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원정대가 선호하는 얀센 백신 역시 EMA가 혈전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미국 내 접종 이후 발생할 문제점에 대한 대처가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백신 원정대가 선호하는 얀센 백신 역시 유럽의약품청(EMA)이 혈전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미국 내 접종 이후 발생할 문제점에 대한 대처가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백신이 남아도는 미국으로 백신을 맞으러 가려는 ‘백신 원정대’ 여행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백신 접종 계획이 불투명해지면서, 30~50대를 중심으로 백신을 맞으러 떠나겠다는 지원자가 늘어나면서다.

따라서 ‘백신 원정대’는 백신을 지각 구매한 문재인 정부가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경제적 문제점이다.

30~50대 부유층 중심 현상, 또 다른 백신 디바이드 현상 초래

우선 백신 원정대는 부유층을 중심으로 한 세태이다. 때문에 또 다른 백신 디바이드(격차)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지난 11일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원정 백신 접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백신 관광 상품 출시를 논의하는 중이다”고 밝혔다. 이러한 ‘백신 원정대’가 등장한 이유는 국내 백신 물량의 부족 때문이다. mRNA 백신이 선호되는 상황에서 화이자는 고령층 위주로 접종해 물량이 부족하고, 모더나는 아직 구체적인 도입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백신 여행 상품은 관광객에게도 백신을 접종해 주는 미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뉴욕과 댈러스,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들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료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지난 6일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등 주요 명소에 승합차를 이용한 이동식 백신 접종소를 설치해 관광객이 백신을 맞을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알래스카주는 오는 6월 1일부터 주 내에 있는 4개 공항에 도착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무료로 백신을 접종해 준다. 2회 맞는 화이자, 모더나 백신과 1회 접종하는 얀센 백신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2회 맞는 백신보다는 1회 접종하는 얀센 백신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전해진다.

이 여행사는 ‘부유층을 중심으로 한 여행상품’이라는 점에서 비판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신중하게 출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여행업계 관계자는 “청장년층에 접종되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에 대한 안전성 문제 때문에, 백신 원정대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주에서 1회 접종하는 얀센 백신을 맞은 뒤 LA와 샌프란시스코 등지를 10일간 여행하는 단체 상품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료를 제외하고 약 2500달러(약 279만 원)로 가격을 책정했다고 한다.

미국 내 한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여행사에도 최근 백신 여행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 여행 카페에도 관련 글이 계속 올라오는 실정이다. 온라인에서는 지인들끼리 5~6월 중 백신 여행을 가기로 했다는 글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지인 중에는 이미 백신 여행을 간 사람도 있다”는 글도 눈에 띈다.

여행객들도 예약 없이 접종소에 가서 바로 맞을 수 있다는 장점에 문의 쇄도

미국 현지에서 회원 수 20만 명 규모의 온라인 여행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미국에서 여행객 대상 백신 무료 접종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5월부터 문의가 늘었다”며 “요즘은 예약하지 않아도 접종소에 가서 바로 맞을 수 있는 미국 상황을 알고 문의가 늘어나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모든 여행객을 대상으로 100%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하와이에서도 여행을 하면서 백신을 맞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온라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5월에 코나 여행도 가고, 백신도 맞을 수 있다니 너무 좋네요”라는 댓글이 대부분이다.

하와이 여행을 가서 백신을 맞을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해주는 여행 안내 블로그 내용. [사진=블로그 화면 캡처]
하와이 여행을 가서 백신을 맞을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는 여행 안내 블로그 내용. [사진=블로그 화면 캡처]

미국은 백신 관광을 적극 환영하는 입장이다. 현재로서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 멕시코에서 백신을 맞으러 오는 관광객 위주다. 하지만 점차 여러 나라로 확산되리라 전망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백신 원정대 논의는 역으로 국내 백신 수급 계획이 불안정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면서 “부유층을 중심으로 한 여행상품이라는 점에서 상대적 박탈감의 문제도 소홀히 여길 수 없다”고 우려했다.

미국서 얀센 백신 맞고 부작용 생기면 낭패, 국내에서 보상 못 받아

방역 전문가들은 또 다른 우려를 제기한다. “미국에서 백신을 맞고 부작용이 날 경우, 대처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다. 게다가 얀센 백신에 대한 우려도 지적된다. 얀센은 1회만 맞아도 된다는 점에서 여행자들이 맞기에 가장 적합한 백신으로 꼽힌다.

얀센은 지난 2월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 4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이어 얀센 백신도 접종 뒤 혈전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미국에서 얀센을 맞고 혈전이 발생했을 경우, 국내에서는 보상을 받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미국 내에서 접종 후 문제가 생겼을 경우, 여행자보험으로 처리가 되는지” “해외 변이 바이러스가 걱정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하지만 여행업계 관계자는 “국가 간 백신 인정 문제만 해결되면 백신 관광은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해외에서 접종을 마친 사람에게는 2주 자가격리를 면제해 달라는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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