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가 6년 8개월 만에 최대로 증가하는 등 고용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정부의 설명에 고용의 질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공 일자리는 증가하는 반면 제조업 일자리는 감소하고, 구직 단념자는 늘어나고, 노인 일자리가 청년 일자리 추월를 추월한 데다 36시간 이상 일자리는 오히려 줄고 단시간 일자리만 증가했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4일 지난달까지의 통계청 수치를 바탕으로 작성한 '우리나라 5대 고용 난제' 보고서에서 이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먼저 한경연은 문재인 정부가 '좋은 일자리'로 지목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가 2018년 12월 이후 29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2019년 2월 이후 27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자영업자들이 경영 악화 등으로 종업원을 줄이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일 찾기를 포기하는 구직 단념자도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 연속 증가세다. 구직 단념자가 14개월 연속 증가한 경우는 2003년 4월~2004년 7월 카드사태 때와 2008년 9월~2011년 1월 금융위기 등 두 번뿐이다.

자료: 한경연

공공 일자리는 증가하는 반면 제조업 일자리는 감소하는 것도 고용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공공일자리가 다수 포함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종사자는 2016년 1월 172만6천 명에서 올해 4월 249만2천 명으로 76만6천 명 증가했다. 반면 양질의 일자리를 대표하는 제조업 일자리는 같은 5년여의 기간 동안 467만3천 명에서 438만6천 명으로 28만7천 명 감소했다.

특히 매월 증가세를 보이던 제조업 일자리는 2016년 1월 최고치를 찍은 후 계속 감소 추세라고 한경연은 전했다.

자료: 한경연

노인 일자리 수가 청년 일자리를 추월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2016년 1월 60세 이상 노인 일자리는 326만4천 명으로, 15~29세의 청년 일자리(386만6천 명)보다 60만2천 명 적었다.

하지만 올해 4월 현재 노인 일자리와 청년 일자리는 각각 540만8천 명, 383만2천명을 기록하며 노인 일자리가 청년 일자리를 157만6천 명 앞질렀다.

장기 일자리는 감소하고, 단기 일자리는 증가하는 상황도 고용의 질 악화를 가속시키고 있다.

2016년 1월 36시간 이상 일자리는 2천109만2천 명에서 올해 4월 2천103만1천 명으로 6만1천 명 줄었다. 반면 36시간 미만 일자리는 같은 기간 386만8천명에서 578만명으로 191만2천명으로 늘었다.

김용춘 한경연 고용정책팀장은 "고용시장은 양적 뿐만 아니라 질적 수준도 중요하다"면서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와 우리 미래를 이끌 청년일자리가 줄고 있다는 점은 뼈아프다"고 밝혔다. 이어 "민간 기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전략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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