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한 시민단체 대표 김정식씨가 펜앤드마이크TV와의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펜앤드마이크 방송 화면 캡처]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한 시민단체 대표 김정식씨가 펜앤드마이크TV와의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펜앤드마이크 방송 화면 캡처]

문재인 대통령의 모욕죄 고소를 두고 2라운드 공방전이 벌어졌다. 친문상왕으로 불리는 김어준씨와 김정식씨 간 논쟁이 그것이다. 김정식씨는 대통령 및 여권인사들을 비판하는 전단지를 뿌린 후, 현직 대통령에 의해 모욕죄로 고소당했던 인물이다.

문 대통령은 “최고권력자가 시민의 입에 재갈을 물렸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자, 고소를 취하했다. 1라운드 공방은 청와대와 일반 시민여론 간 논쟁이었다.

김어준, “대통령 비판한 김정식은 30대 일반청년 아니라 야당 정치인” 강조

2라운드의 단초는 김어준이 제공했다. 지난 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함께 아침뉴스를 진행하는 류밀희 기자가 김정식씨 문제를 끄집어냈다. 류기자는 “모욕죄로 고소당했던 청년단체 대표 김정식 씨가 대통령의 고소 취하 결정에 대해. ‘국가와 국민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행동에 대해서 성찰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반박을 했다”라고 소개했다.

김어준은 기다렸다는 듯이 “대통령더러 반성하라는 거 아녜요? 이 기사도 한동안 계속 나왔는데, 아무도 해설을 안하니 내가 잠깐 할게요. 뉴스공장밖에 이런 해설을 안 한다”면서 “김정식씨는 2019년부터 언론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전대협 대변인 출신이라면서”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어준은 김정식씨가 속했던 전대협이 과거 학생운동하던 단체가 아니라, 최근에 등장한 이름만 같은 단체라고 지적했다. “김정식씨가 주장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 고려연방제를 추진하니까 끌어내려야 한다”면서 “극우 개신교가 주장하던 거다. 그 정도로 극우성을 가진 단체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다가 2019년 7월 경 국회 분수대 인근에서 문 대통령을 비방하던 전단지를 뿌리기 시작한 것이 이 사건의 개요라고 설명했다.

김어준은 “여기서부터가 중요하다. 언론들이 30대 청년인 국민을 대통령이 고소했다는 식으로 프레임을 잡아 보도하던데, 그 프레임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김정식씨가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자문위원이라면서 일반인이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게다가 지난 총선 때는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신청을 했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쌍둥이 동생은 자유한국당 시절부터 중앙당 청년분과에서 활동을 했고, 노원병 당협위원장을 맡았다고 했다. 역시 지난 총선에서 남양주을 미래통합당 후보로 공천, 낙선했다고 주장했다.

김어준, “정치인이 정치행위 했으면 스스로 책임져야, 대통령이 사과할 일 아냐”

김어준의 프레임은 ‘김정식 형제가 국민의힘 본당과 위성정당에서 각각 동시에 공천신청했던 정치인들’이라는 것이다. “이분들이 뿌린 전단지의 앞면에는 욱일기 도안에. 문재인의 선조는 친일파라는 취지의 내용이 실렸다. 뒷면은 일본 포르노 사진에 문재인은 북조선의 개, 이런 내용이다”라고 강조했다.

방송인 김어준은 지난 6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한 30대 청년이 일반 시민이 아니라 보수정당의 정당인이라고 밝히면서, 문 대통령의 모욕죄 고소를 정당화하려 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방송인 김어준은 지난 6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한 30대 청년이 일반 시민이 아니라 보수정당의 정당인이라고 밝히면서, 문 대통령의 모욕죄 고소를 정당화하려 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한마디로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 자문위원에다가, 국민의힘 공천 경력이 있는 정치인이 이런 전단지를 뿌린 건 정치행위”라는 주장이었다.

그냥 일반 시민이 나와서 현정부를 반대한다는 전단지를 뿌린 게 아니라면서, 정치인이 정치활동을 했으면 거기에 책임을 스스로 지는 게 맞다는 주장을 펼쳤다. “(정치인이) 갑자기 일반 시민 행세를 하면서 언론 뒤에 숨어서 대통령한테 사과하라고 하는데, 대통령한테 사과하라고 할 일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전단의 내용이나, 이 분의 정치활동을 가지고 얘기해야 한다. 그런데 갑자기 길 가다가, 대통령한테 한마디 한 청년의 목소리를 고발 고소하느냐? 이렇게 (언론이) 따지는데, 전혀 다른 얘기다”라고 주장했다.

펜앤드마이크는 지난 7일 김정식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김어준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청취했다. 김정식씨는 김어준의 주장에 대해 3가지 관점에서 강력한 반박을 제기했다.

김정식, “나의 정치활동을 과장해 정당한 비판의 의미를 훼손”

첫째, 자신의 정치성향을 극우주의자로 과장함으로써 정당한 비판의 의미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식씨는 “내가 시민단체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16년부터다. 2017년, 2018년에도 계속 시민단체 활동을 했다. 그러던 중 시민단체 대표로 여의도연구원의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게 되었지만, 회의에 참석하거나 활동을 한 건 아니었다”며 “국민의힘 정당인으로 활동을 했다는 김어준씨의 설명은 정확한 팩트에 기반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당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의도연구원이 자문위원의 인원을 늘리고 문호를 개방하면서, 김정식씨도 자문위원이 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임명장 한 개 받은 것이 전부였다는 것이다.

김정식씨는 이어서 쌍둥이 동생에 대한 설명을 했다. “동생은 2018년 김병준 비대위원장 시절에 당원 가입을 하고 정당활동을 한 건 맞다”고 인정을 했다. 그러면서 “나도 정치를 할 생각이었다면 당시에 동생과 함께 당협위원장에 지원을 했을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생은 이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맞다. 김어준씨가 애써 동생과 묶으려고 동생 얘기를 꺼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정식, “야당 정치인은 대통령을 비판하면 안 되고, 대통령은 정치인을 모욕죄로 고소해도 된다는 논리”

둘째, 자신과 동생을 야당 정치인이라고 규정하면서 문 대통령의 모욕죄 고소를 정당화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 정치인은 대통령을 비판해선 안 되고, 대통령은 야당 정치인을 모욕죄로 고소해도 된다는 듯한 논리를 펴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식씨는 “(김어준이) 야당 정치인이 대통령 비판에 대해 책임을 지라는 것은 정당인은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하면 안 되는 것처럼 발언한 것”이라면서 “그러한 김어준씨의 주장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당인은 국민이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리고 작년에 비례대표 신청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도 ‘시민단체 활동의 연장선’이었다고 말했다. “이런저런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개인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함께 모여서 활동하는 청년들을 책임지는 것이 어려웠다”며 제도권에서 활동할 필요를 느꼈다고 비례대표 신청 계기를 밝혔다.

김정식, “문재인 정부의 정책 잘못을 지적했는데 정치권력 추구행위로 변질시켜”

셋째, 김어준은 평범한 시민의 정치사회적 활동을 정치적 권력추구 행위로 변질시키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김정식씨는 자신의 활동에 대해서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과 정치권력을 목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렇게 약간 애매한 경계 사이를 파고 들어서 김어준씨가 청취자들을 혼란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김정식씨는 “문제라고 인식한 부분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고 싶은 거였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적인 면에서의 잘못을 지적한 것에 대해 김어준씨가 교묘하게 파고들면서 공격을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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