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보선 참패 직후 '조국 사태' 거론했다가 테러 당해
납작 엎드린 채 눈알 굴리는 초선들, 사실상 전의 잃은 상태
이재명조차 '조국 사태'에는 침묵 이어가

더불어민주당의 초선 의원들이 전 법무부 장관 조국의 회고록 출간에 침묵하고 있다. 4.7 보궐선거 참패 직후 '조국 사태'를 정면 거론했던 초선들이 이번 논란에는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조국 관련 문제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점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라고 말한다.

오영환·이소영·전용기·장경태·장철민 의원은 지난 4월 '조국 사태'를 비판한 이후 '초선 5적'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초선 의원들은 여의도의 팬덤정치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문자테러에 시달려 사실상 전의를 잃은 상태다. 같은 당 의원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때문에 조국의 회고록 출간으로 '조국 사태' 시즌2가 시작되는데도 초선 의원들은 눈치만 보고 있다. 예외적으로 장경태 의원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는 일이기도 하다"며 "(출간)시기를 가지고 옳다 그르다, 빠르다는 식의 대응은 존중과 경청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조국을 슬쩍 옹호해준 게 전부다.

조응천, 신경민 의원은 "4·7재보선 패배의 주요한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는 분이 저서를 발간하는 것은 우리 당으로선 참 당혹스러운 일", "당내 우려가 굉장히 많다" 등의 발언으로 다시금 화제에 오른 조국을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조국의 시간’은 조국의 권리이지만, ‘민주당의 시간’은 당의 의무다"며 "내로남불 논란에 대해 달라지겠다는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정청래 의원은 "조국이 흘린 피를 잊어서는 안 되겠다"면서 "독후감을 써 올리겠다"고까지 했다. 그는 민주당 지지자들과 더불어 조국의 회고록 구매 인증 대열에 앞장서기까지 했다. 

추미애, 이낙연, 정세균 등 민주당 대권주자들이 조국의 회고록 출간 소식에 '조국 일가는 검찰개혁의 억울한 희생양'이었다며 일제히 검찰을 때린 데 비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조국 문제와 관련해선 거리를 두고 있다. 대신 '이준석 신드롬'에 대해선 "야당뿐 아니라 정치권 전체의 변화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국민의 뜻을 치열하게 찾아내고 존중하고 집행하는 본연의 정치로 되돌아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 지사가 "문재인 정권의 부정적 요소들과 최대한 거리두기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조국을 옹호하면서까지 친문 지지층을 흡수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