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영 칼럼]공무원 증원 구조와 사회주의 망국(亡國)으로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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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8.04.12 09:17:01
  • 최종수정 2018.04.1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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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객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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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불편한 진실

4월 7일 치러진 국가공무원 9급 시험에 20만 2천978명이 원서를 냈다고 한다. 4천 953명을 선발하는 시험이었으니 41대 1의 경쟁률이었다. 원서를 낸 지원자 가운데 15만 5천388명만 시험장에 나타났기 때문에 실제 경쟁률은 31대 1의 수준이라고 강변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접수만 하고 시험장에는 나타나지 않은 5만여명 역시 시험 준비가 완료되는 내년에는 시험장에 나타날 ‘공시생’의 일부로 보아야 한다. 작년 2017년의 경우에도 4천 910명 선발에 22만 8천368명이 원서를 냈고, 필기시험에 17만 2천 691명이 응시했다. 지원 경쟁률로만 보면 46대 1이 넘는다. ‘공무원 공화국’이라 할만하다.

인터넷에는 이번 공무원 시험에서 국어와 국사 문제가 지엽적이고 어려웠다는 ‘공시족’들의 불만이 대단했다. 젊은이들이 드넓은 세계를 향해 도전하는 불굴의 투지를 발휘하는 모습이 아니라 사무실에 앉아 ‘등본’이나 ‘증명’을 발급해주는 수준의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하여 『고금록』(1284)이나 『제왕운기』(1287)의 발행 연도를 목숨 걸고 달달 외운다라는 의미에서 이만저만 국가적 낭비가 아니다. “노량진에 물고기보다 공시생이 더 많다”는 우스개가 나온지 오래이고 노량진 학원가에만 공무원 준비생이 44만명에 달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이 시대는 목격하고 있다. 정상이 아니다.

2. 정부와 정권이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구조를 만들었다

문제가 무엇인가? 젊은이들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비정상’에 관하여 3가지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 첫째는 인구 감소가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숫자를 계속 늘리고 있는 무모함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 통계청은 수도권은 2031년부터 총인구가 감소하고, 영남권은 2015년 1,309만명에서 향후 30년간 101만명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한국이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 이상)에 진입한다고 예측했다. 즉, 앞으로 10년 정도면 서비스할 대상이 급격히 줄어듦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을 마구잡이로 증원하는 무모함을 정부가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이란 “영혼이 없는 존재”라는 세간의 평가를 감안한다면 결국 정권 차원의 결정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정권은 공무원 증원 정책이 시대를 역행하는 정책이든 포퓰리즘 정책이든 지지율만 높여주고 그래서 선거에 이기기만 한다면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든 관심이 없는 ‘마키아벨리안적(Machiavellian) 사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반대의 주장도 가능하다. OECD 회원국의 경제활동 인구 대비 정부 부문 인력이 평균 15%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과 비교할 때 2017년 대한민국 공무원 숫자는 102만 6201명으로 OECD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 많은 공무원 충원도 당분간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남북한 대치 상황에서 62만 대군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과 정부가 월급을 주는 초중고등 학교 교사 숫자와 정부의 재정 지원으로 유지되고 있는 구조조정 되어야 할 좀비 기업들의 준공무원 숫자를 고려한다면 현실적인 주장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중국, 일본, 독일, 미국 등도 정부 규모를 줄이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청년실업률 하향을 막기 위하여 정부의 규모를 키우고 공무원 숫자를 늘리는 역주행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적 목적 때문에 공무원 숫자를 늘린 역주행을 한 대표적인 국가는 그리스이다. 그리스에서는 보수정당인 신민주주의당(ND, New Democracy Party)과 중도좌파인 범그리스사회주의운동(PASOK)이 1981년, 1989년, 1993년, 2004년, 2009년 번갈아 가며 집권했다. 그런데 범그리스사회주의의운동이 지지층 확보를 위하여 교사를 신규로 임용하고 은행원을 추가로 고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신민주주의당과 범그리스사회주의운동은 집권할 때마다 번갈아 가며 자신의 정치적 지지자들을 공공부문에 공무원으로 채웠다. 당연히 선거 때마다 상대 당(party)이 임명한 사람들을 들어내고 자신의 지지자들을 앉히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러자 강력한 공공부문 노조는 정치권과 협상으로 공공부문 노동자에 대한 임기 보장을 얻어 냈다. 결국 정치권은 새로 정권을 잡으면 공무원 숫자를 늘리는 선택만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1970년에서 2009년 기간 공무원의 숫자가 5배 늘었다. 공공부문의 팽창으로 정부 예산은 부족하게 되었고, 부족한 예산은 부채로 막게 되었고, 종국적으로 그리스 재정위기의 원인이 되었다. 약 1,100만 명의 인구에 공무원의 수가 70~75만 정도나 되었고, 보너스를 포함한 공공부문의 임금은 민간부문의 1.5배나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능력(capability)과 공무원의 질(quality)은 형편없이 저하되었다. 정치적 지지자들을 마구잡이로 공무원으로 채용했기 때문이었다.

