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서울시장 김문수·세종시장 송아영 후보 추대 결의식
김문수 "동북아 '자유의 수도' 이대로 허물 수 없다"
"서울시장 못내는 당이라면 해체돼야" 당 위기 거론
"고통받는 北주민, 조국 젊은이들 절망, 희망으로 바꿀 도구 되겠다"
김문수 후보에 홍준표 "영혼이 맑은 남자" 김성태 "청빈의 상징"
송아영 세종시장후보 "17개 광역단체중 유일 女후보로 책임감 막중"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모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와 서울시장 후보로 추대된 김문수 전 경기지사(좌측), 세종시장 후보에 추대된 송아영 부대변인. (사진=연합뉴스)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모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와 서울시장 후보로 추대된 김문수 전 경기지사(좌측), 세종시장 후보에 추대된 송아영 부대변인.(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10일 6·13 지방선거의 최대 관심 지역인 서울특별시장 후보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사실상 확정했다. 당 지도부에서는 "영혼이 맑은 남자 김문수"라는 소개가 나왔고, 주인공은 '청와대 주사파'를 방치하면 "죽은 삶"이 된다며 출마 결의를 다졌다.

한국당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당 지도부 및 서울지역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등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장·세종시장 후보 추대 결의식을 열고 서울시장과 세종시장 후보를 사실상 확정했다. 

이 자리에서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세종특별자치시장 후보로 '세종 토박이' 송아영 중앙당 부대변인을 추대했다. 참석자들은 지도부와 후보자 모두발언에 앞서 "자유한국당 화이팅", "서울시장 화이팅", "세종시장 화이팅" 등 구호를 제창했다.

홍준표 당대표는 "보수우파를 결집시킬 수 있는 유일한 후보로 김문수 전 지사에게 출마를 요청했고, 그 요청을 당을 위해서 흔쾌히 수락해 주셨다"며 "김 전 지사와 정치를 여의도에서 같이 할 때 제가 쓴 책에서 김 전 지사를 '영혼이 맑은 남자 김문수'라고 표현한 일이 있다. 1996년 정치판에 같이 들어와서 이제 23년째 김 전 지사를 모시고 정치를 쭉 해왔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나는 김문수를 보면 영혼이 맑은 남자라고 생각한다"고 추어올렸다.

그는 "1995년 서울시장 선거 이후로 23년 만에 3자 구도로 선거를 치르게 됐다. 처음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실시하던 1995년도의 3자구도와 지금의 3자구도는 경우가 조금 달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거의 유사하다"며 "서울시내 모든 당협위원장들이 결속하면 우리가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우리 당은 얼마 전 김 전 지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차출한 데 대해 국민공천 배심원단 전원 일치 의결이 이뤄졌다"고 부연한 뒤 "한국당은 이제는 서민 그리고 중산층 정당으로서 가진 자, 웰빙 기득권 금수저정당의 틀을 벗은 '청빈의 상징' 김문수와 함께 새롭게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6·13 지방선거 서울특별시장 후보.
김문수 자유한국당 6·13 지방선거 서울특별시장 후보.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는 "홍 대표의 우정어린 말씀에 감사한다"며 "한국당(당시 민주자유당)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권유로 홍 대표 등과 같이 입당했다"는 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자신의 전향사(史)를 소개했다. 김 후보는 "저는 원래 좌파 학생운동, 노동운동을 했기 때문에 대학에서 2번 제적되고 공장에서 2번 해고되고 감옥을 2번 다녀왔고 대학을 24년 6개월 만에 졸업했다"며 "제 인생이 우리 대한민국을 참으로 새로운 나라로 만들어야겠다, 혁명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살아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80년대 말 이후로 "소련(소비에트 연방, 러시아 전신) 공산주의권 붕괴와 그 이후 그들이 살아온 비참한 현실, 그들 체제 자체가 얼마나 반(反)인간적이고 반사회적인지 똑똑히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제가 (노동운동가 시절) 가장 싫어하던 민자당을 들어와서 24년간 국회의원 3번, 도지사 2번을 했다. 많은 동료와 친구들을 봤다"며 "제가 타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제가 악이라고 규정했던 그들이 오히려 운동권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실력있고, 더 비전있고, 더 도덕적이고, 더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오랜 세월동안 깊이 제 자신을 돌아봤다"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우리 미래 설계도 해 봤는데 저는 단연코 말한다. 지금 이 대한민국은 위기에 빠져 있다. 그 위기는 바로 철 지난 공산주의, 사회주의 좌파의 그릇된 생각에 매달려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장 후보이니만큼 김 후보는 "그들(좌파진영)이 드디어 600년 넘는 수도 서울을 이전해야겠다, 서울이 대한민국 기득권의 중심이라고 신봉해 수도 이전을 추진했고 저는 거기에 반대했지만 역부족으로 제가 졌다"고 수도 이전 헌법 개정 문제를 거론했다.

