맡은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법무연수원장으로 이동했고, 소위 ‘검언유착·채널A 사건’으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밀려난 한동훈 검사장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가게 됐다. 대검 반부패부 부장에는 문홍성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장에는 신성식 대검 반부패부 부장이 간다. 문 부장은 2019년 6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이성윤 당시 대검 반부패부 부장의 지시를 받아 수원지검 안양지청의 수사를 가로막은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신성식 수원지검장 역시 친(親)정부 성향 검사로 평가받는 대표적인 검사다.

검찰 인사 발표에 앞서 검찰 내부에서는 이성윤 지검장이 법무연수원 원장으로 가게 된다는 말이 돌기도 했지만, 이 지검장의 법무연수원 이동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검사장급 검찰 인사와 관련해서는 ‘김학의 전(前)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 연루돼 불구속 기소된 이성윤 지검장을 서울고검장으로 승진시키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예상된다.

검사들은 이 지검장의 범죄가 직무와 연관된 점에서 이 지검장이 승진하게 된 것은 큰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부장검사는 “이 지검장의 범죄는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대검 반부패·강력부 부장으로서 일선의 수사를 찍어 누른 것이기 때문에 어떤 형식으로든 현직을 유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검찰 인사를 앞두고 지난달 28일 조상철 서울고검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조 고검장은 지난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징계 국면과 올해 초 한명숙 전 국무총리 불법정치자금 사건 모해위증 교사 의혹과 관련해 정권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표명한 고검장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조 고검장에 이어 지난달 31일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사건 수사를 총괄 지휘해 온 오인서 수원고등검찰청 검사장 역시 사의를 표명했다. 오 고검장의 사의 표명은 검찰총장 직무대행직을 수행한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가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사건에 연루된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한 기소를 승인하지 않고 신임 검찰총장에게 그 결정을 미룬 데 대한 항의 차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퇴의 변에서 오 고검장은 “소신을 지키며 책임감 있게 일해 온 대다수 동료, 후배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 전 차관에 대한 불법 출금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방검찰청은 지난달 12일 이 지검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전 차관 사건을 수사하던 수원지검 안양지청 수사팀에 외압을 가해 수사를 무마했다는 내용이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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