정치적 지지자들에게 보상으로 공무원 직을 제공한 그리스나 젊은 층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하여 청년실업률 감소라는 명분으로 공무원을 증원하는 우리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어느 나라나 공무원 증원은 정부, 정권, 그리고 국민의 합작품인 것이다.

둘째는 정부가 스스로 사기업 취업보다 공무원 취업에 더 나은 인센티브 구조를 만들어 유지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9년 만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를 다시 '합법 노조'로 인정하기로 하였다. 이는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 당시 해직자가 노조에 가입해 활동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해 법외 노조라고 판단한 것을 뒤집는 결정이었다. 법외 노조 판단은 '공무원(근로자)이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조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노동조합법과 공무원노조법에 따른 조치였다. 그것을 문재인 정부가 풀어 이제 전공노는 합법 노조로서 단체교섭·단체협약 체결이 가능해졌다.

임기가 보장되는 공무원들이 노조까지 만들어 정부와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을 진행하는 동안 파업을 하게 되면 국가 전체가 멈춰 설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여론과 국가적 차원의 피해가 두려워 전공노와의 협상에 쉽게 양보하게 될 것이고 결국 공무원은 ‘철밥통’을 넘어 ‘다이아몬드 밥통’이 될 것이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조차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사기업 취직은 혹사당하는 길이고, 공무원 취업은 ‘만고(萬苦) 땡’의 천국으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청년들에게 ‘철밥통’에 일이 많지 않으니 칼 퇴근을 보장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의 대표적인 직장이 되어 버렸다.

정부가 스스로 대한민국에서 살려면 공무원이 제일 낫다고 판단하게 유인 구조를 만들면서 거꾸로 기업에게 일자리 만들라고 강요하니 설사 중소기업이 일자리를 만들라 치더라도 올 사람이 없는 구조가 되어 버린 것이다. 기업은 현재의 수익 구조로는 공무원에 필적하는 잡 시큐리티(job security, 직업보장)와 연금을 제공할 수 없으니 보통의 대학생에게 공무원은 최고의 선호 직장이 되었다.

이제 남녀를 불문하고 젊은이들이 9급 공무원에 합격하면 만세를 부르는 나라가 되었다. 젊은이들이 경제발전을 위하여 정열적으로 활동을 해야 하는데 ‘등본’ 발급해주는 정도의 일을 하기 위해 2년 이상을 국사, 국어 달달 외우고 거기에 한 과목당 1천 문제 이상 풀어서 응용문제까지 암기하게 하는 노동시장 구조를 정부가 만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국력 낭비는 아랑곳 하지 않고 공공으로 기울어진 노동시장 구조를 더 키우는 ‘큰 정부’를 표방하고 나섰다. 청년실업률이 감소하지 않고 사기업에 취업해야할 청년들이 공무원 준비만하는 현실이 쉽게 설명되는 것이다. 결국 청년실업률을 낮추려면 공무원을 덜 뽑고, 공무원의 근무 조건을 일반 기업과 맞추고, 일을 더 시키고, 공무원 연금을 대폭 개혁하여 사기업 수준과 맞춰야 ‘공시족’이 줄어드는데 그런 조치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셋째는 대한민국이 공무원 공화국이 되어 감에도 공무원 증원에 따른 위험이나 문제점에 대한 경고가 사회적으로 수용되지 않고 있는 점이 기이하다. 왜 그럴까? 기성세대는 공무원을 유지할 세금은 어디서 나느냐는데 관심을 두지만 젊은 세대는 그렇지 않아도 좁은 ‘꿀무원’(공무원의 별칭)을 줄이는 논의에 대하여 그다지 반가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나라 재정이 위험해져도 자신만 ‘꿀무원’이 되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결국 한국의 젊은이들이 민간 기업보다 우월한 인센티브 구조를 가지고 있는 공무원 자리를 늘려 받기 위하여 정치인들과 표를 거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스가 바로 그랬다. 재정위기라는 ‘그리스 비극’(Greek tragedy)의 시작은 선거를 통한 정치인과 국민 간의 ‘악마의 거래’(devil's deal)가 그 시작이었다. 정치인들은 선거에서 승리하고자 국민들에게 더 많은 복지와 공무원(교사 포함)으로의 고용을 약속하였고, 또 더 많은 연금 지급으로 표를 구매(purchase)했다. 반면에 국민들은 정치인들의 더 많은 공짜 약속에 자신들의 표를 팔(sale)았다. 정치인들은 ‘무상’(공짜)이라는 달콤한(sweet) 거짓 약속을 했고, 그리고 ‘무상’ 때문에 생긴 재정부족을 감추고자 회계조작으로 유럽은행에서 돈을 빌려다 흥청망청 국민에게 나누어주었다. 이렇게 그리스 재정 위기는 정치인과 하급 공무원, 그리고 더 많은 공짜를 바라는 국민이 합작으로 만들어 낸 것이었다. ‘민주주의의 타락’이었다.

