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음악 등 작품이라는 결과물을 내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투입하는 문화계 콘텐츠 제작자들이 근로시간 단축을 강행하면서 업계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불만을 표하고 있다.

문화계의 콘텐츠 제작 업자들은 제조업처럼 교대 근무가 가능한 분야도 아니고 배우나 가수들과 이들을 돕는 매니저 등은 일이 일정하게 있는 것이 아니기에 정부의 일괄적인 근로시간 단축에 따르기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1일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태스크 포스(TF)를 발족했다. 문체부는 '콘텐츠 업계 고용 체질 개선 TF'를 이날 구성해 첫 회의를 가졌다. 지난 2월 근로시간 단축이 포함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오는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와서야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날 TF에는 영화, 드라마, 음악, 게임, 애니메이션, 패션, 방송, 광고 등 콘텐츠 장르별 단체들과 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콘텐츠 제작 업계 관계자들은 근로시간 제한을 받지 않고 장시간 근로를 시킬 수 있는 '근로시간 특례업종'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친(親)노동조합 성향의 문재인 대통령은 근로시간 단축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고 지난 2월 법정 노동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오는 7월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되 2021년까지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

영화 제작자들은 개정안이 시행되면 제작비가 편당 20~30%, 많게는 배 이상 상승이 불가피해 중소영화 제작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배우기획사들이 모인 연예매니지먼트협회(연매협)도 "근로시간 단축으로 촬영장 가다가 매니저가 시간이 되면 차량 시동을 끄고 내려야 할 판"이라며 업계 현실을 전혀 모르는 문재인 정권에 대해 비판했다.  

가요기획사들이 모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한매연)도 "가수와 매니저 등은 특수 직종이어서 근로시간을 맞추기 힘들다"며 "가수들의 경우 앨범 활동기간에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활동이 끝나면 장기간 휴식을 취하는 패턴이고 매니저 역시 가수와 함께 한다"고 말했다,.

한편, TF에는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영화진흥위원회, 문화관광연구원,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한국애니메이션제작협회,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한국연예인제작자협회,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방송영상제작사협회,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한국광고산업협회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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