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안 제출 시한 지난 뒤 노사간 합의 이뤄져
STX조선 노사, "인적 구조조정 없이 임금·상여금 삭감 등으로 비용 절감하겠다"
산은은 "실질적 이행 가능성 점검하겠다"는 입장

연합뉴스 제공

STX조선해양의 노사간 합의가 자구안 제출 시한이 지난 뒤 타결됐지만, 이미 회생절차를 신청하겠다고 밝힌 채권단이 이를 받아들일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10일 STX조선해양의 자구계획 및 노사확약서가 기한 내 제출되지 않자 원칙대로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제출 기한인 9일을 넘겨 새벽 노사 합의가 이뤄진 것에 대해선 정식적으로 자구안이 접수되면 추가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부와 산업은행은 STX조선 노사가 생산직 인건비 75% 감축(약 500명) 등의 자구계획에 합의해 확약서를 가져오면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하는 등 자력 생존의 길을 터주겠다고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STX조선 노사는 인력 감축 목표에 전날까지 합의하지 못했고, 희망퇴직과 아웃소싱 신청 규모도 감축 목표에 못 미쳤다. 전날 자정이 지나자 산업은행은 "자구계획이 제출되지 않아 원칙적으로 회생절차 전환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자구안 제출 시한이 지나자 노조는 희망퇴직과 아웃소싱 등 인적 구조조정 규모를 줄이는 대신 무급휴직·임금삭감·상여금 삭감을 통해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한 생산직 인건비 75% 절감 효과를 내는 방향으로 고정비 절감에 나서겠다며 일단 합의는 이뤄진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노사 간 어느 정도 접점을 찾았으나 세부적으로 더 조율할 부분이 있어 계속 사측과 협상 타결을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노조의 원칙을 고수한 협상안을 끌어냈으며, 우선 협상 마무리에 집중한 뒤 차후 대응은 산업은행의 최종 결정을 지켜보고 결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사측 관계자는 "노조 동의만 구해지면 최종 확약서를 제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대한 빨리 노사 간 합의를 끝내 완성된 확약서를 산업은행에 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산업은행은 STX조선이 자구계획서와 노사확약서를 제출하면 세부내용과 실질적인 이행 가능성 여부 등을 점검해 STX조선 처리방침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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