3. 사회주의로의 길은 결국 국민이 결정한 것이다

개학이 되면 방학 중 법원 인턴이나 동사무소 아르바이트를 다녀온 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여자 공무원들은 인터넷 쇼핑하고, 남자 공무원들은 나가서 무엇을 하는지 퇴근 때가 되어서야 들어오는 것을 흔히 보았다는 목격담을 공개한다. 외신들은 하나 같이 공무원이 꿈인 나라는 미래가 없다는데 우리의 젊은이들을 공무원 시험으로 내모는 구조를 유지하는 정부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도리어 공무원 뽑아서라도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그리고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직원을 준공무원으로 만들어서라도 일자리를 지키는 것을 바른 경제정책이라고 하는 데는 할 말이 없다.

명확한 것은 현재 지방 공무원 업무는 4차 산업과 무관하고 심지어 4차 산업 대응에 역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 폰에서 몇 번 클릭으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얼마든지 이체할 수 있는 IT 시대에 동사무소(요즘은 ‘주민센터’라고 명칭을 바꿈)에서 발급해주는 등초본의 필요는 상호 모순적이다. 등초본의 존재 이유는 공무원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수단 이외의 기능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는 과거 사회주의 공산국가처럼 필요도 없는 일거리를 만들어 자원을 낭비하고 있는 현상과 동일하다. 정권이 바뀌어도 건재한 동사무소의 일 대부분이 그렇다. 모든 서류에 필수적으로 첨부하게 하는 등초본, 운전면허나 학생증으로 대체될 수 있는 주민 등록증 중복 발급, 멀쩡한 번지 주소를 거리명 주소로 바꾸어 혼란주기, 공인인증서로 충분한 사항에도 인감증명 첨부 필수화, 1인 가구의 이사에도 전입신고, 여권이나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전국 어디에서든 투표가 가능한데 필수화 한 전출신고 등 단지 공무원의 일거리를 위한 규제와 규정들은 무수히 많다,

