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시대정신'으로 "균형감각"을 언급하면서 '제눈 찌르기 아니냐'라는 지적이 예상된다. 바로 문 대통령의 '야당 탓'을 염두에 둔 발언 때문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 및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제의 발언은, 그의 첫 답변에서부터 등장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회 실패 여부'에 대해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인사 검증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우리 청문회 제도는 흠결만 따지는 '무안주기 식 청문회'로, 비공개 청문회 등으로 개선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지난 4·7 재보선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 등 당·청은 국토교통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 '관사 재테크 논란'에 휩싸인 노형욱 후보자와 임혜숙 후보자의 이름을 올려 야당으로부터 지탄을 받았다.
심지어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 시작 1시간 전, 국민의힘의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어떻게 이런 인사들을 찾아내느냐"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는 흠결만 따진다"라며 에둘러 '야당 탓'을 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정신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은 받은 문 대통령은 "균형 감각"을 제시했다. '공감 능력'도 거론됐다. 그는 "요즘에는 공감이라는 덕목을 통해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국민과 잘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시대정신 찾는 게 매우 중요하다"라고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핵심은 '국민과의 공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야당에서는 이를 어떻게 봤을까. 국민의힘의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의 '4주년 취임사' 이후 "지난 4년 실정(失政)에 대한 반성은 없고, 독선과 아집을 지속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와 같은 연설"이라며 "국민과 같은 하늘 아래 산다는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의 인식 차이를 보여줬다"라고 평했다.
배 대변인은 또한 "정부와 아무 관련 없는 성과에 숟가락이 얹어졌다"며 "(더불어민주당과 문 대통령이)야당일 당시에는 청문회 후보자들에게 왜 목소리를 높이셨는지, 왜 지금까지 제도개선을 위한 노력은 안 하셨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적격한 장관 후보자 3인에 대한 지명철회를 안 하신다면, 이에 대한 국민적인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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