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는 화합의 場 강조했지만 북한서는 여전히 내부 단속
아사히 “남한가요 듣고 춤춘 北미성년자 반국가 혐의로 재판”
USB에 복사해 돌리려 하기도...16~17세 청소년에 노동단련형 등
조선중앙TV, 공연 영상 현장음 지우고, 레드벨벳·정인 등은 통편집

북한이 지난달 말 한국 가요를 듣고 춤을 춘 미성년자 6명을 ‘북한 음모죄’로 처벌했다고 아사히 신문이 9일 보도했다. 북한의 이같은 대응은 지난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 협력기원 평양공연 ‘봄이 온다’에 한국 가수들이 나와 화합의 장(場)을 연출한 것과는 상반된다.

국내에서 ‘하나된 남북ㆍ달라진 북(北)ㆍ평화의 봄ㆍ남북 교류의 새 역사’를 강조하며 대화기류가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내부 단속의 고삐는 전혀 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한 뒤 남측 예술단 출연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남측 예술단 출연자들과 기념촬영하는 김정은(사진=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북한 북부 양강도 삼수군에서 한국 가요를 듣고 춤을 춘 미성년자 6명에 대한 공개 재판이 열렸다. 이들은 모두 16~17세로 이 중 4명에게는 반(反)국가음모죄로 노동단련형 1년이 선고됐다. 노동단련형은 품행을 ‘선도’한다는 취지에서 일정 장소에서 합숙하며 청소·건설 노동 등을 강제하는 것이다.

나머지 2명은 형량이 무거운 수형자들이 수감되는 교화소(형무소)에 보내져 양형이 더 무거운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재판장에서 북한이 금지한 한국 가요곡 약 50곡을 들으며 춤을 췄으며, USB메모리에 이를 복사해 다른 사람에게도 건네려 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재판에는 중앙검찰소(최고검찰청) 검사들도 참석해 북한 당국이 이번 사태를 주시한다는 정황이 엿보였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평양공연 ‘봄이 온다’ 1차 공연이 개최된 지 일주일이 넘도록 공연 실황을 방영하지 않고 있다. 조선중앙TV는 공연 영상을 보여주는 대신 현장음을 모두 지웠다. 대신 아나운서의 설명이 빈자리를 채웠다. 뿐만 아니라 레드벨벳과 정인 등의 공연 모습은 통편집됐다. 체제 이완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당시 공연 관객석은 북한 체제 선전을 맡은 악단 관계자와 해외 거주 경험이 잇는 주민들, 당 간부 가족들로 채워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방북 예술단 공연 관객으로 해외 거주 경험이 있는 30대를 우선 선정했다고 6일 보도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함께 부른 통일노래…평양 남북합동공연 '감동의 무대'(사진=이미지 캡처 / 연합뉴스 4월 3일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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