이는 과거 공산주의 국가의 일자리 행태와 다르지 않다. 노동자의 나라를 표방하는 공산주의는 모든 인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 때문에 필요하지 않은 고용을 무수히 만들어냈다. 지금은 거의 없어졌지만 과거 중국 호텔에서는 엘리베이터 마다 버튼을 눌러주는 여성이 있었다. 각 층의 숫자를 읽지 못하는 것도 또는 버튼을 누를 손가락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엘레베이터 걸’의 존재는 필요했다. 과거 소련에서는 호텔의 프론트 데스크에서는 체크인(check-in)만 하고 방 열쇠는 각 층에 위치해 있던 직원이나 메이드에게 받았었다.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유지했던 것이다. 효율적으로 1명이 일해도 될 일을 10명에게 시켰고, 노동 강도는 떨어졌고, 노동 기강은 해이해질 수밖에 없었고, 생산성은 시장경제에 비해 턱없이 뒤떨어졌다. 결국 사회주의 공산국가는 망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일반직 공무원 증원에 대한 비판적 시각 때문에 생겨난 것이 소방공무원과 경찰공무원의 증원이다. 그런데 과거 박근혜 정부나 지금의 문재인 정부의 소방·안전 관련 공무원 증원 역시 필수적인가 의문이다. 소방공무원이나 경찰 공무원을 늘린다지만 늘어나는 것은 잠긴 현관문 따주기나 뱀 잡고, 벌집 제거해주는 일의 증가가 아닌가? 이런 식의 소방공무원 증가는 사회적으로 생산적이지 않고 낭비다. 그리고 사실로 소방공무원이 모자라 화재진압을 하지 못했다는 불만이나 지적을 들은 적이 없다. 도리어 불법주차를 단속하고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을 철저히 하거나 아니면 최신 소방(消防) 장비를 구입하는 것이 화재 진압에 크게 도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공무원도 길거리 건널목에 보행자 쳐다보고 멍하니 서있는 교통경찰의 증원은 솔직히 안전의 확보가 아니라 세금 낭비이다. 국민을 건널목도 제대로 건너지 못하는 저능아 바보로 인식하는 경찰력 배치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경찰이 부족하여 범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들은 적이 없는 것을 기억하면 경찰공무원의 증가는 단지 청년취업 증가를 위한 대책으로만 보여 진다. 또 복지공무원 숫자를 늘리면 복지행정이 나아질까? 복지공무원이 늘어나면 한계 소득에 힘들어 하는 이웃이 모두 사라질까? 복지예산은 충분한데 아직도 ‘세 모녀 사건’이 일어나고 또 석 달 동안 아무도 몰랐던 ‘증평 모녀 자살 사건’이 최근 발생했던 이유는 복지공무원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복지공무원이 현장 방문과 상담 등 힘든 일을 기피하기 때문이고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각박한 세태 때문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아울러 공무원 부정 가운데 가장 많은 부정은 복지 지원금 부정 수령임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복지공무원을 늘릴 예산을 도리어 가난한 복지 대상자들에게 현금이나 재취업 학원 수강 바우처로 지급하는 것이 더 나은 복지정책이 될 것이다.

결국 중앙부서는 경제 규제를 위해 존재하고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은 건설인허가와 건설규제를 위해 존재하는 규제를 위한 인력들일 뿐이다. 그리고 운전도 자동차가 스스로 한다는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가 5년 이내에 열린다는 4차 산업 시대에 우리는 아직도 등초본과 인감증명발급을 위해 공무원을 증원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리스 사태로부터 한국이 얻어야 하는 교훈은 제대로 된 정치가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정치는 쉽게 나라를 망하게 할 수도 국민을 구렁텅이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베네수엘라나 그리스로 가는 망하는 사회주의로의 길은 지도자도 결정하지만 결국은 국민의 결정이다. 국민이 군중이 되어 모두 함께 낭떠러지로 걸어가면서도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있는 것이 대중민주주의의 본질이다.

4. 또 다른 두려움 - 준공무원의 확대

청년실업률이 9.9%로 2000년 기준으로 최악으로 곤두박질치자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 관련 회의에서 참석자들에게 “일자리는 민간과 시장(市場)이 만드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일자리 창출에 있어서 공공부문의 역할을 강조하며 ‘특단 대책’을 주문했다.

