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세계여행비 1000만원 지원' 꺼내들었다가 역풍 불자 "아이디어 차원"
윤희숙 "대선 후보쯤 되시는 분이 국민들 간을 보신다는 오해 받기 십상"
"진의 왜곡됐다더니 보도 내용과 전혀 다르지 않아...아직도 근본적 고민을 모르겠나?"
윤희숙에 걸린 이재명, 거미줄 걸린 벌레처럼 움직일수록 더 깊게 옭아매져

사진=SNS 캡처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천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윤 의원이 이 지사가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역량과 철학 모두 빈곤해보이는 대선후보라면서 하나씩 검증해나가는 태도를 보이는 데 반해 이 지사는 별달리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지사는 최근 경기도청에서 열린 '고졸 취업 지원 업무 협약식'에서 "대학 안 간 대신에 세계여행비를 1000만 원씩 지원해주면 훨씬 낫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말했다. "각자 원하는 바를 해보는 경험이 더 큰 교육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고도 했다. 이는 바로 언론에 보도됐고 여야 정치인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 지사는 곧장 당일 발언 전문을 공개하며 "대학 진학 유무와 관계없이 공평하게 지원받아야 하고, 지원방식은 획일적이지 않고 개인적 특성을 고려해 다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아이디어 차원"이었다며 "일부 보수언론과 국민의힘은 '세계여행 1000만원 지원 공약'이라 호도하거나 '포퓰리즘', '허경영 벤치마킹'이라며 비난의 소재로 삼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브레인스토밍은 기자들 모르게 하고, 생각이 숙성되거든 국민들 앞에 내놓으라"며 "남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자리에 있으니 중요한 문제는 제발 좀 깊이 고민해달라"고 맞받았다.

윤 의원은 "세계여행 1000만원 발언의 진의가 왜곡됐다며 상세히 올린 진의를 보니 어제 보도된 내용과 전혀 다르지 않아 당황스럽다"며 "이 지사는 왜 자녀들을 대학에 진학시켰나. 그게 이롭기 때문이라 믿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이어 "여행 갈 돈이 없는 집안의 젊은이들에게 '대학 안 가면'이란 조건을 달아 여행비를 대줘 그들의 진학 결정을 바꾸고, 그들이 지사의 자녀보다 못한 인생경로를 밟게 된다면 그 책임은 어떻게 지겠나"라며 "어떻게 대학의 질을 높여 ‘안가도 되는 대학’이라는 평판을 바꿀껀지, 경제력이 모자라 대학진학이 어려운 젊은이를 어떻게 적극 도울 것인지, 미진학의 확고한 뜻이 있는 젊은이가 좋은 일자리로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 어떻게 도울 것인지가 근본적인 고민"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그냥 아이디어 차원이었다’라 하시면, 대선 후보쯤 되시는 분이 국민들 간을 보신다는 오해를 받기 십상"이라고 글을 맺었다.

윤 의원은 최근 이 지사의 '재산비례벌금제' 도입 제안을 놓고도 이 지사와 대립한 바 있다. 이 지사는 "내가 말한 재산은 재산과 소득 모두 포함한 것"이라며 당시 윤 의원의 지적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의 국어독해력이 문제인 것 같다"고 특유의 공격을 날렸다가 윤 의원으로부터 계속된 추궁을 받고 본전도 챙기지 못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경제노동정책 전문가로 잔뼈가 굵은 윤 의원이 이 지사를 제대로 다루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은 전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대선 후보급이 초선과 다투니 자존심도 망가진다"며 "재난지원금, 국가부채, 보편적 복지, 국가사무 등으로 홍 부총리와 기재부를 공격할 때만해도 이 지사의 주먹은 야무진 것처럼 보였지만 윤 의원에 걸린 이 지사는 거미줄에 걸린 벌레처럼 움직일수록 더 깊게 옭아매진다"고 평가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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