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진실을 지키기 위한 본격저항과 반격 시작됐다
주눅 들어서도 안 되고 회피해서도 안 된다

권순활 전무 겸 편집국장
권순활 전무 겸 편집국장

정상적인 판단력과 지력(知力)을 갖추고 대한민국 체제를 아끼는 자유우파 성향 한국인에게 지난 1년 반은 분노와 절망의 시간이었다. 명색이 세계 10위에 가까운 경제력을 자부해온 한국 각 분야의 전반적인 수준이 이런 정도로 형편없는지를 절감하는 날들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 10월 이른바 탄핵 정변'이 본격화한 뒤 드러난 정치권 검찰 법원 언론의 민낯을 돌이켜보면 후진국도 이런 후진국이 없었다. 일종의 사회적 광기(狂氣)가 우리 사회를 상당기간 지배했다.

시간이 흐르고 허위와 과장의 커튼이 걷히면서 한때 박근혜 죽이기와 박근혜 쫓아내기에 동조했던 사람 중에도 무리한 탄핵이었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거나, 내놓고 말은 못해도 그렇게 생각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어떤 구실을 붙여서라도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 인간의 일반적인 속성이긴 하지만 적어도 그 정도의 양심과 정직성은 있어야 정상적이다. 이는 박근혜라는 개인, 또는 박근혜 정권이라는 특정 정권에 대한 호오(好惡)의 평가와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文정권 출범 후 정책-인사 실패 넘어 국가정체성 위기까지

수많은 거짓과 선동, 무리수와 비겁함의 산물인 억지 탄핵 이후 나라가 더 나아졌다면 그래도 국가적 업그레이드를 위한 성장통(成長痛)이라고 애써 자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5월 허겁지겁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한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뒤 11개월 동안 대한민국의 모습은 과연 어땠나.

외교안보와 경제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만큼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은 순식간에 곤두박질쳤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어느 정권도 출범 1년도 안 돼 국가의 위상을 이렇게 급전직하로 추락시킨 적은 없었다. 최근 연일 뉴스거리를 제공하는 참여연대 출신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 추문을 포함해 이만큼 형편없고 저질인 고위직 인사(人事) 실패 시리즈를 나는 언론계 생활 30여년 동안 본 적이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과거 극좌 친북 운동권 출신의 핵심 집권세력이 주도하고 이들과 철지난 이념을 같이 하거나, 혹은 단순히 자신의 출세를 노리는 상당수 판사 검사 경찰간부 행정공무원들의 부역(附逆)’이 불러올 수 있는 '국가정체성 뒤집기의 위험성이다. 최근 용기를 내기 시작한 극소수 언론 매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문 방송 포털만 보는 국민은 이 문제를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미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과거 우파 권위주의 정부 시절 함석헌 선생은 깨어있는 백성이라야 산다라고 했지만 정말로 지금이야말로 진정으로 깨어있는 국민, 혹은 깨어있는 시민이 절실한 때다.

이 정권 출범 후 사회 곳곳에서 대한민국 체제를 뿌리채 폄훼하는 극좌에 가까운 좌파 세력이 활개를 치고 법적용에서도 좌파 무죄, 우파 유죄가 암묵적 공식(公式)이 되다시피 했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적지 않은 국민이 좌절하고 위축된 듯한 분위기도 느껴진다. 좌파 집권세력 일각에서는 다시는 정권을 반대세력에 내주지 말자는 호언장담도 들린다. 아무리 정권이 깽판을 쳐도 극소수 매체를 제외한 전반적인 언론환경이 좌편향됐거나 아니면 알아서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납작 엎드리고 있으니 우파의 활로(活路)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걱정의 목소리도 높다.

대한민국 비상국민회의에 쏠린 뜨거운 관심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이 며칠 사이에 나타난 몇 가지 움직임은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던져주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대한민국 비상국민회의의 출범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가 확정된 사실이다.

지난 9일 서울 태평로의 한 식당에서 공식출범을 위한 준비회의를 가진 대한민국 비상국민회의(상임의장 박관용 전 국회의장)는 자유우파 성향 국민에게 신망이 높은 우리 사회 각계의 원로나 리더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지만 필자가 직업상 잘 아는 분야인 언론계만 예로 들더라도 1980년대 동아일보 최전성기의 편집국장을 지내면서 평생 다른 곳에 눈길 돌리지 않고언론 외길만 꼿꼿하게 걸어온 남시욱 화정평화재단 이사장,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총리에 지명됐다가 확고한 우파 성향 때문에 일부 좌파 언론과 정치세력의 마녀 사냥에 낙마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 현재 같은 회사에 몸담고 있어 굳이 더 설명은 않겠지만 이 칼럼을 읽는 독자라면 다 알고 있을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 같은 분들이라면 자유우파의 대표성을 갖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대한민국 비상국민회의가 출범한다는 소식을 펜앤드마이크(PenN)9일 오후 550분경 처음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보도하자 독자들의 반응은 즉각적이었고 뜨거웠다. 기사 출고로부터 만 이틀도 지나지 않은 11일 오후 3시 현재 <‘대한민국 비상국민회의출범한다...각계 우파원로 참여 저항선언(윤희성 기자)> 기사를 읽은 독자들의 조회 수는 17만회를 훌쩍 넘어섰고 계속 늘어나고 있다. 관련 기사를 개인 블로그에 올리거나 페이스북이나 카톡을 통해 공유하는 움직임도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얼마나 많은 국민이 한국을 덮치고 있는 좌파 전체주의의 위협을 심각하게 느끼고 이런 잘못된 흐름을 견제하는 자유를 위한 투쟁에 목말라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6.13 지방선거, 김문수 이인제 김태호라면 해볼 만하다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에 좌파 정권의 폭주와 일탈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태극기 애국민심을 반영하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확정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 정권 중간평가의 성격을 지닌 6.13 지방선거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탄핵 정변에 가세한 뒤 탈당했다가 세불리를 느껴 복당한 이른바 배신자들이 적지 않은 현재의 한국당에 실망해 마음을 잡지 못한 우파 성향 유권자가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한국의 정치구도에서 2016년 총선 때처럼 이들이 대거 투표장에 나가지 않거나 다른 정당 후보를 택한다면 우파정당이 패배하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동안 종종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우파 성향 유권자를 실망시킨 홍준표 대표 체제의 한국당이 최근 탄핵 정변에 가담하지 않은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에 이어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함으로써 이번 지방선거는 한번 해볼 만한 선거구도로 바뀌고 있다.

지금 한국의 현실이 끝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터널처럼 비칠 때도 많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주눅이 들어서도 안 되고, 회피해서도 안 된다. 대한민국의 좌경화를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법조계나 언론계의 현주소가 현저히 기울어진 운동장인 것은 부인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그 안에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대한민국의 국가정체성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양심적인 인사가 상당수 존재한다고 믿는다. 깨어있는 국민이 늘어나면 사회 각 분야에서도 그런 이들이 점차 자신감을 얻고 발언력도 커질 것이다. 자유와 진실을 지키기 위한 본격적인 저항과 반격이 이제 시작됐다.

권순활 전무 겸 편집국장 ks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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