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정책 현장 일선에서 벌어지는 각종 혼란에 대해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바로 문 대통령의 15일 '스승의 날 기념사'에도 불구하고 공허하게 들린다는 교육계의 불만섞인 성토가 나왔다는 점이 그 방증으로 부각됐다.
문 대통령은 15일 오전 자신의 SNS에 '스승의 날 기념사' 영상과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코로나19 이후 시대가 놓여 있다"며 "교육이 먼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우리 아이들의 변화 속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마디로,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시대를 위해 선생님들이 변화하라'라는 주문이다. 대통령이 강조한 '변화'의 구체적인 내용은, 지난 12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입(口)'을 통해 확인된다.
유은혜 부총리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9월에 전면 등교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올해 2학기부터는 학생들이 매일 수업을 받는 것으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교육부는 오는 9월부터 2학기를 맞이해 전면 등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부총리는 "전체적으로 백신 접종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9월 전면 등교를 준비 중"이라고 밝히면서부터다.
결국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변화를 위해, 교육이 새로운 변화를 마주하면 아이들은 새로운 미래와 만날 것"이라던 문 대통령의 스승의날 기념사 속 의도는 '9월 등교'를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15일 0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체 확진자는 13만1천61명을 넘겼고, 이날 681명이 신규 확진됐다. 전체 확진자 중 국내 발생자는 12만 2천370명으로, 전체 확진자 중 90% 수준이다. 이번주 내내 600명~700명선의 확진세가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오는 9월 중·고등학생 300만명의 학생들을 등교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교육계 일선의 선생님들은 이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기자는 15일 오전 서울 동부권역의 한 공립 중학교 소속 현역 사회교과계열 교사를 강남구 일대에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그의 이야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스승의 날 기념사를 했던데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 공허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죠. 코로나19 확산세도 문제지만, 이에 대응하는 교육당국은 학교 단위별로 재량을 강조합니다. 재량이 무엇이겠습니까? 한 마디로, '학교장이 알아서 처리하라'라는 겁니다. 학교장이 알아서 조치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지라는 겁니다. 학교가 한 두개도 아니고, 당연히 대응이 일사불란할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당장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일선의 학교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라는 당부 외에는 당최 할수 있는 실질적, 어떤 정책적 대안조차 없습니다. 그런데 '한번도 경험 못한 시대'를 준비하라고요?
-유은혜 부총리가 지난 12일 '9월 전면 등교 검토'를 밝혔는데요, 가능하겠습니까?
▲ 지금 오늘, 코로나 확진세를 한번 보시면 15일 기준으로 13만명이 확진됐고, 그중 12만명이 국내 확진자입니다. 'K-방역'인가요? 이번 해에는 집단 면역이 된다, 안된다 이런 이야기도 있었던 것 같은데요. 그런데요 기자님, 현실은 어떻습니까? 지금 백신 접종만 하더라도 아이들을 비롯해 학교 최일선에서는 제대로 받아 보지도 못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 9월 전면 등교를 한다고요? 만약에 그러다 코로나19에 아이들 중 한 명이라도 걸리면, 그때가서는 어떡합니까? 한 교실에 아이들은 4명이 아니라 20~30명 씩 밀집해 있어요. 그런 상황에서 한 명이라도 걸리면 200~400명 수준의 한 개 학교가 통째로 폐쇄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에서는 '준비하라'라며 내세우지만, 정작 교육계 현장 일선에서는 '혼란'입니다. 현실을 좀 제대로 파악이나 하고서 그런 말씀들을 하셔야지 참···.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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