그 ‘특단 대책’은 두 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공무원 늘리기이고, 또 하나는 준공무원 늘리기다. 사실 한국 사회에는 숨어 있는 준공무원이 상당히 많다. 교사라는 교육 공무원이 특히 그렇다. 이는 한국 사회에 널리 퍼져있는 사교육은 나쁘고 공교육은 좋다는 미신 때문이다. 한마디로 ‘공(公)’은 옳은 것이고 ‘사(私)’는 그르다는 믿음이 교육에서는 특히 강하기 때문이다. 언론과 방송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기자들은 사교육을 과외나 학원쯤으로 생각하고 학교 교육만으로 충분한, 즉 공교육만으로 충분하게 하는 것을 바른 교육정책으로 보도한다. 그러나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수준급으로 치는 학생에게 공교육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 수준급을 천재급으로 만들기 위해서 개인 레슨이라는 사교육은 필수다. 그리고 교육은 원래 교육을 받은 사람에게 이득이 되기 때문에 사회에 필요한 초·중등 교육을 빼놓고 고등교육은 개인의 능력 향상을 위한 것이고 지극히 사적(私的)인 것이다. 배운 것은 내 것이고 내 재산이기에 지극히 사적인 것인데 학교 교육 이외의 교육을 ‘사교육’이라고 금기시하는 모순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누가 잘되는 꼴을 보지 못하는 한국인의 평등화 심성의 발로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좌파 교육학자들의 평등화 주장 때문에 만들어진 거짓 프레임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과거 정부부터 현 정부까지 수준급 교육을 없애고 하향 평등 교육으로 만들기 위해 등록금을 사립도 공립과 동일하게 만들고 교사들의 월급을 정부가 지급하게 만들어 버렸다. 고등학교까지 그리고 지금은 대학까지 수월 교육을 시키기 위해 등록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없게 만들어 버렸다. 그리고 교육 정책이라는 명목으로 사립학교의 모든 교육에 개입하게 되었다. 이것이 교사의 ‘준공무원화’이다. 그래서 공립뿐만 아니라 사립학교까지도 정부가 만든 교과 과정과 교안대로 가르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교육이 전부 정부의 틀 안으로 들어가게 되고 결국 교육이 특성 없이 획일화 사회주의화 되었던 것이다.

사교육의 공공화는 이제 대학까지 침투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사립대학의 어려운 재정을 돕는다는 목적으로 사립대학을 준공영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대학에 재정지원을 해준다며 이사회를 장악해 준공영으로 만들려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서울 1대학, 서울 2대학, 경남 1대학, 경남 2대학으로 만들어 전국 대학의 평준화를 꾀하고 있다. 정부의 재정으로 움직이니 결국 초중고에 이어 대학과 대학 교수까지 준공무원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STX조선 등 조선업(造船業) 관련 기업이나 GM 등 자동차 관련 기업 역시 파산시키지 않고 정부의 지원으로 유지되는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된다면 결국은 준공기업화, 직원은 준공무원화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파산해야 할 기업을 노동자 고용 유지라는 목적 때문에 국민 세금으로 유지하며 고용을 유지하니 결국 사기업의 준공기업화이고 사기업 직원의 준공무원화이다.

하지만 이러한 준공무원화는 현 정부의 공무원들이 힘들여 추진하고 있는 방향이다. 정부의 돈으로 최저임금을 보전해주는 것도 그 중 하나이다. 결국 사기업의 월급을 정부가 대주는 것인데 그렇게 정부 지원에 기대다 보면 기업은 결국 정부의 지원에 타성적으로 안주(安住)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효율성은 떨어지고 파산의 두려움 때문에 정부가 인수하게 되면 사기업에서 준공기업으로 사회주의로의 대열에 합류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 지원으로 버티는 기업이 더 버틸 수 없으면 과거 1986년의 기아자동차처럼 정부가 인수하라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다. 때문에 정치적 결정에 의한 공기업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정부가 이번 국회에 제출한 추경 3조9000억원의 많은 부분은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들의 월급을 3년 동안 연간 900만원을 정부가 보전해주는데 쓰인다고 보도 되었다. 정부의 재정을 들여 중소기업의 임금을 보전해주어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지원하게 하겠다는 정책이다. 이 정책도 일시적이지만 결국 사기업 직원의 준공무원화와 맥락을 같이 한다. 이렇게 공무원을 늘리고 준공무원의 영역을 마구 늘리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확대 정책으로 굳는 듯하다.

이렇게 정부의 재정으로 임금을 지급해주거나 보전해주는 준공무원화는 쉽게 중단하기 힘들다. 하지만 끊지 못한다면 앞서도 언급했지만 그것은 정부 지원에 안주하는 길이고, 결국 사회주의로의 길이다. 그러나 국민 전체가 공무원이었던 사회주의 공산국가는 모두 망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데도 현 정권은 공무원을 17만 4천명을 증원하고 공공부문 일자리는 81만개를 만들겠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결국 공무원의 월급과 연금에 대한 책임은 현재와 미래의 국민이 질 수밖에 없다. 결정은 이미 국민이 투표로 했고 그에 대한 책임도 국민이 져야 한다. 국민이 결정하고 국민이 책임지는 제도가 민주주의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수준만큼만 작동함을 기억해야 한다.

김인영 객원 칼럼니스트(한림대 정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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