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영방송 KBS와 MBC의 시사프로그램들이 ‘특정가치관’이나 친(親)정부적 성격에 부합하는 주제만을 방송에서 다루고 있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공정하고 입체적으로 사안에 접근하여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보다는 방송사가 결론지은 내용에 부합하는 의혹들만 제시하며 특정시각을 부각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KBS와 MBC의 파업 이후 민노총 산하 좌파 성향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이 방송을 주도하며 문재인 정권의 기조와 일치하는 주제만을 다루는 코드맞추기식 방송을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공정성 시비가 불거지고 있다.

KBS의 시사프로그램 <추적60분>은 천안함 의혹, 삼성, 블랙리스트, 국정원, 세월호 그리고 적폐청산을 매주 다루었다. 2주전 방송한 천안함 의혹과 같은 경우 이전과 다를 것없는 의혹을 재탕하거나 북한 소행을 부정하는 음모론자 위주로 접촉해 제작하며 편파성 시비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 4월 4일 <대한민국 사법부의 민낯, 판사블랙리스트>, 3월 28일 <8년만의 공개 천안함 보고서의 진실>, 3월7일과 14일에 <삼성공화국 - 1ㆍ2편. 이재용은 어떻게 풀려났나>, 파업 바로 직전에는 적폐청산 1ㆍ2부작을 주제로 하며 좌편향적인 시각으로 사건을 분석하며 특정 시각만을 부각시켰다.

지난달 21일 <밀실 3302호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방송된 추적60분은 재판이 종료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간첩 혐의를 받고 탈북자의 일방적인 주장만 전달해 국정원의 대공수사를 ‘간첩 만드는 공작’으로 호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4일 방송된 <대한민국 사법부의 민낯, 판사블랙리스트>편에서는 블랙리스트가 있었던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내용을 방송했다. 조사결과 블랙리스트가 없었고, 당시 대법관 13명이 성명을 통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 관련 재판에 외부의 압력이나 영향이 미친 것이 없었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좌편향인사로 알려진 민변, 우리법연구회 소속원 등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며 블랙리스트 의혹을 기정사실화했다. 판사시절 대통령에게 ‘가카 빅엿’이라는 발언을 한 뒤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서기호 변호사도 수차례 등장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보고싶은 것만 추적하는’ 추적60분이라는 조소어린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시청자들이 보고 싶고,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겠다’는 MBC의 시사프로그램 <MBC스페셜> 또한 주로 1987, 최저임금, 삼성, 블랙리스트 등의 주제로 다루었다.

지난달 15일 '중식이의 최저임금 샤우팅'편에서는 2016년 4.13 총선 당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을 지지하며 공식 테마송을 제공한 중식이밴드의 정중식 씨가 출연한다.
 

해당 방송에서는 정씨를 비롯한 몇몇 아르바이트생들이 나와 자취방에서 라면을 먹는 모습과 비오는 날 배달을 하며 잠깐 쉬는 시간에 햄버거로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러면서 비싼 물가와 낮은 임금으로 밥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할 정도의 생활난을 부각하며, 반면 문재인 정권이 추진한 최저임금 인상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방송이 정책 추진의 동력으로써의 역할을 한다.

9일에는 ‘대한민국 이재용’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다른 ‘이재용’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을 계속 대비시켜 조명한다. 이를 통해 상대적 박탈감과 삼성에 대한 적대감ㆍ반발감 등을 부추긴다.

방송은 계속 일반인 이재용들의 ‘하루 12시간, 한달에 이틀 쉬며 일만하는’ 고군분투, 열악한 환경 속에서 열심히 사는, 자수성가를 꿈꾸는 노력과 감동스토리를 부각시키는 반면, 삼성의 이재용은 애초 돈 많은 기득권으로 태어나 '숨만 쉬어도, 밥만 먹어도' 돈이 불어나는 삼성에서 살며, 부정부패에도 자본의 권력으로 처벌조차 피해가는 인물로 묘사하는 모습이다.
 

이른바 ‘금수저-흙수저’ 인생으로 대립구도를 부각시키며, 여론의 적대감과 반감을 부추긴다. 공영방송이 앞장서서 특정인물과 특정기업을 겨냥해 ‘삼성 죽이기’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특히 ‘대한민국의 이재용’이라는 주제와 다르게 삼성전자 LCD 공장에 다니며 언어, 보행, 시력 장애, 뇌종양 판결을 받았다고 하는 한혜경씨를 출연시켜 삼성이 타인의 희생을 토대로 성장하는 거대악(惡)으로서의 모습을 보이며 삼성의 부정적 이미지는 극대화된다.

삼성이 행하는 수많은 지원이나 사회적 역할 등은 무시한채, 악의적 편집으로 볼 수밖에 없는 편파적인 내용만 담아 무분별한 적대감과 반감을 불어넣어 여론을 호도하는 꼴이다.

이 방송은 다음주 예고된 ‘너를 보내고, 416합창단의 노래’ 방송 때문인지 알수는 없지만, 모두 세월호 배지를 단 학생들과 ‘이재용’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들, 삼성에 적대감을 가진 이들이 출연해 소시민의 희망이 담긴 노래를 부르며 방송을 끝낸다.

분명 잘못된 부분이나 피해 여부가 있다면 법적인 시비(是非)를 가려 개선이 필요하지만,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방송이라는 공적인 전파를 활용해 ‘특정인들이 원하는 가치관ㆍ생각만 대변하여 정략적 이득을 얻으려는 선동’이나 다름없는 방송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최근 일련의 방송 보도행태는 전부 정권의 기조에 부합하는 내용만을 담고 있어 사회 공공선을 도모하는 방송으로서의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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