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26일 열렸지만, '자질 검증'보다는 '해명 기회'에 치우친 것 아니냐는 시선이 정가에서 쏟아져 나왔다.
심지어 그를 둘러싸고 벌어진 '자녀 부정 채용 논란'에 대해 현 정부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청문위원이 검증은 커녕 도리어 그에게 해명기회를 보장했다는 지적이다.
김오수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렸다. 그의 아들에 대한 공공기관 취업시 채용서 논란이 불거졌다. 야당에서 지적한 것은 "무성의한 자기소개서"라는 것인데, 이에 대해 여당 측 위원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라며 검증보다 설명에 비중을 두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의 인사는 바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김남국 의원이다. 김 청문위원은 직접 설명해야 하는 김 후보자에 앞서 본인이 스스로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의 경위를 언급했다. 다음은 그의 발언.
▶ 아들과 관련된 내용이 기사화 되고 있는데요. 여러가지 부정청탁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것인데, 오늘 말씀 들어보면 전혀 없었던 것 같습니다.
▶ 자료를 보게 되면 후보자가 영향력을 미칠 필요가 없었고, 객관적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죠?
▶ 오해가 있었던 것 같은데, 정당한 절차를 통해 한 것으로 해서 문제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전혀 관여한 적 없고, 오늘 처음 알았다"라고 짧게 답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오늘 청문회는 저의 지난 삶을 되돌아보는 자리이자, 검찰의 미래를 위해 국민의 대표이신 위원님들의 소중한 가르침을 받는 기회"라며 "여러분들의 질의에 최선을 다해 진솔하게 답변드릴 것을 다시 한 번 약속드린다"라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이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김 후보자를 검증하는 자리에서 여당 측 청문위원이 오히려 김 후보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가능하다.
이번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를 참관한 일부 국회 관계자들은 "이게 무슨 검증이고 청문회냐"라며 "이번 청문회에서 '제식구 감싸기' 문제를 거론했는데, 정작 검증해야 하는 청문위원 중에서도 여권 위원이 오히려 감싸고 있는 것 아니냐"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개각 인사에 대해 국민의힘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무총리 및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이번 인사가 강행될 경우, 현 정부 여당의 30번째가 넘는 야권의 보고서 채택이 누락된 장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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