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국 회고록 출간으로 '조국 대 반(反)조국'으로 전선 나뉘는 중

전 법무부 장관 조국의 회고록 출간으로 여권이 쑥대밭이 되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 관련 첫 대국민 사과를 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이 조국 사태로 공식 사과 입장을 내기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오는 2일 취임 한 달을 맞이해 '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 보고대회를 하기로 했다. 송 대표가 취임 직후 민주당 서울시당과 중앙당에 각 연령 및 계층별로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을 듣고 취합해 당 쇄신 방안을 내놓겠다고 공언한 것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당초 1일에 진행하기로 한 '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 보고대회는 하루 늦춘 2일로 연기됐다. 조국이 자신의 회고록 출간일을 같은 날인 1일로 결정하면서 당이 쑥대밭이 됐기 때문이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프로젝트 출범 며칠 후 조국 전 장관이 ‘조국의 시간’이라는 회고록을 6월 1일에 발간한다고 발표했다. 하필이면 프로젝트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를 개최하는 날과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당의 주요한 대권 주자들이 강성 당원들을 의식하여 조 전 장관에 대해 경쟁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내는 모습이 이런 당혹감을 넘어 더욱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2007년 이명박-박근혜 대선경선 이후 14년 만에 국민의힘은 ‘이준석 돌풍’으로 당내 경선에서 국민적 관심을 받아 활력이 만발한 반면, 우리 당은 다시 ‘조국의 시간’이라는 수렁에 빠져들 수는 없다"며 "송영길 대표를 중심으로 임박한 정치격변의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조국의 시간’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입장을 정리하여 일관되게 민생에 전념하는 집권여당의 듬직한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약 1시간 동안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 보고대회를 겸해 '조국 사태' 관련 입장도 내놓을지에 대해 협의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송 대표가 일부 참석자들의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사안을 정리하는 것으로 회의를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그간 송 대표는 조국 관련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송 대표가 어느 정도 수위로 사과 입장을 내놓을지에 대해선 밝혀진 바가 없다. 

조국 수호에 나선 당원들과 이에 편승하려는 여권 내 대선주자들과 달리 일반 민심은 조국의 회고록 내용이 알려질수록 분노하고 있다. 불안감을 느낀 민주당 의원들은 '조국 사태가 재발하면 내년 대선에 큰 악재'라는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조국의 회고록 출간으로 민주당은 '조국 대 반(反)조국'으로 전선이 나뉘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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