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光州교육청,'북한 수학여행' 청원참여 독려공문 학교에 보냈다
[단독]光州교육청,'북한 수학여행' 청원참여 독려공문 학교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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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여개 산하 학교-기관에 보낸 공문 통해 "남북청소년 통일열차 타고 수학여행가자!"는 청원 참여 독려
상당수 교사및 학부모 "北에 우리 아이들 인질로 보내라는 건가…당황스럽다" 반발
사진 = 광주시교육청이 11일 학교 등 전기관에 발송한 공문 캡쳐
사진 = 광주시교육청이 11일 학교 등 전 기관에 발송한 공문 캡쳐

광주(光州)광역시 교육청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북한 수학여행 허가'를 위한 청와대 청원에 참가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PenN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에 대해 상당수 교사와 학부모들은 "학생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북한 지역으로의 수학여행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PenN이 11일 단독 입수한 광주시교육청의 공문에 따르면 광주시교육청 민주인권생활교육과는 이날 '남북청소년 평화통일 수학여행 추진을 위한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 안내'라는 제목으로 "남북청소년 통일열차 타고 수학여행 가자"는 청원에 독려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교육청 산하 350여개 학교와 기관에 발송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이 공문에서 "'남북청소년 평화통일 수학여행 광주시민추진위원회'에서 평화통일 수학여행 추진을 위한 청와대 국민 청원을 진행하고자 협조를 요청했다"며 "각급 학교와 기관에서는 학생 및 교직원에게 관련 내용 및 참여방법에 대해 안내해 달라"고 주문했다.

공문에는 '남북청소년 평화통일 수학여행 광주시민추진위원회'의 청와대 청원 내용 전문과 청원 참여 방법 안내를 자세히 담았다.

광주시민추진위원회는 "한반도의 오늘과 내일을 살아갈 남북 청소년들이 평화롭고 통일된 조국을 함께 꿈꾸며, 통일열차를 타고 개성과 백두산에서 만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주기를 희망한다"며 "3차 남북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다루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촛불혁명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의 분단적폐청산 노력과 성과를 응원한다", "3.6 남북 합의로 조성된 3차 남북정상회담을 적극 환영한다"는 등의 정치적인 발언도 삼가지 않았다. 이러한 발언은 광주시교육청이 보낸 공문에도 그대로 담겼다.

또 학생들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며 "청소년은 교복 입은 시민입니다. 교복을 입고 일제에 저항하며 조국의 해방과 독립을 외쳤고 독재에 맞서 민주와 정의의 길에 함께 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촛불광장에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여정에도 함께했다. 이제는 6·15와 10·4를 기념하며 평화와 통일의 길에 함께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공문을 받은 현직 교사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공문을 받은 광주 지역 학교의 한 교사 김모씨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운영된 내용을 보면, 북한으로 수학여행을 간다는 것은 우리 아이들을 사실상 인질로 보내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며 "고민 끝에 교육청의 이런 지침은 따르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현직 교사는 "공문 내용을 보니 교사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만들어 학부모의 청원을 독려하라는 뜻"이라며 "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이런 압력을 넣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교육청의 김재황 장학사는 PenN과의 통화에서 "취지에 동의하지 못하면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라며 "판단은 개별 교사나 학생들이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진= 청와대 청원 홈페이지 캡쳐
사진= 청와대 청원 홈페이지 캡쳐

광주시교육청은 지난달 25일에는 수학여행단 방북 등 남북교류 내용을 담은 제안서를 청와대와 통일부,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에 발송한 바 있다.

당시 친(親) 전교조 성향인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평화 공존, 화해 협력을 통한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남북 교육·청소년 교류를 가장 우선해야 한다”며 “민족의 동질성 회복을 위해 교육 부문의 다양한 교류방안을 모색하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교육청이 청원을 독려한 '북한 수학여행' 청원은 지난 10일 청와대 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와 11일 오후 6시 현재 316명이 참여했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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