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기

서울 주간 아파트값이 11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매수심리도 반등했다. 재차 들썩이는 집값 상승에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집값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시중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하다는 점을 근거로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시각이다.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다섯째 주(31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4.6으로, 전주(104.3)보다 0.3포인트(p)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100을 기준으로 숫자가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직후인 2월 둘째 주부터 내려가기 시작해 4월 첫째 주 96.1로 올해 처음 기준선 아래를 기록했으나 한 주 만에 반등해 8주 연속 기준선을 넘겼다. 특히 5월 마지막 주 서울아파트 매맷값 주간 상승률은 0.11%로, 작년 7월 첫째 주 상승률(0.11%) 이후 47주 만에 가장 높다.

서울 주간 아파트값(5월 다섯째)은 0.11% 올라 11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의 2·4 대책 발표 직후 상승 폭은 매주 둔화했으나, 일시적 요인에 그쳐 다시 오름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오름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다.

이에 홍 부총리는 지난 3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집값이 향후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 섞인 목소릴 냈다. 물가상승률을 배제한 실질가격 기준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조정을 받기 이전 수준의 과거 고점에 근접했다는 이유다. 2008년 5월을 100으로 봤을 때 지난달 실질가격지수는 99.5를 찍었다. 나아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가능성, 7월부터 국내에서 시행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적용 대상 확대 등 가계부채 유동성 관리 강화도 간과할 수 없다고 했다.

정부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홍 부총리가 집값의 방향성에 대해 이처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상승 폭이 둔화할 수는 있어도 우상향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올해 들어 이미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 높은 수준의 상승세가 지속하긴 어렵겠지만 하반기에도 상승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한국은행이 연내 금리를 올릴 경우 둔화 효과는 있겠으나 상승세 자체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근 NH투자증권 대체투자팀장도 "긴축 우려도 있지만, 여전히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1인 가구 급증으로 주택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면서 "지난 2018년과 2019년의 재개발 재건축 억제로 내년부터 몇 년간 심각한 공급 부족이 예상돼 집값은 계속 오를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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