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인사부, 폭로직원 사이버수사대에 수사 요청...‘참고 조사’ 필요
공정노조위원장 "편갈라서 상대편 골탕 먹이기에만 열중하며 시간 허비"
"편향적이고 친북적인 시각으로 출제한 것은 누가 보든 당연히 지적해야할 일"

2018년 MBC 신입사원 공채 시험문제에 북한 관련 문제가 출제된 것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MBC직원이 사이버수사대에 고발됐다. 최승호 사장 체제의 MBC가 들어선 뒤 파업 불참자 등을 대상으로 보복성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내부 반발에는 수사 요청 등으로 대응하며 압박하는 모습이다.

이순임 MBC공정방송노조 위원장은 “지난 밤 퇴근하는 도중에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2팀에서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아야한다고 전화가 왔다”고 밝혔다. 그는 사이버수사대측이 “MBC인사부에서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요청했고, 신입사원 공채 시험문제를 유출한 것과 관련해 ‘참고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이순임 위원장은 “대한민국의 MBC가 신입사원 시험 문제를 편향적이고 친북적인 시각으로 출제한 것은 누가 보든 당연히 지적해야할 일”이라며 “노조 위원장으로서 회사가 잘못 출제한 시험문제에 당연하게 의문을 제기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앞서 “최승호 사장에게 ‘편향적인 시험문제 출제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청한 바 있다”고 밝히며 “그러나 최승호 사장은 오히려 MBC인사부를 통해서 회사의 미래를 걱정하는 이를 사이버수사대에 고발하여 수사를 의뢰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참으로 저급하고 몰상식하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또한 MBC의 광고수익 하락 등 힘겨운 MBC상황을 지적하며 “MBC내부에서는 도끼자루가 썩든 말든 여전히 니편 내편 갈라서 상대편 골탕 먹이기에만 열중하고 있다. MBC는 아까운 시간을 참으로 한심하게 허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MBC는 이제 바른 것을 바르다고 말하면 처벌받는 세상이 되었나?”고 반문하며 “참으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고 토로했다. 이어 “MBC에서 30여년간 근무한 저는 직원들이 회사 걱정을 안해도 회사가 잘 돌아가던 그 자유롭던 시절이 그립다”며 글을 맺었다.

한편 MBC는 지난 3월 18일 실시한 신입사원 공채 논술시험에서 유도성ㆍ편향성 질문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다음은 ‘MBC 공정방송노동조합이 드리는 오늘의 이슈’ 전문.

어제 저녁 퇴근하는 도중에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2팀에서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제게 전화가 왔습니다. 2018년 MBC 신입사원 공채 시험문제에 북한 관련 문제가 출제된 것을 유출한 것에 대한 ‘참고 조사’라고 합니다. MBC 인사부에서 사이버수사대에 저를 수사 요청했다는 것입니다. 일베사이트에 이 기사를 올린 사람도 찾아냈다고 했습니다.

저는 MBC 공정방송노조 위원장입니다. 대한민국의 MBC가 신입사원 시험 문제를 편향적이고 친북적인 시각으로 출제한 것은 누가 보든 당연히 지적해야할 잘못된 일입니다. 저는 노조 위원장으로서 회사가 잘못 출제한 시험문제에 대해 지극히 당연하게 의문을 제기했던 것입니다.

신입사원 공채시험 당일 날 저는 시험 감독관으로 참석하여 시험지를 받아든 수험생들의 놀라워하는 표정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고, 그 광경을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수험생들은 시험문제를 받아들고 아마 좌편향적으로 답을 써야하나 우편향적으로 답을 써야 하나 많은 고민을 했을 것입니다.

저는 이미 최승호 사장에게 ‘MBC 신입사원 공채시험 수험생들과 한국의 시청자들과 그리고 MBC 직원들에게 편향적인 시험문제를 출제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청한바 있습니다. 그리고 훗날의 역사를 위해서라도 2018년 MBC 신입사원 시험 문제 중 특히 주관식 시험문제는 무효화해야 합니다. 회사는 그런 문제를 출제하고도 아무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최승호 사장이 정상적인 시각은 가진 분이라면 이 문제에 대해 저의 요청이 있기 전에 이미 수험생들과 시청자들과 그리고 MBC 직원들에게 사과를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최승호 사장은 오히려 MBC 인사부를 통해서 회사의 미래를 온몸으로 걱정으로 저를 사이버수사대에 고발하여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참으로 저급하고 악랄하고 몰상식합니다.

편향적이고 친북적인 시험문제를 낸 MBC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시청자들은 그런 MBC를 떠난지 이미 오래되었고, 광고수익 또한 더욱 땅끝으로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MBC 내부에서는 도끼자루가 썩든 말든 여전히 니편 내편 갈라서 상대편 골탕 먹이기에만 열중하고 있습니다. MBC는 지금 아까운 시간을 참으로 한심하게 허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작금의 MBC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워 ‘뉴스타운 유투브방송’에 출연하여 이러한 사실들을 공개했습니다. 최승호 사장이 잘못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조목조목 그곳에서 설명했습니다. 최승호 사장도 ‘뉴스타운 유투브방송’을 꼭 보시고 MBC의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MBC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참고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MBC 신입사원 주관식 문제지를 받아든 수험생들이 왜 그토록 놀라워했는지 여기서 다시 한번 시험 문제를 게재합니다. 주관식 문제는 아래의 1개가 출제되었습니다.

-남북 올림픽 단일팀을 놓고 ‘스포츠 교류의 출발점’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민족이나 평화는 공정성을 압도하지 못했다’는 비판론이 우세했다. 단일팀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늘고 남북간 대화 분위기도 고조된 현 시점에서 두 견해를 되짚어 보고 그 의미를 평가하라. 글 속에서 ‘평화’ 혹은 ‘공정성’에 관한 본인의 생각을 드러나도록 하라.

또한 객관식 65번 문제는 아래와 같습니다.

- ‘북의 선군정치의 의미는?’

1) 군대가 국가의 기본이라는 통치방식이다.

2) 수령은 선한 군주와 같다는 통치철학이다.

3) 수령이 어떤 지위보다 앞선다는 통치원칙이다.

4) 김일성의 유언에 따라 통치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5) 당과 국가 그리고 수령은 하나의 몸과 같다는 통치철학이다.

MBC는 이제 바른 것을 바르다고 말하면 처벌받는 세상이 되었습니까? 참으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힙니다. MBC에서 30여년간 근무한 저는 직원들이 회사 걱정을 안해도 회사가 잘 돌아가던 그 자유롭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2018. 4. 11.

MBC 공정방송노동조합 위원장 이순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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