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상인 반대로 무산
13일 마포 도서관에서 소녀상 제막식

서울 홍대 앞 거리에 세우려던  '위안부 소녀상'이 학교와 상인들의 반대로 무산돼 마포중앙도서관 앞으로 자리를 옮긴다.

'서울시 마포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추진위)'는 오는 13일 마포중앙도서관 앞에서 소녀상 제막식을 연다고 9일 밝혔다.

추진위가 "젊은 층과 외국인이 많이 다녀 역사 의식 고취에 효과가 있다"며 홍대 앞 소녀상 계획을 추진했다. 그러나 홍대 상인회에서 "상가에 소녀상이 어울리지 않는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추진위는 지난달 2일 홍익대 정문 앞에서 제막식을 강행하려 했다. 그러자 이번엔 홍익대 측이 "학교는 대학 캠퍼스는 국제적 공공성을 갖고 있고, 시위로 인해 학생들이 불편을 겪거나 안전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설치를 막았다. 사전 협의가 전혀 없었고 대학의 국제화 노력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학교 측이 설치를 막기 위해 대형 화분으로 정문을 가리고 관계자 수십명을 정문 인근에 배치하면서 소녀상 설치는 무산됐다.

여기에 학생들 역시 "소녀상 설치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다"고 나서며 추진위 측은 당초 계획을 포기하고 마포중앙도서관 앞에 소녀상을 세우기로 했다. 이 도서관은 구청 소유로, 구청장만 허가하면 따로 주민 의견 등을 듣는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일본군위안부를 기리는 의미의 소녀상은 1997년 8월14일 경기 광주시나눔의 집에 처음 세워져 현재 전국에 101개가 만들어졌다. 

소녀상이 건립 과정에서 지역 상인이나 주민 반대에 부딪힌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대구 동성로에 세워질 예정이었던 소녀상은 상인회 반대로 대구 2·28공원으로 장소를 옮겼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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