이어 "헌법재판소에서는 '오래된 관습적 헌법으로 당연히 수도는 서울'이라고 했는데, 이번에 다시 대한민국을 허물려는 이들에 대해 이제 헌법이 필요없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낸 개헌안에 '수도는 법률로 정한다'는 3조 2항을 신설하려고 한다"며 "국회 과반수만 되면 수도를 계속 옮겨다니는 '보따리 대한민국'으로 바꾸려고 한다"고 직격했다.

그는 "600여년 대한민국 수도 서울, 그리고 남북통일 수도 서울, 세계 8000여만 한민족의 수도 서울, 동북아시아 공산국가에 둘러싸인 '자유의 수도' 서울, 이 서울을 우리는 이렇게 허물어버릴 수 없다"고 역설했다.

대구 수성구갑 당협위원장직을 사퇴하고 서울시장 출마를 택한 김 후보는 출마 요구를 수용한 배경으로 "제가 꼭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지 않지만, 분명히 말하지만 서울시장을 내지 못하는 한국당이라면 해체돼야 한다"는 당의 위기를 거론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김정은의 폭정으로부터 자유롭게 통일시킬 수 있는 마지막 남은 유일한 정당이 한국당이라고 보기 때문"이라며 "서울을 바로 남북통일, 동북아 자유와 번영의 수도로 다시 한 번 발돋움시킬 수 있는 건 오직 한국당 후보밖에 없다. 우리가 그동안 70여년간 이룩한 빛나는 한강의 기적이 이제 무너지려고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 자체의 600년 역사를 지워버리고 바로 이상한 남북한 교류와 화합을 말하는 세력은, 어떤 세력인지 제가 체험해서 잘 안다"고 현 정권 실세로 꼽히는 좌파 운동권을 겨냥했다.

이어 "그들은 감옥 속에서 단파 라디오를 몰래 반입해 북한의 대남방송을 들으며 김일성주체사상을 들은 사람들이다. 그들이 청와대에 있다. 저와 같이 감옥을 산 사람들"이라며 "욕심과 선거를 떠나, 이런 것을 방치하는 이 시대의 김문수는 죽은 삶이라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제 목숨을 바쳐 이 나라 자유대한민국의 진정한 번영과, 그리고 북한에서 억압받는 2400만 동포들의 인간다운 삶을 쟁취하고 태극기 통일이 이뤄지는 날까지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자유통일의 사명도 거론했다.

김 후보는 "이 부족하고 상처투성이고, 많은 잘못을 한 김문수가 조국과 북한에서 고통받는 많은 주민들, 우리 젊은이들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도구로 쓰여질 수 있도록 많은 보살핌과 사랑을 바란다"고 당부하면서 발언을 마쳤다.

한국당 서울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선동 의원은 "8년 동안 두 번 승리한 민주당에 수도권은 썩을대로 썩었다고 생각한다"며 "김 후보가 누구보다도 서민의 삶, 노동현장을 경험한 분으로 잘 헤아리고 몸 바칠 분이다. 김문수와 한국당이 힘 합쳐 자유민주주의의 기상으로 경쟁력과 시장경제 가치를 당연히 지켜야 할 수도 서울로 진군을 시작할 것"이라고 지지를 선언했다.

이날 세종시장 후보로 추대된 송아영 후보는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유일한 여성후보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제는 세종이 행정신도시를 넘어 경제, 문화, 사회, 교육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능을 두루 갖춘 국가 중심도시로 거듭날 때다.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서 완성된 행정수도 세종, 수준높은 교육과 문화 인프라를 갖춘 문화수도 세종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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